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 사이 1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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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문맥 속에 들어있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느릿느릿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잘못하다가는 문맥 속에 있는 의미를 알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소설 읽기가 어렵기도 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하다보면 계속 읽지 않게 되어, 시간이 날때마다 단편집을 읽고자 한다. 우리가 짧은 시에서 감동을 받은 것처럼, 단편 소설들에서 우리는 커다란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왜, 그, 숨막히게 아름다운 소설을 만날때도 있지 않은가. 그런 느낌 때문에 장편 소설을 읽다가도, 단편 소설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미국과 영국이 장르문학 작가 들의 단편집이다.

사실 내가 작품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기 때문인지 많은 장르문학 작가들의 이름 중에서, 내 눈에 딱 들어오는 이름은 '조이스 캐롤 오츠' 뿐이었다. 그외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읽어보았나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다. 내가 작가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는 편인데,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그들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읽었다해도 커다란 울림을 준 작품들은 아니었겠다 하고 생각을 해 본다.

 

 

책 속에서의 작가들의 이력을 살펴보니 장르 문학 중에서도 추리 문학, 범죄 소설을 쓴 작가들이 많은 것 같았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 또한 여류 작가의 작품인데도 상당히 강력했었다. 오츠의 작품을 처음 읽었던게  『좀비』였고, 두 번째 읽은 작품이 『사토장이의 딸』이었다. 두 작품 다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이번 단편집에 있는 『첫 남편』을 읽는 기쁨이 컸다. 또한 기대하는 바도 컸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은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 남자가 결혼을 하고, 아내와 여행을 떠나려 여권을 찾던 중 아내의 서랍에서 아내의 옛사진을 들춰보는 이야기였다. 우연히 발견한 옛사진들중에서 남자는 아내의 첫 결혼의 남편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자신에게는 사진이 없다고 했던 아내의 말이 의심스럽고, 시간이 날때마다 아내의 첫남편과 아내의 젊었을적 시절의 아름답고 섹시한 모습을 간직한 것을 보고 질투에 휩싸이는 이야기였다. 잊으려해도 아내와 아내의 첫남편의 그 모습들을 잊을수 없어 괴로워하는 남자의 이야기였다. 누구든지 그럴수 있겠다 싶었다. 아무리 쿨한 성격이라도 배우자의 전 남편을 만나는 일, 또는 좋았던 날들이 그대로 보이는 사진을 보는 것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그러지 않으려해도 끝없이 비교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 것 같았다. 그런 감정들을 풀어낸 이야기였다.

 

 

내게 인상 깊었던 다른 작품 하나는 톰 피치릴리의 『밤과 낮 사이』라는 작품이었다.

스릴러작가의 작품으로는 꽤 유명한 작가인가 본데 역시 나에게는 생소한 작품이었지만, 단편집의 제목으로도 쓰였던 이 작품은 역시나 우리를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열기구의 밧줄을 잡고 있는 남자와 열기구가 내려오고 있고, 열기구의 바구니 안에는 한 아이가 타고 있었다. 또한 살려달라며, 밧줄을 붙잡아 달라는 아이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두 남자가 밧줄에 달려들었고, 또 한 남자가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밧줄에 달려들어 잡았다. 하지만 힘이 빠져 한 남자는 죽었고, 다른 남자는 부상을 입었고, 또 한 남자는 아이 아빠와 함께 밧줄을 잡고 있었지만 곧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살려달라 외치는 아이는 열기구와 함께 날아가버렸다. 아이 아빠의 심정도 그렇고, 힘이 빠져 밧줄을 놓친 남자도 그렇고 아이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아이의 생사를 궁금해하지만 열기구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도움을 주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그 도움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을때의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것 같았다. 아빠의 마지막 선택과 한 남자의 선택은 인간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렇게 밖에 행동할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는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너무 많기 때문에 부담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음식을 꼭꼭 씹어먹듯 읽은 작품도 있었고, 설렁설렁 읽는 작품도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읽는 시간이 길었다. 이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 한 편씩 꺼내 느릿느릿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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