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게 『레베카』였다. 고딕 로맨스 소설로서의 최고를 자랑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최근에 다시한번 읽으면서 작가의 작품 몇 권을 더 구매하여 읽었다. 장편을 더 선호하여 몇 권의 책을 읽었더니 그가 쓴 단편들도 읽고 싶어 구매한 책이었다.

 

 

 

세계문학 단편선에는 모두 아홉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히치콕 감독이 만든 「새」를 비롯해 「지금 쳐다보지 마」등 잘 알지 못했던 작품들을 읽는 기쁨이 컸다. 영화화 된 「새」 는 예고편을 잠깐 보았을 뿐 내용을 알지 못했는데 작품을 읽어보니 새로웠다. 누군가 사람을 죽이는 내용으로 생각했는데 새가 인간들을 공격한다는 내용이었다.

 

 

 

 

「새」는 전쟁에서 부상을 입어 연금을 받으며 근처 농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냇의 이야기다. 밤에 잠을 자는데 무언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었다. 새들이 창문으로 들어와 냇을 공격했다.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던 새들의 시체가 창가에 쌓였다. 바닷가에 나갔더니 새떼들은 물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밤 아이가 새들에게 또 공격을 가하자 냇은 교환수에게 전화를 걸어 새떼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새들의 공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냇은 창문과 굴뚝에 판자를 대어 새들이 침입하지 못하게 하였다. 집안에 있는 음식물의 양과 연료 들을 점검하여 며칠 동안 먹을 수 있을지 가늠하였다. 학교에 간 아이를 데릴러 갔다가 새를 잡으러 간다는 농장의 주인에게 집을 단속하라는 말을 건네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전쟁을 경험한 냇은 새들의 공격을 심상치않게 보았다.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먹을 것과 마실 물, 연료 등을 챙겨 집안으로 들어갔다. 가족들을 보호하려는 냇의 분투기를 담은 내용이었다. 대프니 듀 모리에가 전쟁을 겪으며 느낀 것들을 소설로 풀어내지 않았나 싶다.   

 

 

단편선의 첫 작품인 「지금 쳐다보지 마」는 굉장히 서스펜스적인 소설이었다. 딸아이를 잃은 부부가 베네치아를 여행중이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변장한 남자 쌍둥이들처럼 보이는 자매가 존과 로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라보기에 그 시선이 싫어 로라에게 그들을 쳐다보지 말라고 했다. 자매들 중 한 명이 화장실로 향하자 로라도 따라 갔다. 화장실에 다녀온 로라는 자매들 중 한명이 자기 테이블에 죽은 딸이 앉아 있었다고 했다. 생일때 입었던 원피스를 입고 행복하게 미소 짓고 있다는 거였다. 자매 중 언니가 눈이 멀고 나서 영매처럼 볼 수 있다고 했다. 베네치아는 존에게 위험하니 얼른 떠나라는 말과 함께. 기숙학교에 있던 아들이 아프다는 소식에 로라는 서둘러 떠나고 베네치아를 떠나지 못한 존은 페리에서 쌍둥이 자매들과 함께 있는 로라를 보고는 찾기 시작한다.

 

 

이 소설의 결말은 몹시 놀랍다. 존이 로라를 찾아 헤매는 동안 만났던 얼굴이 보이지 않은 키 작은 아이, 아무리 찾아도 로라가 보이지 않아 애를 태웠던 시간들. 쌍둥이 자매들이 존에게 위험하다며 떠나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책을 읽는내내 몹시 불안하였다. 불안했던 이유가 밝혀지자 역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말을 예상할 수 없고 전체적으로 공포와 전율이 일었다. 마지막에 가서야 안타까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남편이 죽은후 저택에 혼자 살고 있던 앨리스 부인은 집을 정갈하게 꾸미는데 일가견이 있다. 방학이 되면 집으로 돌아올 딸에게 어떤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며 산책을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 열쇠도 맞지 않고 집안에는 다른 사람들로 가득찼다. 하녀인 그레이스의 흔적도 없고 그녀는 가방도 없고 신분증하나 가지고 있지 못했다. 경찰서에 간 앨리스 부인은 자신의 집을 찾아달라며 애원하지만 오히려 경찰은 그녀의 신분을 의심스러워 한다. 「눈 깜짝할 사이」라는 내용이다. 앨리스 부인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시간은 왜 갑자기 20년이 흘러 버렸는지 알 수 없다. 그녀의 정체 또한 오리무중이다.

 

 

영화관에 갔다가 마침내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하였지만 군복을 입은 남자만을 죽이는 여자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와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잠수함의 공격을 피해 가던중 「호위선」의 도움으로 무사히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야기. 렌즈 삽입술을 하고 나서 그토록 친절했던 간호사나 의사, 남편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는 「푸른 렌즈」는 왜곡된 우리의 시선을 말하는 것만 같았다. 배를 타고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가는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여자의 이야기 「성모상」, 순간적인 말실수가 초래한 삶이 어떻게 망가지는가를 보여주는 「경솔한 말」 등 모두 다 다양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  

 

 

「몬테베리타」는 산의 부름에 이끌려 몬테베리타로 향하는 젊은 여성들의 신비함과 아직도 애나를 사랑하는 남자의 외침을 말하는 소설이었다. 여성들로만 구성되어 공동체 생활을 하는 몬테베리타의 신비함을 말하는데 결말은 별다르지 않았다. 그저 인간의 나약함을 보게 되었달까.

 

 

단편선은 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현대문학 단편선 시리즈가 좋은 이유도 그것이다. 장편은 자주 읽게 되지만 단편은 자주 찾지 않게 된다. 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이 실려 있어 그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크다. 『대프니 듀 모리에』 또한 아홉 편의 작품들이 모두 매력적이었다. 이제 읽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봐야겠다. 장편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또 누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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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18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프니 듀 모리에가 요즘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많이 눈에 띄네요.
레베카를 예전에 영화로 인상 깊게 봤기에 관심이 갑니다.

Breeze 2020-08-18 19:14   좋아요 1 | URL
서재 분들이 많이 읽으시더라고요. 일단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은 몰입감이 좋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