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 마호로 역 시리즈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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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집을 하다 보면 별별 일을 다 맡는다. 그런 일을 맡길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 말이다. 이태 전쯤 시부모님이 요양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어 물건 등을 정리해줄 사람을 구한 적이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하여 뒤처리까지 해주셔서 고마웠었다. 마호로 역에서 심부름집을 운영하는 다다도 이처럼 다양한 일들을 맡는다.


 

1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에서는 고등학교 동창 교텐을 우연히 만나 심부름집에서 기거하며 마호로 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거리를 맡았다. 이번에도 다양한 사람의 일거리를 맡지만 더 확장된 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아들 대행 면회를 다닌 덕분에 가까워진 소네다 할머니에게서 과거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한다. 사랑했던 사람을 교텐, 남편을 게이스케라고 듣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유카리라는 여성이 찾아와 직장에서 알게 된 사요가 결혼반지 끼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해결해 달라는 의뢰를 한다. 사요라는 여성의 집에 들어가 청소를 해주고 반지를 숨겨야 하는데 다다와 교텐은 어떤 방법으로 숨겨 유카리의 의뢰를 해결할 것인가. 그 방법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교텐과 대립각을 세웠던 젊은 야쿠자 호시의 이야기도 전하는데, 그들만의 사연으로 각자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인다. 남편이 죽기 전 머물렀던 집의 물건을 정리해 달라는 의뢰인과 어쩐지 핑크빛 관계가 될 것 같은 이야기도 있다. 아이를 싫어하는 교텐에게 어떠한 일이 있었을지 예고해주는 내용도 있다. 다음 이야기 마호로 역 광시곡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텐의 기억 속에 어떤 아픔이 있을까. 부모를 죽이고 싶었다는 1편의 그의 말에서 우리는 그가 숨겨둔 고통의 크기를 가늠하게 된다.


 


 

 

다다와 교텐은 한 가지 의뢰를 받았다. 남자가 출장 중 독감에 걸린 아내와 아이의 음식을 만들어달라는 거였다. 단 냉장고에 든 식재료를 사용해야 했다. 다오카의 아내는 가정과 건강식품협회, HHFA라는 단체 가입자다. 건강식품협회는 무농약 채소 재배와 판매를 하는 곳이다. 다음 편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단체로, 교텐과 다다는 다오카의 아내를 대신해 아픈 비란을 돌봐야 했다. 아이를 극도로 싫어하는 교텐 때문에 혼자서 모든 일을 다다 혼자 해야 했다. 비란의 기저귀를 갈며 다다는 죽은 아이 생각을 하며 가슴 아파한다.


 

다다가 열심히 일하고 있어도 교텐은 아르바이트 직원임에도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 위스키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게으름을 피우는 거 같다. 그를 바라보는 다다의 시선 또한 곱지 않은 거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카 부인의 시선에 비친 그들은 달랐다. 다다의 표정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오카 부인의 시선에서 알게 된다. 외로운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는 건 진리다.


 


 

 

심부름집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사람 찾는 일을 하지 않을까 싶었었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곳들도 모두 사람을 찾고, 누군가를 지켜보거나 하는 일을 맡지 않나. 물론 유품을 정리하거나 누군가의 흔적을 지우는 일도 요즘엔 많이 하는 거 같지만 말이다. 그런 것이 돈이 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을 거고. 다다의 심부름집은 가벼운 일에서부터 경호하는 일등 간단한 일을 주로 맡는 거 같았다. 명절에 여행 가는 아들을 대신해 병원을 방문하는 아들 대행 역할에서는 우리의 민낯을 보기도 한다.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서로 치유하는 이야기는 익히 읽어 왔다. 교텐이 가진 어린 시절의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처의 진실이 다음 이야기에 나타나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 납치를 당하고 아이를 보호하며 비로소 자신의 상처에서 나올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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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2-30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정리해주는 일 어찌보면 자신의 삶을 비추어볼 수 있는 길이란 생각입니다

Breeze 2021-12-31 09:00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