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죽음들 -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브루스 골드파브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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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 CSI : 과학수사대를 무척 좋아했다.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시리즈와 뉴욕 시리즈를 이어 보았는데, 과학수사대의 활약이 신기했고 과학적으로 밝혀낸 법의학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를 비교해 보았으며 과학수사가 제대로 되어 억울한 죽음의 진실과 누명을 밝혀내길 바랐다.

 


미국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법의학이 있다. 1930년대 하버드대학교에 최초로 법의학과를 설립하기 위해 애쓴 인물이다.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가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살펴보며 현재의 법의학이 있게 된 과정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미니어처로 만든 디오라마는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인형의 집으로도 보이는 디오라마는 사건 현장을 섬세하게 나타냈다.




 


법의학이 생기기 전 사건을 조사했던 코로너는 시신을 관찰하고 사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그들은 불명의 시체를 다른 관할지역으로 몇 번을 이동시켜 돈을 챙겼다. 이런 문제점을 알게 되어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검시관의 필요성을 느꼈다. 프랜시스는 오빠 조지의 하버드대학교 동창 조지 매그래스의 능력을 높이 샀다. 매그래스는 병리학 수련을 받은 미국 최초의 검시관으로 미국 최초의 법의병리학자였다. 하버드 의대 강사도로 임용되어 법의학에 관한 강의를 했다.





 

매그래스가 들려준 이야기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플로런스 스몰의 화재 사건이었다. 플로런스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고 남편 프레더릭은 다른 지역에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있었다. 완전범죄를 해냈다고 생각했으나 매그래스의 부검으로 플로런스의 목에 감겨있는 끈과 머리에 총알을 맞은 흔적도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프랜시스는 결백한 자의 누명을 벗겨주고 죄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려는 매그래스의 노력을 존경하게 되었다. 사망 장소를 묘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프랜시스는 몇 년 전에 만들었던 미니어처 교향악단과 사중주단을 떠올리고 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법의학은 다리 세 개짜리 의자에 비유할 수 있다. 세 다리는 각기 의학, 법학, 경찰이다. 이 중 하나라도 약하면 의자가 주저앉는다. (175페이지)

 


미국 전역의 코로너가 검시관으로 대체되려면 매그래스 같은 사람 수백 명을 육성해야 했다. 검시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프랜시스는 주의회 의원들을 설득했고 법의학과를 하버드 대학교에 만들고 싶었다. 프랜시스는 매그래스와 하버드 의대를 모두 지원하고 싶었다. 젊은 여성으로서 하버드대에 들어갈 수 없었으나 하버드대에 대한 애정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버드대에 기부하고 싶었으며 법의학 교수의 봉급과 법의학을 가르치는 외부 강사의 사례비와 여행 경비로 책정했다.





 

독학으로 법의학을 공부했던 프랜시스는 법의학 관련 책을 사비로 모아 법의학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프랜시스의 경제적 지원과 아낌없는 노력은 현재의 법의병리학을 발전시켰다. 그의 노력과 경제적 지원이 일으킨 성과와 변화는 놀랍다. 법의학과 과학수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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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2-10-03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CSI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게 봤어요. 과학 수사라는 게 얼마나 유용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밝힐 좋은 도구가 되는지 잘 알겠더라구요. 그런 법의학의 시초가 매그래스라는 병리학자로군요. 멋져요. 이 책 너무 재미있겠습니다.^^

Breeze 2022-10-03 18:50   좋아요 0 | URL
읽어보면 좋아하실 듯합니다.
여러모로 유용한 독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