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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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의 뮤지션, 『보통의 존재』의 에세이스트, 이제 『실내인간』의 소설가.

이석원이라는 이름을 처음알게 된 건 처음 에세이스트였다. 노란색 표지의 『보통의 존재』를 만났을때 난 책을 읽으며, 이석원이라는 작가가 사실은 '언니네 이발관'의 뮤지션 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음악을 찾아 들었던 것 같다. 낯선 음악이었고, 생소한 그룹이었다. 그런 그가 럼 글을 맛깔스럽게 썼다는 게 놀라웠다. 음악하는 사람이 에세이는 쓸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설은? '글쎄'였다. 그렇지만 에세이가 좋았기 때문에 그가 처음으로 쓴 장편 소설이 궁금했다. 푸른 빛의 깔끔한 표지로 다가온 『실내인간』이었다.

 

사랑은 참 많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랑에 빠져 있을때는 온 세상이 내 세상인 것처럼 기쁨이 가득하지만, 사랑을 놓쳤을때, 오래도록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경우도 많다. 1년쯤이면 사랑을 다 잊어버릴수 있을까? 아니다. 오래도록 아니, 평생을 가도록 못잊는 경우도 있다.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가슴속에서 떠나지 못하고 담고 있는 존재, 그런 이들이 많을것 같다.

 

『실내인간』에서도 그랬다.

헤어진 사람을 못잊어 1년을 꼬박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이가 있다. 다니던 직장도 못 다닐 정도로 그렇게 무기력해져버린 용우가 있다.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까지 까먹어 쫓겨나게 되자, 그는 이사를 결심하게 된다. 외국에 있는 단 하나의 친구, 제롬이 때에 맞춰 같이 살기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용우는 우연히 옆집의 삼층 건물에 사는 이를 만나게 되고, 아주 좁은, 골목길에 숨어있는 카페 루카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타르트를 먹다가 다시 그를 만나게 된다. 그는 마흔두 살의 용휘라는 이름을 가졌다. 나이 차이가 있어서인지 자신의 연애 상담을 하기 좋았고, 어느 새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자, 용우는 용휘를 제롬과 같이 사는 방으로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이날로 부터 그들은 매주 일요일이면 용우와 제롬의 집에서 술을 마시는 모임 비슷한 것을 하게 된다. 사람은 어느 정도 친해지만, 친구들을 자신의 공간 속으로 부르는데, 용휘는 용우와 제롬이 사는 곳에만 오고, 한 번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의심스럽다.

 

이 책은 바람을 두려워하는 남자, 간절하게 무언가를 갖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갖고 싶은 무언가가 생겼을때, 그것을 갖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이 물건이라면 가능한데, 만약 그것이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 사람은, 물건처럼 내가 갖고 싶다고 해서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애를 쓰지만, 떠나가버린 마음이 되돌아오기란 쉽지 않다. 떠나간 연인이 전화를 걸어 올까 싶어, 그녀가 알던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용우처럼, 또는 성공을 하면 그녀가 돌아올까 싶은 마음에 점점 비뚤어져가는 용휘처럼.

 

 

사랑을 놓쳐버린 사람에게 그 사람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란 누구나 한결같을 것이다.

나 또한 오래전에 나에게서 등돌린 사람을 애타게 기다렸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염원처럼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고, 몇년을 난 마음아파 했다.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조금쯤은 자리잡고 있다. 사랑했던 사람을 아예 잊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용우와 용휘가 그랬던 것처럼.

제롬이 용휘에게 붙여주었던 '실내인간'이라는 별명.

생각해보면, 참 가슴아픈 별명이다.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이 돌아올까, 자신을 기억해줄까 싶어, 자기가 정해놓은 틀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려는 사람이었다.

 

당신에게 어느 날 절대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긴다면 당신을 그것을 어떻게 갖겠는가.   (262페이지)

 

자기가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놓치고 싶지 않은 것. 

이 모든 것을 이루고 싶을 때는 그저 그 시간들에 순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다.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을 그녀의 말들, 한자락 소망을 기대하였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건 그저 어떤 말들이었다. 용휘에게 필요한 건 자신을 좀더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정해놓은 사각형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정말 사랑했던 사람하고는 영원히 못 헤어져, 용우씨. 누굴 만다든 그저 무덤 위에 또 무덤을 쌓는 것뿐이지. (284페이지)

 

소영의 말이 메아리처럼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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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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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시절, 세계문학에 빠져 있을때, 단테의 『신곡』을 읽었다. 아니 읽었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들춰봤다고 해야겠다. 두 권으로 된 책을 펼쳐 들었을때, 끝없이 이어진 시가 사람을 질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몇 장을 읽다가 포기했었던 것 같다. 이번에 그 책을 다시 들춰보니, 오래전의 판본이라 깨알같은 글씨가 또 사람을 질리게 만들었다. 눈이 나쁘니 한참을 들여다봐야 할 정도였다.

