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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까매졌어요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13
마리 렌푸케 지음, 마르조리 베알 그림, 이세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바다가 까매졌어요
마리 렌푸케 글, 마르조리 베알 그림
푸른숲 새싹 도서관-13
푸른숲주니어
아빠처럼 어부가 되는 것이 꿈인 ‘얀’ 은 ‘꿀벌’ 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아빠의 고깃배 이름도 ‘꿀벌’ 이다. 여러 재료로 채색한 배경 위에, 그림을 그린 종이를 다시 오려붙인 것 같은 콜라쥬 스타일의 일러스트가 독특하다.

유난히 바다가 성이 났던 날,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친 사고로 얀의 아빠가 늦게 오셨다. 배에 탄 사람들은 모두 구했지만 유조선에서 기름이 흘러나오는 것은 막지 못했다고 한다. 아이는 바다를 보러 나간다. 여태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시커먼 바다와 두 동강 나 버린 회색 괴물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저 배가 한 척 가라앉았을 뿐인데.. 넓고 넓은 해안과 물고기, 바닷새가 검고 끈적끈적한 밤에서 영영 깨어날 수 없게 되어버린 듯 하여 아이는 슬퍼한다. 힘이 쭉 빠진 아이에게 아빠는 이렇게 말한다.
꿀벌아, 지금 상황이 너무나 슬프고 답답하지? 그래도 잘 보렴. 온톤 기름 뿐인 이곳에도 아름다운 것이 있단다.
아이는 검은 바다에서 시선을 떼어 다른 곳을 바라본다.

인간은 때때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만 그보다 좋은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그 실수에서 값지고 귀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도요.
기름이 유출된 바다와 바다를 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로 들려주는 이 그림책은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지식정보 그림책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바다의 큰 재앙, 석유 유출 사고] 에 대한 지식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아이들과 찬찬히 읽어보며 대화를 나눠볼 수 있다.

밤톨군이 읽었던 환경 그림책 중 유다정 작가 글의 「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 도 떠오른다. 당시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던 그림책이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난 후, 12년이 지난 지금 보호종인 ‘상괭이’ 가 발견되는 등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의 아픔의 상처는 아직 다 아물지는 못했다. 해양 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찾아보고, 석유를 대체할 재생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본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