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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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세 부류로 나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만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가지고 싶고 둘을 가지면 열을 채우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나만 가지면 아무런 미련없이 조용하게 살고 싶은 나 같은 사람도 있다. 마지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베풀면서 자신을 희생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사람이다. 아마도 이 세 부류 중 가장 대단한 사람이 바로 마지막 부류가 아닐까.

 

존 우드는 바로 그런 마지막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그룹인 마이크로소프트社에서 이사로 지내며 부와 명예를 거머쥔 그는, 우연히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빈약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난 후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10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社에서 쌓은 사업 수완과 인맥을 토대로 룸투리드(Room to Read) 재단을 설립한다. 사업가가 설립한 재단이 처음의 설립 의도 그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러나 설립 의도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Room to Read"라는 재단의 정직한 이름처럼 그는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데 쏟아 부었다.

편안히 자신을 모시고 다니는 운전기사 대신 스스로 발로 뛰어도, 차곡차곡 쌓여있던 통장의 잔고가 반으로 줄어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변치 않은 의지 덕분이었을까? 그는 6년 동안 스타벅스가 500개의 매장을 여는 동안 네팔,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 등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을 지었다.

 

지금은 많이 사그라 들었지만,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도서관이 없는 동네에 어린이 도서관을 짓는 운동이 활발했다. 그것은 단순히 물질적으로 도서관을 지어준다는 의미를 뛰어 넘어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존 우드, 그를 어린이들에게 꿈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산타 할아버지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사실 나도 존 우드와 비슷한 꿈을 갖고 있다. 3천 개의 도서관은 아니지만, 도시 사람들처럼 쉽게 책을 접할 수 없는 시골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여는 것. 나도 그처럼 산타 할머니가 될 수 있겠지.

 

2008/03/07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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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창조와 욕망의 역사
토머스 휴즈 지음, 김정미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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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BUILT WORLD

내가 초등학교 때만해도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매일 파란 바탕에 흰색의 블럭들이 떨어지는 테트리스를 하다가, 컬러 모니터 속으로 들어간 테트리스 게임을 하게 됐을 때의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로부터 불과 몇 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컴퓨터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컴퓨터는 우리 일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테크놀로지다. 조그만 삐삐를 들고 공중전화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젠 그 공중전화가 쓸모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저마다 손에 쥐고 있는 휴대전화 또한 없어서는 안될 것 중의 하나다.

뉴욕의 맨하튼, "HUMAN-BUILT WORLD"라는 말이 제격인 곳.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 볼 수 있었던 원시적인 모습의 그 곳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최첨단을 달리는 도시가 되어 있다.

이렇듯 테크놀로지는 우리 일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은 소품에서부터 인간이 발을 디디고 살고 있는 도시에 이르기까지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테크놀로지가 있어서 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에서도 인간은 창조 능력을 발휘하고, 하찮은 능력을 확장시켜 가고 있다. 이 테크놀로지 덕분에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고, 심지어는 절대 침범해서는 안되는 곳까지 넘보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그 힘이 확장될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미 많은 영역으로 확장된 테크놀로지의 힘은 더이상 확장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제는 탈테크놀로지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테크놀로지를 맹신하며 또다른 "HUMAN-BUILT WORLD"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라고 했지만 테크놀로지를 맹신하던 과거로 퇴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행하여서는 안될 국가적인 사업이다. 경제 혹은 기술적인 면을 떠나서 좀 더 인간적이고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2008/03/02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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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히사이시 조 지음,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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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즐거운 영화에는 귀도 즐거운 음악이 있다. 비록 눈이 즐겁지 않은 영화라고 하더라도 음악 때문에 기억에 남는 영화가 종종 있다. 영화를 만드는 조물주 같은 사람이 감독이라면, 영화에 생명을 불어 넣는 사람은 음악 감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에서 음악은 감독과 배우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멋진 음악 때문에 몇 번씩 다시 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일부러 OST를 구입해서 몇 번씩 들을 때도 있다. 요즘 내가 매일 듣고 있는 음악도 바로 영화음악이다.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 바로 <이웃집 토토로>에서 흘러나왔던 발랄하면서도 신비로운 음악들이다. 대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 소리처럼, 이슬비가 내리는 소리처럼 가슴에 스며드는 자연스러운 음악들. 자연을 중시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한 음악은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이 바로 일본의 작곡가 '히사이시 조'이다. 1984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영화음악을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인연을 맺은 그는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수많은 영화음악을 만들면서 영화음악가로서의 그의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본이라는 무대를 넘어서 <웰컴 투 동막골>, <태왕사신기> 등의 영화음악을 만들면서 아시아를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의 음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클래식처럼 웅장하지만 절대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다. 클래식 음악처럼 그 곡이 그 곡 같은 것이 아니라 각 음악마다 멜로디가 살아있다. 쉽게 흥얼거리며 따라할 수 있다.

