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 버틀러의 사람들
도널드 맥카이그 지음, 박아람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마거릿 미첼의 불멸의 고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세기의 로맨스라 손꼽히는 이 작품을 제대로 접해본 적은 없다. 물론 이야기의 줄거리도 알고, 누가 주인공을 맡았는지도 안다. 그러나 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은 여기까지였다. 아마 '세기의 로맨스'라는 타이틀이 붙어서 였을 것이다. 그저 지나간 로맨스일 뿐인데, 게다가 남북전쟁 때 이야기라는데 일부러 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매일 매일 쏟아져 나오는 현재 진행형의 로맨스도 질릴 정도인데 말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렇게 한 15년 동안 얼렁뚱땅 넘겨버린 작품이다. 몇 년전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칼렛』이 나왔을 때도 그렇게 넘겨버렸다.
이전의 작품들을 읽지 않은 내게 『레트 버틀러의 사람들』은 그저 또 한편의 후속편에 머무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전의 작품들은 스칼렛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고, 그녀의 연인이었던 버틀러는 그저 멋진 한 남자로만 그려졌다고 한다. 반면에 이 작품에서는 스칼렛이 아닌 버틀러와 그의 일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스칼렛이 주인공이었다면, 비록 그녀의 팬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쯤은 싫증을 내게 되지 않을까.
버틀러는 대농장을 소유하고, 수 백명의 흑인들을 거느리고 있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흑인 한명쯤 죽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에게는 오랫동안 상처로 남았다. 그는 그의 아버지를 비롯한 여느 지주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권위적이지는 않았다. 그럴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는 어느 누구보다 냉정했지만,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은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고 의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매력이 넘치는 레트 버틀러 덕분에 이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이 작품 다음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떠나보내는 것이 단 한 번도 사랑해 보지 않은 것보다 낫다. (p.420)
 
   
 
2008/06/27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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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해 2025-06-02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칼렛이 주인공이었다면, 비록 그녀의 팬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쯤은 싫증을 내게 되지 않을까. 라고? 남미새줌마야 레트 띄워주기 위해 스칼렛 까지마라. 그 느끼하고 내로남불(벨 와틀링을 곁에두면서 스칼렛이 애쉴리와 엮이니까 까는) 레트 따위 안멋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