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 내 손안의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서삼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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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이건희 컬렉션이 발표되고 나서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광주국립박물관 전시 소식을 발견하고 반가웠으나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고자 하는 일자에 다 매진되어서 마음을 돌려야 했다. 그러다가 광양에 있는 전남도립미술관의 전시 소식을 알게 되어 예약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실물로 접한 그림들은 감동이었다. 책에서 보는 도판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직접 미술관으로 향하는가 보다. 김환기, 유영국, 오지호, 천경자 등의 그림에 대한 굉장한 기대를 품고 갔다. 생각보다 전시 품목이 적어 아쉬웠다. 다른 그림들도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할 수만 있다면 오래전에 간송 미술관에 갔듯 국립 현대미술관을 방문하고 싶어졌다.


 


 

 

SUN 도슨트의 이건희 컬렉션은 그때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책이었다. 전시를 다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도슨트북이다.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그림과 함께 화가의 다른 그림을 설명한 책으로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1전시실은 한국미술 명작을, 2전시실은 서양미술 명작을 구분하여 수록했다.


 



 

 

김환기의 점화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달항아리 그림이 더 좋다. 매화와 항아리도 좋고, 여인들과 항아리도 무척 좋다. 김환기와 김향안의 러브스토리는 언제 읽어도 아름답다. 실험과 도전정신으로 이루어낸 전면점화의 탄생은 작품의 가치를 한껏 높였다. 한국 화가 중 제일 높은 경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술 서적을 탐독해서인지 전체적으로 익숙한 그림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조금 실망할 수도 있는데, 이건희가 수집한 그림에 초점을 두면 더 의미가 있겠다. 이 글을 쓴 저자도 말한 바와 같이 세계적인 화가의 그림을 보러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피카소나 살바도르 달리, 샤갈, 고갱, 르누아르의 그림을 한국의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역할을 한 이건희를 간송 전형필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중요한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


 


 

 

그동안 다양한 시각의 미술 서적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피카소가 한국전쟁의 참상을 그린 그림이 있다는 걸 아는지 궁금하다. 1944년 프랑스 공산당에 입당 후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180853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에서의 학살을 완성했다.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을 향해 총칼을 겨누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이다. 전쟁의 참혹함에 경종을 울린다.


 


 

 

이중섭의 그림을 볼 때면 늘 안타깝다. 지독한 가난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표현된 그림 때문이다. 역동적인 우리 민족의 기상을 나타냈던 소 그림은 우리 민족과 화가 이중섭의 자화상과도 같았다. 다섯 점의 연작 흰소중에서 이건희 컬렉션으로 나온 흰소1972년 이중섭의 첫 유작전에 출품되었다가 오십 년간 이력이 명확하지 않아 학예연구사들이 애타게 찾던 작품이라고 한다. 다양한 형태로 그렸던 를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래전에 간송 미술관에서 봄, 가을 전시회를 할 때 김홍도와 신윤복 전시회를 보았다. 책에서만 보던 그림을 실물로 접하고 그 감동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진경산수화의 최고봉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더불어 이건희 컬렉션 중 매우 귀한 작품인 추성부도도 수록됐다. 김홍도의 그림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에서 하얀 구름은 하얀색을 칠한 게 아니라 아예 비워둔 것이다. 우리나라 옛 그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비움의 미학, 여백의 아름다움인 것이다. 그림은 자주 접할수록 그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림을 알지 못해도 보는 것만으로도 안목을 키울 수 있다. 다양한 그림의 이해, 그림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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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4-22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책속그림을 실제그림으로 볼수있었다니 넘 좋았겠습니다. 김환기 그림은 저도 항아리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