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4 세트 - 전4권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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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정가인하라니!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전에 정가로 산 사람은 헉! 소리 나오는. 이 책이 이 가격이라면 정말 꼭 사둬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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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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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는 소설.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직접 읽어봐야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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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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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와 어머니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은 책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다양한 타이틀과 추천사로 무장한 책들 대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타이틀에 몇 번 속고 났더니 이제는 애초부터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읽곤 합니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된 오키노 유이치의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원래 만화를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이런 저런 타이틀로 무장하고 있어서 이 책 또한 크게 기대하지 않고 얼른 읽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서평 읽기를 멈추지 말아주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러나'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것쯤은 다들 눈치채시겠죠?


   오카노 유이치는 나가사키 시내 상점가 정보지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정보지 한 켠에 네 컷짜리 만화를 싣기 시작합니다. 그 네 컷짜리 만화에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만화가 오카노의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오카노는 이렇게 한 편 한 편 정보지에 실었던 것을 모아 자비로 조촐하게 출판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이 나가사키 지역 서점에서 1위를 하게 됩니다. 그 후 정식 출간되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살짝 귀여운 40대 아들과 아들보다 더 귀여운 치매 어머니의 일상

   '페코로스'는 탁구공만 한 크기의 작은 양파 품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오카노 유이치의 벗어진 머리를 보고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라고 합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이 '페코로스' 같은 머리를 보고 아들을 알아보곤 합니다. 어머니는 떡을 치듯이 찰싹 찰싹 아들의 머리를 내리치기도 하고 머리카락이 없어 맨살 그대로 노출된 아들의 머리를 꼬집기도 합니다. 쓰담쓰담 쓰다듬어 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들은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팔 운동을 하시구나, 아니면 과거에 잘못했던 일 때문에 벌을 주시구나 하고 말이죠.

   술 때문에 속을 썩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치매가 시작된 어머니, 오카노는 아들 하나를 데리고 도쿄에서 나가사키로 내려옵니다. 어머니에게 서서히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할 때는 함께 지내며 보살폈지만 증세가 심해지자 어머니를 요양시설에 보내게 됩니다. 그 이후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페코로스'는 어머니를 만나러 갑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40대 아들과 예전에는 감추고 있던 귀여움을 맘껏 내뿜고 계시는 어머니 '미쓰에'의 이야기. 아프고 힘든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데 읽고 있으면 괜히 웃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는 어떤 귀여움을 숨기고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출처: 온라인 서점 책 소개 페이지]


   원래는 밑줄 그은 문장 같은 것을 소개해야 하지만 '만화'라는 특성상 부득이하게 온라인 서점 책 소개 페이지에 살짝 올라와 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합니다. 서서히 치매 증상이 악화되고 있던 때의 어머니, 혼자 집에 있으면 얼마나 외롭고 불안했을까요? 그런 어머니의 마음도, 그것을 걱정하는 아들의 마음도 함께 느껴져 가슴이 찡했던 에피소드 입니다.


   오카노와 어머니 '미쓰에'는 '치매'라는 병 때문에 분명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가끔씩 어머니의 정신이 맑아져서 별 것 아니지만 평화롭게 보낼 수 있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치매'라는 병 때문에 잊고 지냈던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감사해 합니다. '치매'라는 병 때문에 그렇게 속을 썩이던 아버지도 어머니 꿈에 다정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한번도 본 적 없었던 어머니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으니 말이죠. 무엇보다도 이 삶은 어머니가 젊은 시절 '그래도 살아보자'고 다짐했던 바로 그 삶이니까요.


   오랜만에 혼자 읽기 아까운 책을 만났습니다. 재미있는 책, 감동적인 책, 이런 저런 책들을 찾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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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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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발자크 소설은 위험한 금서일까?

   프랑스에서 영화감독이자 소설가로 활동 중인 다이 시지에는 1954년 중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부르주아 지식인'으로 지목돼 1971년부터 1974년까지 산골에서 재교육을 받았고,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대학에서 예술사를 공부하다가 198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후 그는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고, 소설을 쓰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는 이런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로, '하늘긴꼬리닭'이라 불리는 산골마을로 재교육을 받으러 온 두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1968년 말,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이자 혁명의 기수인 마오쩌둥 주석은 나라를 일대 변혁하는 운동'(13쪽)을 벌였습니다. 모든 대학이 문을 닫고 '젊은 지식인들', 다시 말해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기 위해 농촌으로 추방되었습니다. '나'와 '뤄'는  이제 겨우 중학 3년 과정을 마쳤지만 그들의 부모가 '인민의 적'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젊은 지식인들'과 함께 재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들의 부모가 지은 죄는 의료업에 종사했고, 중국 전체에 이름이 알려진 위대한 치과의사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부모가 의료업에 종사하면서 남들보다 더 부유하게 지낼 수는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나쁜 짓을 하며 번 돈은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자본의 논리일 뿐인데, 마오쩌둥에게 이런 논리가 통할 리 없습니다.

