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Bolton - Bolton Swings Sinatra
마이클 볼튼 (Michael Bolton)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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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선배들의 이 우스개소리에 진정 공감했다. 어설프게 불어를 배우면 자신도 모르게 영어는 불어처럼, 불어는 영어처럼 읽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마이클 볼튼을 '미셸 볼땅'이라 읽게되는 것이라나. 암튼 그 때부터 우리들에게 그는 미셸 볼땅이 되었고, 지금보니 볼 살이 없는게 약간 지네딘 지단을 닮은 것도 같다.
방금 동생에게 이 음반의 노래 한 곡을 들려주고 누가 부른 거냐고 맞춰보라고 했다. 처음엔 프랭크 시나트라라고 답했다가, 마침 특유의 약간 끝이 갈라지면서 애절함이 묻어나는 부분이 나오자 금방 마이클 볼튼이라고 고쳤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대번에 알아들을 만한 변하지 않은 목소리, 변하지 않는 창법, 여전하다라고 느끼지만 진부하다고는 생각지 않게 되는 그런 목소리다. 비슷하게 2004년에 '웨스트라이프Westlife'가 'Allow us to be Frank'라는 음반을 냈는데, 몇몇 곡은 좋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실망스러웠다. 아직은 젊어서인지 프랭크 시내트라의 무게감을 담아내려는 흔적은 엿보였지만 역부족이란 게 여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이 음반은 볼튼만의, 시내트라다운 것을 동시에 흡족하게 느낄 수 있다. (아! 그러나 Fly me to the moon은 좀 아니다... 너무 간드러진다.) 
정작 크리스마스가 되면 별 감흥없이 보내면서도 노래를 듣고 있으니 올해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그 따뜻함을 함께 나눌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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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est Hits (Ten Years And Change 1979-1991)
Starship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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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3집을 들으면 대학교 새내기때가 떠오르고, 안드레아 보첼리를 들으면 길고 아팠던 연애가 떠오르고, 스타쉽의 이 음반, 특히 '제인Jane'하고 '사라Sara'를 들으면 정신없던 중학생 때가 떠오른다. 물론 그 시절 뉴키즈 온더블록의 포스터를 구하느라 음반가게를 들락날락 했던 것도 빼놓을 수 없지만 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시작된 사춘기는 - 주로 엄마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것으로 일단락짓곤 했던 - 중학교 내내 지속됐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해방구는 집에 오자마자 가방만 풀어놓고 카셋트 앞에 앉아 흥얼거리곤 했던 노래들이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녹음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남의 차 얻어타고 갈 때나 카스테레오를 통해 겨우 한 번씩 듣게 되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중학교 이후로는 팝송을 거의 듣지 않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클래식 좋아하던 친구를 만나게 되어서였나, 공부에 방해된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구차한 핑계들 때문이었나, 내게 있어 팝의 시대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즈음에 멈춰버렸다. 그 이후로는 모든게 그냥 뭉게져서 기억에 걸리는 노래들이 없다.
사람이 나이들면 과거에 의지하게 된다던가, 요즘 이상스레 '사라'가 환청처럼 들려온다.  no time is a good time for good-byes라는 가사와 함께. 하지만 요즘은 저런 가슴 아픈 작별도 하기 힘들다. 그냥 어쩌다 만나고 작별을 아쉬워할 사이도 없이 기억 속에서 스르륵 사라져가는 만남들이 너무 많다.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도 그땐 분명 붙잡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 사람들 지금 잘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지금의 정교하게 세팅된 음악들에 비하면 반주도 어딘가 촌스럽고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한번 훅-! 하고 분 바람에 날아가버렸다고 이제까지 생각했던 십대 중반의 기억이 세세하게 되살아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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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nt Pagny - Baryton
플로랑 파니 (Florent Pagny)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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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추천으로 알게 된 샹송 가수다. 이 음반 이전에 플로랑 파니는 허스키한 음성을 지니고 있었다.
성악 발성을 연습한 끝에 이렇게 아름다운 음반을 내게 되었단다. 거의 하늘과 땅 사이를 가르는 차이라고도 볼 수 있는 변화는 실로 놀랍다. 전문 성악가는 아니지만, 그가 오히려 아마추어(?) 성악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더 아름다운 목소리로 느껴진다. 익숙한 아리아와 뮤지컬의 명곡 등 친숙한 레퍼토리로 꾸며진 이 음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면 좋을 세레나데 같기도 하다. 또한 아침에 알람 음악으로 설정해 놓는다면 활기차고 상쾌하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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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an Jazz Trio - Mona Lisa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European Jazz Trio) 연주 / 스톰프뮤직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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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의 흥행에 편승한 타이틀인가 싶지만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연주를 거쳐 감미로운 선율로 재탄생했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익숙한 팝의 명곡들을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로 연주하는 최고의 이지 리스닝 장르가 아닐까 한다. 너무 요란스럽지 않고, 콘트라베이스의 둥둥거림도 적당히 가슴을 울린다. 넷킹 콜의 모나리자를 리메이크한 곡은 도입부의 클래식 현악 선율이 아름답고, 뒤이어 낮게 깔리는 콘트라베이스의 멜로디가 애절하다. 오랜만에 들으니 반가운 빌리 조엘의 어니스티는 반전되는 부분의 연주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하게 만든다. 마지막 곡 대니 보이는 고된 하루를 어둑한 바bar에 앉아 술한잔 기울이며 들으면 그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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