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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오코너 -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2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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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인터넷 서점 메인에서 오랫동안 이 책이 올려져 있어서 저절로 이 책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플래너리 오코너』라는 소설은 어떤 소설일까 내심 궁금했고, 작가의 이름은 눈여겨 보지 않은것 같다. 작품을 받고서야 이 책이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 단편소설선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플래너리 오코너라는 작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처럼 많은 단편 소설을 많이 써냈던 작가인가 싶었다. 얼마전에 노벨문학상 수상을 했던 미국의 단편작가 앨리스 먼로 외에 새로 알게 된 작가였다. 생소했지만 서른한 편의 단편을 읽는동안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의 작품 세계를 조금은 알게 된것 같았다. 내가 플래너리 오코너의 작품세계를 알면 얼마나 알겠냐만 그래도 작품에서 느껴지는 게 있었다.

 

  책의 마지막 옮긴이의 글에서도 말했지만, 사실 대중들에게는 장편이 더 편하게 읽힌다. 소설의 내용을 읽느라 날밤을 새우기도 하고 더한 감동을 받기도 하는 것이 장편소설이다. 그에 반해 단편 소설은 내용이 짧지만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도 생긴다. 그래서 단편이 어렵다고도 하고, 단편 리뷰 쓰기는 굉장히 힘들다. 여러 편의 단편에 대해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쓰는게 마음이 자꾸 흐트려지기도 해 늘 어려운 부분이 단편소설 리뷰쓰기다.

 

  『플래너리 오코너』 또한 마찬가지였다. 31편의 단편. 739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에 읽기 전부터 지레 질리기부터 했다. 장편이라면 반겼겠지만, 단편이라는 것 때문에 부담이 작용했던 것이다. 작품 속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주된 단어는 검둥이, 농장, 종교, 뿌리깊은 삶에 대한 성찰이었다. 이는 작가가 살았던 미국 남부지방의 모습들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농장을 꾸려나가는데 있어 일하는 사람을 부렸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을 잃고 여자 혼자 힘으로 농장을 꾸려나가야 할때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이마저 없으면 농장이 어떻게 될까 알수 없어 할수 없이 사람을 써야만 했던 이들의 고충이 보였다.

 

  일년내내 꽃을 피우는 제라늄 화분이 발코니에 몇개 있다. 흰색, 분홍색, 빨간색의 꽃을 계절에 상관없이 볼 수 있어 좋아하는 화분이기도 하다.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 중 첫 작품의 제목은 「제라늄」 이다. 딸과 함께 살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온 한 영감이 아파트 건너편의 제라늄을 간절히 기다리며 시골 생활을 그리워한다는 이야기였다. 누구에게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사물이 있다. 비록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고향에서 제라늄을 잘 키웠던 이, 사냥을 함께했던 이들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묻는 이야기도 있다. 좋은 사람이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도움을 주는 사람, 정도가 아닐까. 어떤 것에도 내 편일것 같은 사람. 플래너리 오코너는 '좋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좋은 사람은 드물다」와 「좋은 시골 사람들」은 어쩌면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먼저  「좋은 사람은 드물다」를 보자면 플로리다에 여행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아들에게 여행을 포기하게 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 사고를 당했다. 가족들에게 온 남자들. 그들은 부적응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좋은 가문의 출신 사람같다고 말해보지만 그들은 총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하나의 단편 「좋은 시골 사람들」에서는 다리가 불편해 의족을 하고 있는 딸 조이와 함께 생활하는 프리먼 부인의 농장에 성경 책을 팔러온 청년이 있었다. 자신을 시골사람이라고 하자, 프리먼 부인은 '좋은 시골 사람은 세상의 소금이에요!'(377페이지)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시골 사람이면 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프리먼 부인과 딸 조이에게 그 남자는 어떻게 했을까. 좋은 시골 사람의 모습을 보여줬던가.

 

 

 

  우리도 때론 프리먼 부인처럼 시골 사람들(시골 출신의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대체적으로 선량한 사람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고, 시골 인심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한 것 같다. 그런 것을 이용하는 남자들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소설들이었다.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보는 것, 시골 출신이라고 뜨내기 청년에게도 믿을 수 있는 것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소설이었다.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이가 끝까지 좋은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지만 작가는 프리먼 부인의 입을 빌려 그 다음 이야길 한다. '게다가 우리는 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요.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이 있는 법이에요. 그게 인생이에요!. (377페이지) 프리먼 부인이 자신이 한 이 말을 더 일찍 깨달았으면.

 

  잘못된 생각으로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도 있다.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 같은 경우다. 스스로의 공허를 채워넣기 위해 선행을 욱여넣어, 정작 자신의 아들은 돌보지 아니하고 감옥에 갇혔던 소년을 선도하고자 했다. 그 일이 자신이 해야 할일, 자기에 대한 위로였던 것. 미국 남부지방을 배경으로 한 작품속에서 종교적인 갈등과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에 대한 삶의 성찰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긴 단편 만큼 책을 읽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로 인한 서른한 편의 단편 때문에 머릿속에 꽤 복잡해져 있었다. 시간이 지난다음 다시 읽어보면 플래너리 오코너란 작가에 대해 좀더 알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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