 

오랜만에 단테의 『신곡』을 들춰보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바로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다. 『인페르노』는 단테 알리기에리의 작품 『신곡』을 구성하는 세 권의 작품 가운데 첫번째 책이다. 대서사시 『신곡』은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천국에 도달하는 단테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인페르노(지옥)」, 「푸르가토리오(연옥)」, 「파라디소(천국)」로 이루어진 3부작 중 「인페르노」가 가장 널리 읽히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고 한다.     

 

댄 브라운은 『인페르노』에서도 역시 로버트 랭던에게 단테의 '인페르노'를 찾아가는 여정을 추리 형식으로 다룬다. 책의 전개는 『다빈치 코드』처럼 다분히 영화적이다. 로버트 랭던은 머리의 통증으로  이탈리아의 피렌체 병원에서 깨어난다. 하버드에 있어야 할 그가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언제 왔던 것일까. 몇일간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데, 금발의 말총머리를 한 의사 시에나 브룩스는 그가 총상을 입어 입원했다고 했다. 곧이어 고슴도치 머리를 한 여자가 나타나 로버트 랭던에게 총을 쏘고, 그 위험에서 로버트는 시에나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빠져 나온다.

 

 

그가 입고 있던 겉옷 속에는 정체를 알수 없는 물건이 들어 있다. 그가 병원에서 깨어나기 전 겪었던 환각과 영향이 있는 걸까. 자신은 왜 피렌체까지 와 있는가. 금속 원통을 시에나와 함께 열어보면서, 원통 속에 그림이 새겨져 있음을 안다. 사람을 잡아 먹는 머리 셋 달린 사탄의 모습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는 중세 시대의 이미지 이며, 흑사병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뼈로 만들어진 원통을 기울여 보자 뭔가 그림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 그림은 단테의   『신곡』중 '지옥'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린 산드로 보티첼리의 그림 '지옥의 지도'와 닮아 있었다.

 

지하세계의 청사진을 정교하게 그려낸 그림으로 단테의  「인페르노」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푸이다. 보티첼리는 깔때기 형태의 지하 세계로 묘사되어 있으며, 층층이 자리한 불, 유황, 똥물, 괴물 등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죄인들에게 가하는 사탄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아홉 개의 단계를 거쳐 고통 받는 죄인들의 그림이다. 하지만 원통 모양에서 비치는 그림에서는 보티첼리의 그림을 약간 변형 시켰다.  

 

이 그림을 그린 자, 단테의 '인페르노'를 너무너도 훤하게 꿰뚫고 있는 자가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흑사병을 퍼뜨린게 아닌가 하는 추리를 하며, 그가 말한 곳으로 여정을 함께 한다. 인구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흑사병을 퍼뜨린다 생각하고, 그가 숨겨둔 곳으로 향하는 모험이 시작되었다. 시에나와 로버트 랭던은 흑사병을 막기 위해서 힘껏 달린다.  

 

산드로 보티첼리 「지옥의 지도」

 

작가 댄 브라운은 이 책을 쓰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연구 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단테를 알리는 신작 소설을 썼다. 중세 시대의 작품 하나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 관한 그림을 남겼고, 또 어떤 과학자는 이처럼 인구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댄 브라운의 다른 작품들인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처럼 강한 흡입력은 없었다. 결말도 왠지 내가 생각하는 결말이 아닌, 현재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이 되는 것이어서, 왠지 씁쓸해졌다. 하지만 몇 줄의 문자, 단테의 서사를 따라가며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은 여전히 흥미로웠다.

 

우리는 하나의 작품을 읽고, 그에 연관된 작품들을 다 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댄 브라운이 단테를 연구해 이 책을 썼듯, 이 책을 주요 테마인 단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작품 『신곡』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말이다.  '지옥'편을 너무도 세세하게 써서,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가톨릭 신도의 수가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 작품이라 한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커질 때 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옥에 대한 두려움에 앞서, 어떤 모습인지 단테의 『신곡』중 「인페르노」편이라도 읽어보고 싶다. 자신의 마음속 연인 베아트리체를 향한 마음을 어떤 식으로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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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나면, 씻고 나서 쇼파에 앉아 책 읽는게 나의 일상이다.

퇴근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오롯이 나만을 위한 독서시간이다.

요즘 폭염때문에, 저녁에도 더운 열대야 때문에 독서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책에 대한 갈증은 늘 나와 함께 한다.

책에 대한 갈증 때문에, 새로운 책이 나오면 검색을 하고, 구입하고 싶어 메모를 해 놓는다.

