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선_아스팔트 연못_아스팔트에 가변설치_2004_명륜동

 


오진선_아스팔트 연못_물고기, 수중식물_2005_덕수궁 소방문 앞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이나 현상에 대한 나의 의심은 신체라는 물리적 공간을 시작해 삶의 의미와 정신세계까지 조율하는 도시공간에 이른다. 경제원칙 등에 의해 구획되고 대량으로 복제된 도시공간은 계획된 생활방식을 그대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설적이게도 현실에 골몰하는 삶이 실재하는 삶을 묵인하게 하는 위험성을 갖게 한다._작가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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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2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인가요? 너무 멋지네요

부엉이 2006-05-2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설치미술 중에서 이렇게 멋진 건 처음 봅니다^^ www.galerie-gaia.net에 가시면 전시안내를 볼 수 있답니다. 오진선 개인전 '비밀의 정원'이고, 오늘부터 30일까지 전시한다고 하네요.
 
사랑니 (2disc) - 디지팩 초도한정판
정지우 감독, 김정은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사랑니(2005)  
감독 :  정지우 각본
출연 :  김정은(조인영), 이태성(이수, 이석)
개봉 :  2005
 
 

그토록 싫어하던 김정은이 예뻐보이는 영화였다(그것만으로도 나는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그냥 그동안 봐왔던 그녀의 모습은 예쁜척, 즐거운척, 슬픈척, 당황한척 모두 가식적이라고 느꼈는데, 그 이유가 '눈으로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이제까지 그녀가 드라마에서 들려주었던 톡톡 튀는 애드립이 극도로 절제된, 그녀의 입장에서는 대사가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다. 그래서 어쩌면 더욱더 눈으로 말해야 했는지 모르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허울과 짐을 벗어던진듯 가벼워 보여 좋았다. 

첫사랑과 사랑니. 둘 사이에서 언뜻 떠오르는 공통점은 '아픔'이다. 마음에서 떼어내고, 잇몸에서 빼어내 버리기 전에는 가시지 않는 지독한 아픔. 그 아픔보다 더 무서운 편견과 관습 따위에 굴하지 않고 사랑을 접지 않을 수 있는 용기. 물론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는 판타지라고 해도 부러웠다, 조금은.

환생한 첫사랑과 세월이 흐른 뒤 재회한 첫사랑. 그리고 그 혼돈스런 첫사랑'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그녀를 바라봐주었던 또 다른 사랑. 어쩐지 세상엔 어긋난 사랑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을 것 같다.

조인영이 이석의 자전거를 뺏어타고 달리던 삼청동의 그 좁다란 인도. 그곳은 우연히도 내가 그의 마지막 뒷모습을 보았던 곳이다. 영화속에서 그곳을 다시 보고 나서, 한때는 지워버리고 싶었던 기억들이 고운 추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 치열한 성장기에는 그냥 우산없이 내리는 비에 흠뻑 젖어 걸어가도 상관없다."

얼마전 화재현장에서 어린 아이들을 구한 여고생들에 대한 기사에서 메모해 둔 것이다. 이수를 사랑했던 여고생 조인영과 이석을 사랑하는 서른 살의 조인영,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동명이인의 여고생 조인영. 이 영화는 시간과 인물과 기억을 중첩시키며 풋풋하고 치열했던 성장기의 사랑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을 그려내고 있다. 씩씩하고 무모하고 거침없이 뛰어드는 사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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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2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진 않았지만 포스터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보고 싶어지네요. 고운 추억으로 자리잡아가는 지워버리고 싶었던 기억들.. 그쯤 되면 세월이 약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지요..

부엉이 2006-05-2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으며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나빴던 것들을 좋은 것으로 바꾸고 밀쳐내고 싶었던 것들을 다 껴안을 수 있다는 것 같아요..
 
