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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창조와 욕망의 역사
토머스 휴즈 지음, 김정미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HUMAN-BUILT WORLD
내가 초등학교 때만해도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매일 파란 바탕에 흰색의 블럭들이 떨어지는 테트리스를 하다가, 컬러 모니터 속으로 들어간 테트리스 게임을 하게 됐을 때의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로부터 불과 몇 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컴퓨터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컴퓨터는 우리 일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테크놀로지다. 조그만 삐삐를 들고 공중전화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젠 그 공중전화가 쓸모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저마다 손에 쥐고 있는 휴대전화 또한 없어서는 안될 것 중의 하나다.
뉴욕의 맨하튼, "HUMAN-BUILT WORLD"라는 말이 제격인 곳.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 볼 수 있었던 원시적인 모습의 그 곳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최첨단을 달리는 도시가 되어 있다.
이렇듯 테크놀로지는 우리 일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은 소품에서부터 인간이 발을 디디고 살고 있는 도시에 이르기까지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테크놀로지가 있어서 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에서도 인간은 창조 능력을 발휘하고, 하찮은 능력을 확장시켜 가고 있다. 이 테크놀로지 덕분에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고, 심지어는 절대 침범해서는 안되는 곳까지 넘보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그 힘이 확장될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미 많은 영역으로 확장된 테크놀로지의 힘은 더이상 확장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제는 탈테크놀로지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테크놀로지를 맹신하며 또다른 "HUMAN-BUILT WORLD"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라고 했지만 테크놀로지를 맹신하던 과거로 퇴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행하여서는 안될 국가적인 사업이다. 경제 혹은 기술적인 면을 떠나서 좀 더 인간적이고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2008/03/02 by 뒷북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