 

8월, 이 더운 폭염속에서도 책을 읽기 위해, 책들을 구입했다.

내가 너무너무 읽고 싶은 책들이다.

 

 

신문에서 황인숙 시인의 시선집이 나왔다는 소식에 신문을 스크랩해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책 구입할때 같이 구입하게 된 시집.

책을 받아 봤는데,, 꽃사과 꽃이 이뻐 보였다.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정아은 작가의 책으로,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아직 책을 펼쳐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없지만, 새로운 작가의 글을 읽는다는 즐거움이 생긴다.

 

 

 

 

 

노란 표지의 <보통의 존재>로 우리곁으로 온 뮤지션이자 작가의 신작.

이번엔 하늘색 표지다. 깔끔한 표지가 마음에 든다.

전엔 에세이집이었는데, 이번 소설에선 이석원은 또 어떤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설렘이 먼저 온다.

 

 

 

 

 

 2012년 프랑스 문단에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 프랑스 최고의 베스트셀러 였다고 한다.

프랑스 추리문학은 다른 나라의 문학과는 약간 다른 면이 있어 신선하다. 느낌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김영하 작가의 책을 완소하지는 않는다.

이번에 신작이 나왔을때 그냥 넘어갈까 그랬었는데, 역시 이웃분의 리뷰에서, 신문의 책 안내 페이지에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읽어보고 싶었다. 기억을 잃어가는 살인자의 독백이라니 궁금해졌다.

김영하는 어떤 살인자를 말할까.

 

 

 

책을 받자마다 읽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쓰담쓰담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책들이다.

어서 끝내고, 새 책들을 읽어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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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박물관 - 상상의 힘으로 서양미술사를 재구성하다
필리페 다베리오 지음, 윤병언 옮김 / 휴먼아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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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이 들어있는 책을 보는 일도 그림을 보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에 있는 그림을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그렇게 평안해질수 없다. 쌓인 스트레스도 날릴수 있는 그림을 보는 방법이다. 그림을 바라보며, 그림이 그려진 시대를 이해하며, 어느 순간 그림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그림을 보는 방법 중, 자신만의 상상 박물관을 그려 그림을 보고, 그림을 설명하는 이가 있다.

바로 필리페 다베리오라는 이다. 필리페 다베리오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예술평론가이다. 그는 이번 그림들을 그가 상상속으로 그린 박물관 속에서의 그림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는 일단 커다란 박물관을 스케치 한다. 그 다음 각 방들을 배치한다. 안티카메라가 있는 방, 생각하는 방, 도서관, 그랑 살롱, 점심식사 방, 프티 살롱, 놀이방, 부엌, 그랑 갤러리, 침실, 음악실, 예배당과 정원으로 방을 구성한다. 그 다음 각 방에 있는 그림들을 소개한다. 자신만이 가진 상상력으로 우리를 그림을 보게 만든다. 그의 상상력 속으로 우린 여정을 떠난다.

 

그림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그림은 오래 바라보야야 제맛이다.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1434년

 

먼저 그는 우리에게 그림을 보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위의 그림을 보았을때, 우리는 그림속 인물들에게 집중하기 마련인데, 인물들 뿐만 아니라 바닥에 놓인 슬리퍼, 벽의 장식물, 유리창 속에 박힌 못 하나 까지도 세세하게 보는 법을 알려준다.

 

또한 상상 박물관 속의 그림 배치 또한 세심한 스케치로 우리를 안내한다.

예를 들면 안티카메라가 있는 방의 그림을 배치할때, 그림의 각 벽마다 맞는 그림들을 배치했다.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와 함께 작가의 그림을 그리게 된 이야기를 한다. 저자의 그림에 대한 상상력을 엿볼수 있다. 

 

 헨리 레이번「더딩스턴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워커」, 장 바티스트 시메옹 사르뎅「카드 게임을 하는 사람」

 

전체적으로 그림을 보여주고, 그림의 부분부분을 확대해 우리에게 그림에 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위의 그림처럼 커플 그림처럼 보이는 이유, 시선의 맞은 편에 있게 배치해 우리를 그림으로 인도한다. 미처 우리가 발견해 내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그의 말처럼 그림은 오래 보아야 세세한 부분까지도 발견해 낼수 있다는 것을 깨우친다.

 

그림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을 이해하고, 그림의 모델이 된 이들의 이야기를 상상해 낼수 있는 것. 그림을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힘들어하는 우리의 삶에 시름을 잃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그네」, 프랑수와 부셰 「퐁파두르 부인」

 

그가 그림을 설명하는 방법은, 우리에게 말 하듯이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보러 갔을때, 그냥 바라보는 것보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머릿속에 더 쏙쏙 들어오는 것처럼, 저자 필리페 다베리오는 자신의 상상력으로 지은 박물관에서 방을 하나 지날때마다 오래도록 그림을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는 그림을 보려는 우리를 데리고 다니며 설명하는 큐레이터처럼 설명을 해준다. 그가 설명하는 그림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림을 바라본다.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오래도록 그림을 들여다 본다.