기나긴 이별 - 스펙트럼/MGM 가격 인하
로버트 알트만 감독, 엘리엇 굴드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기나긴 이별(The Long Good-bye, 1973, 미국)
감독 : 로버트 알트만 Robert Altman
각본 : 레이 브래킷 Leigh Brackett
원작 : 레이먼드 챈들러 Raymond Chandler
배우 : 엘리엇 굴드 Elliott Gould, 니나 반 팰랜트, Nina Van Pallandt

 



레이먼드 챈들러의 추리소설을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1973년 영화로 만들었다. 원래 하드보일드 계열의 추리소설은 별로였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재즈의 선율이 만들어내는 우울하고도 고독한 도시의 분위기가 취향까지 바꾸어놓을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필립 말로는 코넌 도일의 홈즈처럼 챈들러의 분신이다. 아직 책을 안 읽어봐서 챈들러의 말로가 어떤 분위기인지는 모르지만, 알트만의 말로(엘리어트 굴드, 1938-)는 저음의 목소리와 늘 입에 물고 다니는 담배, 고집스런 넥타이와 정장이 사설탐정이라는 특수한 분위기의 직업을 잘 녹여낸 듯 하다. 오션스 일레븐과 트웰브에서 풍채 좋은 러벤 티쉬코프 역을 했던 그가 바로 그 엘리어트 굴드인가 싶을 정도로 고독한 도시인의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글루미 선데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자살 충동이 여러 형식으로 변주되는 '더 롱 굿바이'의 선율에서는 불쑥불쑥 고개를 들 만큼 강렬한 영화였다. 챈들러는 이 소설을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고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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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The painted Kiss, 2005)
엘리자베스 히키
송은주
예담
구입예정!

 

 


 

 

 

오늘 서점을 서성이다 보고는 음, 재밌겠군 하고 침을 꼴깍 삼켰는데, 알고보니 오늘 날짜로 출간된 진짜 따끈따끈한 책이었다. 클림트의 연인이자 불멸의 작품 'The Kiss'의 모델이었던 에밀리 플뢰게의 시각으로 클림트의 삶을 재조명한 소설이다.

죽도록 우울하고 신경질적으로 춥고 있는 동안 내내 비가왔던 오스트리아의 빈. 발목은 부어오르고 짤쯔부르크에도 비가 온다는 소식에 냉큼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에 올랐지만, 그래도 역시 빈은 잊을 수 없는 곳이었다. 클림트의 The Kiss 하나만으로도.

여행 일정의 후반부였던 빈에서 동생과 나는 이제 박물관과 미술관보다는 크고 작은 수퍼마켓과 바게뜨 샌드위치에 더 큰 감흥을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행계획을 깡그리 무시할 순 없었기에 빗속을 뚫고 벨베데레 궁전에 있는 오스트리아 박물관에 갔다. 거기에 클림트의 작품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딜가나 흔히 볼 수 있는 그 작품이 뭐 그리 다를게 있을까 싶어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아서일까, 인터넷과 각종서적 속에서 범람하던 이 그림이 내 앞에 걸려 있는 저것과 과연 같은 그림일까 싶을 정도로 느낌이 전혀 달랐다. 이제까지 내가 보았던 클림트의 The Kiss는 완전 가짜였다. 그가 즐겨 쓴 황금빛은 책속에는 전혀 빛나지 않았는데,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 그림 속의 황금빛이 황혼 무렵의 석양이 금빛 밀밭을 비추듯이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사실 그 전까지 미술관에서 본 작품들은 이미 책에서 본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섰을 때 구스타브 쿠르베의 '오르낭의 장례식'의 크기에 압도되어 정말 놀랐던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좋은 도판을 갖춘 책을 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작품은 달랐다. 이 작품은 굳이 오스트리아에까지 가서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림만큼이나 신비스러운 클림트의 생애. 사랑했던 사람의 눈을 통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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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5-2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안 보여요.

부엉이 2006-05-2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보이시나요?

Koni 2006-05-24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에~^^
 

향수(Das Parfum, 1985, 독일)
파트릭 쥐스킨트(Patrick Süskind, 1949- , 뮌헨)
강명순 역
열린책들
2006.5.10 두레문고

 

 