   당시 젊은 지식인들이 받았던 '재교육'은 말이 '가난한 농민들에게 받는 교육'이지 사실은 중노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펜만 잡고 있던 사람이 재교육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지만, 문제는 그들에게 붙여진 '죄'의 명목과 재교육 기간입니다. 단지 의사 부모님을 뒀다는 이유로 재교육을 받게 된 '나'와 '뤄', 게다가 그들의 부모가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았던 탓에 그들의 재교육은 끝나는 날을 기약할 수 조차 없습니다. 이제 겨우 '뤄'는 열여덟, '나'는 열일곱인데 말입니다.

   다행히도 '뤄'와 '나'는 하늘긴꼬리닭 마을에서 재교육을 받으면서 그들만의 장기를 발견해 냅니다. 그들에게는, 특히 '뤄'에게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좋아했던 촌장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달에 한 번씩 영화가 상영되는 소도시로 그들을 보내 영화를 보고 오게 했습니다.

   어느날 '뤄'와 '나'는 바지 길이를 늘이기 위해 그 산골마을에 딱 한 명 있었던 재봉사의 집을 찾습니다. 마침 재봉사는 출장을 떠났고 그의 딸이 대신 바지 길이를 수선해 줍니다. '바느질 처녀'를 처음 본 '뤄'는 그녀를 이 산골의 공주라 불렀습니다. 비록 도시 소녀들처럼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그 산골에서는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뤄'와 '나'에게는 시인 부모님을 둔 '안경잡이'라는 고향친구가 있었는데, 그 역시 옆마을에서 재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안경잡이'에게는 비밀가방이 하나 있었는데, 그 가방 안에 '금서'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 '뤄'와 '나'는 곤경에 빠진 '안경잡이'를 도와준 대가로 책 한 권을 받아냅니다. '안경잡이'가 건넨 책은 발자크의 『위르쉴 미루에』였고, 그 책은 두 소년이 알지 못했던 세계를 보여줍니다.


   뤄는 '안경잡이'가 책을 준 그날 밤부터 그 책을 읽기 시작해서 새벽녘까지 모두 읽어치웠다. 책을 다 읽은 그는 남폿불을 끄고는 나를 깨워 책을 내밀었다. 나는 밥을 먹지 않고 밤이 이슥하도록 사랑과 기적으로 가득한 프랑스 이야기에 푹 빠져, 다른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서 보냈다.

   아직 청춘의 혼돈상태에 빠져 있는 열아홉의 숫총각이 애국주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정치운동에 관한 혁명적 장광설밖에 모른다고 생각해보라. 그런데 갑자기 그 작은 책은 침입자처럼 나에게 욕망과 열정과 충동과 사랑에 눈을 뜨라고 말하면서, 그때까지 고지식한 벙어리에 지나지 않던 내게 세상에서 벌엊는 온갖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80~81쪽)


   '바느질 처녀'와 사랑에 빠진 '뤄'는 '바느질 처녀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는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점퍼 안쪽에 옮겨 적습니다. 책을 통해 사랑과 세계에 눈을 뜬 그들은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재교육이 끝나 마을을 떠나는 '안경잡이'의 책들을 훔칩니다. 그들은 열심히 읽었고, '뤄'는 열심히 '바느질 처녀'에게 책을 들려줍니다. '뤄'는 책을 통해 바느질 처녀를 딴사람으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이 책들로 나는 바느질 처녀를 딴사람으로 만들어놓겠다. 그애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산골처녀로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140쪽)

  

   '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바느질 소녀'는 어느날 도시 처녀처럼 브래지어를 만들어 입고, 시장에서 구한 새하얀 테니스 운동화를 신고 산골마을을 떠납니다. '바느질 처녀'는 마지막 말을 남긴채 그렇게 그들 곁을 떠납니다. '뤄'가 원했던 것처럼 '바느질 처녀'는 더이상 순수한 산골처녀가 아닙니다.


