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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산 수첩 ㅣ Outdoor Books 5
최선웅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가끔씩 제목만 보고 그 책에 대해서 오해를 잘 하는 편이다. "100명 산 수첩"이라, 어떤 수첩일까 궁금했다. 이 수첩을 산 100명의 글이 담겨져 있는 걸까? 그러나 내가 띄워쓰기를 잘못 보았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여행은 좋아하지만, 등산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평소에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 밖에 하는 것이 없어서 좋아하는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책을 펴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은 그동안 내가 가본 곳이 얼마나 되는지 꼽아 보는 것이었다. 책에 소개된 100명산 중에서 스물 곳 정도를 다녀온 것 같았다. 나름대로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적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행을 다닐 때도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곳, 혼자서 조용히 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즐겨 찾았다. 아마도 그 때문이리라.
이 책을 들고 가장 먼저 가 본 곳이 새재가 있는 문경이었다. 책에 적혀있는 산행코스와 소요시간을 보고 산을 오르지 않았다. 날씨가 추웠기 때문이다. 대신 책의 도움을 받아 그곳의 별미라고 하는 훈제 약돌돼지를 먹었다.
사실 산행코스나 소요시간 등의 정보는 약간의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그렇게 큰 정보는 담겨져 있지 않다. 그곳으로 가는 교통편은 자가운전이든 대중교통이든 모두 수도권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나처럼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유용하지가 않았다. 게다가 요즘에는 네비게이션이라는 것이 워낙 잘 되어 있기도 하고, 차라리 그 부분을 다른 정보로 채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산행가이드의 경우에도 산행코스와 소요시간이 너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 정도의 정보는 현지에서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이다. 책으로 펴낼 정도라면 이 책만의 특장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어서 아쉬웠다.
이 책에 소개된 100명산에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뒤쪽에 비워져 있는 산행일지를 다 채워 보는 것, 참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빈칸이 빽빽하게 채워질 때 모두에게 자랑해 볼 생각이다.
2007/11/24 by 뒷북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