한 10년쯤 꾸물거렸나보다.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읽기를, 사기를 굉장히 오랫동안 망설였다.
그리고 오늘 또 거의 1년 만에 미용실엘 갔다. 단골로 가는 미용실 디자이너 언니는 나처럼 뜨문뜨문 오는 손님도 얼굴을 기억하다니 눈썰미가 대단하다.
사실 미용실에 가기 싫은 건 물론 돈이 많이 든다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지만, 거의 하루를 다잡아 먹는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도 무시할 순 없다. 그 시간에 내가 중요한 다른 무언가를 꼭 하지 않아도 말이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머리를 하고 앉아 있는게 너무너무 지루하다. 난 가끔 아주 절실하고 진심으로 내가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미용실에나 가야 1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잡지들은 그야말로 내겐 1년치 유행을 한꺼번에 알려주긴 한다. 그것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왠지 아주 잘못 살아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살도 빼고, 예쁜 옷도 사고, 화장품도 장만하고, 팩도 만들어보고, 치마도 한 번 사보고 등등 여자로서의 반성(?)에서 앞으로의 인생 계획에 대한 당찬 결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한다. 그렇지만 이런 결심들은 작심 3일도 못가는 시한부 결심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내 몸매가 그런 유행을 받쳐주기엔 너무나 그.. 뭐랄까 부적절한 측면들을 갖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바, 잡지 속의 예쁜 언니들은 내가 범접할 수 없는 타자들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나는 집에서 책을 가져가기로 생각하고 집중이 잘 될만한하고, 4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얇은 책을 골라봤다. 얼마 전 책 주문할 때 딸려 온 도서목록. 따로 시간내서 읽기는 좀 뭐해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지하철 네 정거장 가는 동안 보니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재미없고 집중이 안되는 것이다.

핑계겸 나는 또 근처 서점으로 갔다. 책세상 문고나 살림총서 중에 하나, 만원이 안넘는 것으로 사야지 마음먹고 들어갔는데, 웬걸. 찜해놨던 책들이 여기저기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결국 40분을 서성였다.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바사리 평전', 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셰', 진중권의 '시칠리아의 암소' 등등. 그중에서 심하게 나를 망설이게 한 건 요슈타인 가아더의 '이야기 파는 남자'였다. 한 다섯 번은 들었다 논 뒤 난 매몰차게 돌아섰다. 그랬는데 기둥 책꽂이에 열린책들 출판사의 책들이 보였다.  
거기에 '향수'가 있었다.
두 가지 판본이 나란히 꽂혀 있었는데, 하나는 양장본이고 하나는 올해 2월에 찍어낸 반양장본이었다. 반양장본은 프랑스의 뽀슈판처럼 종이가 누렇고 갱지같으며 특유의 냄새가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한손에 잡히는 크기에 '가볍다'는 것이다. 게다가 양장본보다 2천원이나 싸다(근데 제기랄, 인터넷 서점에선 양장본은 30%, 반양장은 10%를 에누리해서 결국엔 양장본이 더 싸네! 이럴땐 그냥 책은 값으로 따질 수 없다, 고 위안하는 수밖에).  
책 속을 열어보니 이 작고 촘촘한 글씨들이란! 너무 귀엽다. 활자와 행간의 집중력이 맘에 든다. 양장본보다 거의 90쪽 정도가 절약된 셈이다. 그만큼 잘려나가는 나무들도 줄어든다는 소리다.
반면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는 행간이 너무 넓고, 거기다 사진자료가 있는 면은 검은바탕이라 그 면이 닿는 흰부분이 거뭇거뭇하다. 그리고 검은 잉크에서 나는 좋지 않은 냄새. 편지의 느낌을 살리려는 의도는 엿보이지만 왠지 '종이낭비'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고, 이런 게 맘에 안들면 가독성도 떨어진다.
왜 출판사들은 페이퍼북을 열심히 찍어내지 않은 걸까. 한때는 양장본을 선호한 적도 있다. 책꽂이에 꽂아놓으면 모양새가 더 그럴듯하니까. 근데 정말 읽기에는 좋지 않다. 특히 지하철 같은데서 들고 읽기에는 더더욱 좋지 않다. 그 두꺼운 겉표지의 무게감이란. 도판이나 사진이 없는 책의 경우는 정말이지 빤닥빤닥한 종이나 양장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너무 멀리 옆길로 샜는데, 다시 '향수'로 돌아와서.
아주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도 무리가 없고, 비닐캡으로 머리를 씌우고 판대기로 귀를 가리는 통에 자연스레 소리들이 차단돼서 집중도 잘됐다.
10년을 기다려 읽고, 사게 되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이성보다 우위에 있는 '감각'의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싹둑 잘라버린 머리도 맘에 든다.
앞머리 관리가 좀 걱정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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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0-0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 병원 응급실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친절한 의사 선생님이 빌려 주셨거든요

부엉이 2006-10-0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급실. 향수를 읽기엔 기묘한 장소네요. 책을 읽으실 정도였으면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을 거라 상상하며 마음 놓습니다..^^;;

marine 2006-10-0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아니라 병명이 안 나와서 입원실로 못 가고 3일을 응급실에서 보낸 거였어요 대학병원은 진단명이 나와야 정식 입원이 된다더군요 당시 병명은 장티푸스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