이런 멋진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었는데, 책을 통해 그를 들여다보면서 그에게 더욱 놀라게 되었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런 음악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감탄스럽다. 보통 대중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1~2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새로운 앨범을 만들어내지 않는가. 모차르트가 그렇게 많은 곡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클래식에는 일정한 형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는 겸손하게 말하지만, 한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앨범 하나를 뚝딱 만들어 내는 것은 그의 손이 요술방망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신의 명이 된다면 90세가 넘도록 작곡가로 활동하고 싶다는 그,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오랫동안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곡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입니까?"

누가 이렇게 물으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곡을 쓰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한다. (p.18)


 

2008/03/01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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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from power of LOVE™ 2010-03-15 15:10 
    오로지 음악만 알고 있었다. '거장'이라는 말이 그의 이름앞에 수식처럼 따라다녀도, '미야자키하야오'의 작품을 통해 충분히 그의 감성을 느껴온터라, 도리어 그 이상은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것 같다. 국내 출간 1년이 지나 뒤늦게 만난 책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는 일본을 넘어 아시아영화음악의 미다스의 손이라 칭송되는 히사이시 조가 직접 쓴 책이다. 영상을 만나면 더욱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 그 원천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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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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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2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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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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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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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워즈니악 - 최초로 PC를 발명하고 애플을 설립한 괴짜 천재의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인생 이야기
스티브 워즈니악.지나 스미스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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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생 때 이런 적이 있었다. 2명이 한 조가 되어 발표를 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어쩌다가 보니 프로젝트 준비는 나 혼자서만 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그 유명한 이야기처럼 다 차려놓은 밥상에 마이크 하나 들고 발표만 하면 되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 친구에게 짜증은 났지만 어쨌든 한 팀이니 그냥 넘어 갔었다. 그러나 평가를 받은 후 나는 정말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발표를 맡은 친구가 가산점을 받은 것이다. 교수님의 생각은 이랬다. 어차피 팀 프로젝트이니 두 사람이 똑같이 준비를 했을 것이고, 그래서 발표를 맡은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었다는 것이다.

 

살다보면 이런 경우를 종종 겪곤 한다. 대중 앞에 서는 사람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서 뒤에서 말없이 일하는 사람의 노력이 파묻힐 때가 있다.

스티브 워즈니악이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차고에서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애플의 창립 이야기를 보면 분명 스티브 잡스와 함께 스티브 워즈니악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의 조력자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중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스티브 잡스이고, 오랫동안 애플의 CEO로 있었던 사람도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하지만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의 조력자를 뛰어넘어, 그가 있었기에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술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워즈니악은 어릴적부터 기계를 조립하고 회로를 설계하는데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또한 그는 그러한 일들을 좋아했고, 그 자체를 즐겼다. 매년 과학 경진 대회에서 수상하며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보다는 자신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더 좋아하고 뿌듯해 했다.

그는 공학자에게는 꿈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HP에 입사해 계산기를 만들었지만 컴퓨터를 향한 끊임없는 열정은 그를 그곳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결국 몇 년 후 그는 학생 시절 만들었던 '크림소다'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만들어 낸다.

 

그는 기계 설계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 중요한 것은 공학 그 자체이지 명예가 아니었다.(p43) 그는 진정한 엔지니어로서 성공하고 싶어했다. 모든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가 스티브 잡스에게 쏟아지고, 스티브 잡스가 돈 때문에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더라도 절대 화내지 않았다.(이 부분은 워즈니악의 말이니, 정말 스티브 잡스가 거짓말을 했는지는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테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가 뿌듯함을 넘어서 지나친 자신감으로 넘칠 때를 자주 접하곤 했다. 처음에는 이 사람 너무 잘난 척이 심한거 아냐, 하며 핀잔을 주고 싶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에게 보였던 그의 지나친 자신감은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 탓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엄청난 괴짜임에는 분명하다. 누군가 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괴짜.

 

2008/02/28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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