 

산드로 보티첼리 「봄」

 

그림은 아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림을 말하는 저자들의 시각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림을 설명하는 이의 객관적인 사실과 개인의 시각으로 말하는데, 우리는 그림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기도 한다. 저자가 말한것처럼 자신만의 상상박물관을 짓고, 우리도 우리만의 상상력으로 방을 배치하고, 그림을 각 방마다 다르게 배치해 놓는다. 저자가 말하는 자기만의 이상적인 박물관을 지을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책 한 권이 그야말로 하나의 박물관이었다.

필리페 다베리오가 안내하는 상상의 박물관. 우리는 그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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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 한국산악문학상 수상 작가의 북한산 둘레길 예찬!
이종성 글.사진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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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뒷산엘 자주 오른다.

최근엔 다이어트를 위해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뒷산엘 오르고 있다. 아파트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뒷산의 이름은 '삼각산'이다. 삼각산 꼭대기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31사단의 군인들이 훈련하는 모습도 볼수 있다. 산에 오르다보면 건강을 위해 운동하신 분들이 많다. 7월중에 새벽에 3주 정도 짧게 뒷산을 올랐는데, 그 시간에도 많으신 분들이 산행을 하는 걸 보았다. 요즘엔 새로 조성한 산길 보다는 옛길을 개방하는 경우가 많다. 뒷산의 경우도 '구비길'이라 하여 굉장히 호젓한 산책로를 만날수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좁은 길을 걷다보면 금새 등은 땀에 젖곤 한다. 왕복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 산행을 하고 오면 굉장히 뿌듯하다. 내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다는 것도, 땀을 많이 흘렸으니 다이어트 효과도 좀 보지 않았겠냐며 흐뭇해한다.

 

최근 친구들과 산행을 자주 다녔었는데, 길이 아름다운 옛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가 보기에도 좋은 길은 금새 유명해져서 많은 인파가 몰린다. 하물며 여수 비렁길을 갔을때는 배를 타고 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위해 멀리서부터 방문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위해 산행을 하다보면, 어느 정도 중독이 되어, 좋은 산행길을 찾아다니는 걸 볼 수 있다. 사실 멀리에 위치한 곳엔 자주 다니질 못한다. 가까운 등산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우리 아파트 뒷산은 멀리있는 유명한 곳의 옛길 못지않다. 등산화를 신지 않고 운동화를 신고 가도 좋을 곳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저자 이종성은 서울의 북한산 둘레길을 한바퀴 도는 책을 썼다. 직접 산행을 하며 산행길에서 만난 들꽃들을 찍었고, 시인 답게 길에서 느낀 그대로 쓴 시詩 들을 만날 수 있다.

 

 

 

북한산에 깃든 역사와 함께 북한산에서 숨쉬는 우리 문화와 숲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여름날에 산행을 하다가 만난 계곡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드는데, 북한산에도 계곡이 많았다. 사진 속에서 보이는 폭포와 계곡에서 잠시 쉬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곳에 함께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자 이종성이 소개하는 21구간의 둘레길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등산로에 따라 40분에서 2시간 가량을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 곳에 따라 상중하로 구분하여 표기하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걸어도 좋겠고, 난코스인 곳에서는 숨을 헉헉대며 걸어도 좋을 곳으로 표기했다.

 

 

 

북한산은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관계로 서울, 경기, 강원도 있는 산은 산행을 하기가 쉽지 않다. 지인들이 북한산이나 도봉산에 자주 오르는 모습을 보고, 내가 가야할 산이라기 보다는 그저 구경하는 산에 가까웠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진 곳에서, 북한산이 이렇게 큰 산 인줄 몰랐다. 구간도 상당히 다양하고, 구간별로 계곡도 만날 수 있었고, 오래된 숲속의 나무에 얽힌 이야기들도 들을수 있었다. 누워 있는 비석들, 삼불상에 절하듯 누워있는 소나무등, 숲속의 나무들과 물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으로, 에세이로, 시로 북한산을 인도하고 있었다.

 

북한산은 가까이에 산다면 꼭 가보고 싶은 산이 되었다.

북한산 둘레길을 안내하는 에세이로서 가치가 큰 책이다. 북한산을 산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사진 에세이집이다. 구간별로 지도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책을 가지고 산행을 하며 쉼터에서 한번 들춰보면 북한산에 대한 이해가 더 빠를 안내서이다. 이 책을 보니 당장에라도 산행길에 나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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