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 -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하여
비비안느 포레스테 지음, 조민영 옮김 / 도도서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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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골칫덩어리인 유대인 문제와 관련해 히틀러에게 암묵적으로 전권을 위임해 책임을 회피한 것이나 다름없다. - P15

그들이 정말로 있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 P23

이 수백만의 죽은 이들도 한때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 P33

이것은 한 ‘공동체‘에 대한 지엽적인 공격이 아니라 인류 전체, 인류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공격이었다. - P51

그들이 종교나 전통에 깊은 애착을 보이건 무심하건 문제될 게 없었고, 또 그것이 문제가 되어서도 안 되었다. 민주주의에서는 이런 부분이 사생활의 영역에 속해야 했기 때문이다. - P54

모든 이는 그 삶을 살아가는 개인의 쟈연스러운 삶과, 열광적이고 내밀한 삶의 주인이다. 그것은 매순간 사라지는 생생한 이름이고 몸이며 그 몸의 그림자다. 단 하나의 의식이며 수많은 욕망이다. - P59

아우슈비츠 주변에는 새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인간의 몸으로부터 역한 연기 냄새가 피어오르는 중에도 따뜻한 풀 냄새가 계속 남아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 P62

그 기술은 수많은 고문, 치욕, 박탈감을 통해, 개인 속의 개인, 대중 속의 개인, 다수의 개인 속의 개인을 체계적으로 없애버렸다. 셀 수 없는 잔인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그 자신의 고문 도구로 삼고, 스스로 학대자 역할을 하게 만드는 지경까지 내몰기 위해서였다. - P63

히틀러는 죽었고 이제 세계는 늙었다. 그러나 군중의 무관심이나 맹목적 열광이 프로파간다와 공포를 통해 너무나 쉽게 생겨난다는 그 점이 바로 영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 P66

법의 공백, 심지어 법의 부재는 정당성 그 자체이자 규칙이며 증거로 여겨졌다. 이런 상황에서 범죄와 학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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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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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 이를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 P12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 P14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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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 하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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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지는 마사고로의 수하 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축이지만, 매사 주변머리가 좋고 대인 관계도 매끄러운데다, 오캇피키의 수하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만큼 부드러운 인상을 가지고 있다. 메밀국숫집이 잘되는 연유도 절반은 이 수하의 공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두뇌도 좋고 눈치도 빠른 수하다. 마사고로가 많은 말을 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굳이 캐묻지 않는다. 입도 무겁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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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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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요하다.

눈을 감아 보았다. 가을바람이 정원의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가는 소리가 난다.

"오치카 님."

너무 놀라서,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정원에 아오노 리이치로가 서 있다. 이쪽을 들여다보며 하얀 이를 보인다.

-646쪽.


묘하게 가슴이 아려오는 대목이다. 괴담 이야기에 왠 로맨스인가 싶지만, 괴담은 괴담대로 오치카라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이야기들대로 따로, 또 같이 한데 잘 어우러져 있다. 

오치카가 아오노에게 갖고 있던 마음의 정체를 독자인 우리는 계속해서 엿보고 있었기 때문일까. 또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오치카의 절규가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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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모든 것
마크 롤랜즈 지음, 신상규.석기용 옮김 / 책세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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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은 마음을 가진 존재자의 전유물이다. 그리고 사이보그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존재가 아니다. 왜 아닐까? 사이보그는 순전히 물리적인 존재인데, 정신은 물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전적으로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있다. 우리의 일부는 물리적 신체나 물리적 세계의 나머지 부분과 상당히 다르다. 그게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무엇이 되었건, 그것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다. 사이보그는 이러한 비물리적 구성요소를 가질 수 없다. 사이보그는 단지 강철과 전자회로로 구성되므로 마음을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사이보그는 지능을 과시할 수도 없다. 단지 기계일 뿐이다. 사이보그는 우리가 프로그램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지만, 진정한 지능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이원론(dualism)이라고 알려진 견해다. - P104

이 영화(<토탈 리콜>)는 무슨 문제를 다룬 걸까? 이 영화는 철학에서 인격동일성의 문제로 알려져 있는 주제를 다룬다. 당신을 지금의 당신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 당신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만들며, 오늘의 당신과 내일의 당신을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버호벤-슈워제네거의 대답은 당신의 기억이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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