   "발자크 때문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는 거야.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 데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이라는걸." (252쪽)


   '나'와 '뤄', '바느질 처녀'는 발자크의 소설들을 통해 마오쩌둥과 중국 사회가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세계의 참모습과 인간의 본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록 '나'와 '뤄'는 재교육에 발목이 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바느질 처녀'는 자유롭게 떠납니다. '발자크식 재교육'(245쪽)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아름다움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합니다. 우리도 '바느질 처녀'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만날 수 있을까요? 벌써 몇 번째 읽고 있는 책인데,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아직 만나지 못했고,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바느질 처녀'가 살았던 시대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와 매체들이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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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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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는 올릴 수 없는 소소한 사연들, 『방구석 라디오』에서 들려줍니다!

   낙엽이 바스락바스락 부서지는 가을입니다. 땅도, 피부도 메말라 갈라지는 가을입니다. 더불어 마음까지 계절을 타는 이 가을은, 바삭바삭 타들어가는 감성에 촉촉한 단비를 뿌려줄 에세이를 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하지만 너무 자기 감성에 젖어들거나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는 에세이는 별로입니다. 내 눈은 그렇게 촉촉하지도, 선하지도 않으니까요.


   제목에서부터 물씬 친근함이 느껴지는 『방구석 라디오』는 '모자'라는 필명은 가진 30대의 '평범한' 직장인이 쓴 에세이 입니다. 그는 자신의 필명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모자를 좋아합니다. 모자라서 그런 가 봅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소개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필명으로 이런 에세이를 펴낼리 없을테니까요.

   아무튼 제목과 필명에서 오는 친근함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조금 '모자란' 이야기들이 구석구석에서 튀어나옵니다. 거창하게 여행을 떠나거나 무언가를 이뤄낸 일이 아닌 매일의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 있습니다. 너무 소소해서 SNS에 조차 올릴 수 없었던 일상의 기록들, 그 이야기들이 『방구석 라디오』에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런 에세이들은 으레 '세상을 아름답게 본' 에피소드들을 담아내며 자신의 '선한 시선'을 자랑하곤 하는데 이 에세이에는 그 반대의 에피소드도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나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에 박수를 쳤던 「눈을 감아」를 소개합니다.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안내방송을 들을 때마다 궁금한 것은 '과연 누가 노약자인가' '어떤 기준으로 노약자와 일반인을 구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과연 다음 중 노약자가 아닌 사람은 누구인가.

   쉽게 지치는 어린이들,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 과외에 치이는 청소년들,

   취업난을 이겨내고자 스펙 쌓기에 아르바이트까지 더하는 청춘들,

   새벽같이 일어나 야근에 회식까지, 몸을 불태운 직장인들,

   회사에서 눈치 보고 집에서도 대우받지 못하는 중년들,

   젊은이들 위주의 시스템에서 하루하루 눈칫밥 먹는 노인들,

   장애를 이겨내기 위해 힘겹게 지하철에 오른 장애인들,

   사람들이 기피하는 걸 알면서도 물건을 팔아야만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간신히 귀갓길에 오른 너와 나와 우리들.

   우리 중 누가 가장 약자일까. 누구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까. 지하철을 타고 하루를 견디는, 우리 모두 약한 사람들 아닐까.

   힘들었던 오늘 하루, 지하철에서만이라도 편히 쉬고 싶다면 그냥 조용히 눈을 감아보는 건 어떨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는 죄책감은 잠시 미뤄두고 말이다. (40쪽)


   그리고 오랫동안 블로그를 통해 글을 써온 분들이라면 분명 이런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과거의 내가 참 기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칭찬 대신 반성을 해야 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과거에 자기가 쓴 글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그땐 내가 어렸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본인이 얼마나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는가의 척도로 삼아야 하는 것 아닐까.

  만약 과거의 글을 보면서 '예전엔 내가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했지'라고 감탄한다면, 틀림없이 글을 쓴 이후의 삶에서 별로 나아진 부분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글을 남긴 이후 끊임없이 도전을 계속해 지적 성장을 이루어온 사람만이 과거의 글을 보며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 않을까.

   때로는 내가 부끄럽다고 느끼는 과거 속에 나 자신의 내면적 성장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42쪽)


   『방구석 라디오』는 흔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로, 무언가를 자랑하거나 독려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질 뿐입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SNS의 페이지를 하나씩 내리다 보면, 나의 지인 또는 지인의 지인들의 특별한 사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해외여행, 맛집에서 먹은 특별한 음식, 신나게 데이트하는 커플 사진 등을 내 생활과 비교하면서 울적해지거나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특별한 날의 특별한 일상이 모여 SNS를 가득 채우는 건데, 나도 모르게 그들의 특별함을 일상이라고 믿게 된다.

   결국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올린 것들인데...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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