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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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에서 느낀 탁월한 공간 묘사력은 인물에게로 향한다.
갈레씨도, 생틸레르도, 갈레의 부인 오로르도, 갈레씨 아들 앙리도, 그리고 그의 정부도...
거기에 군경관이나 뫼르스 같은 검사관이나 세관원 등등에 대한 묘사는
그 각각의 개성이, 개성을 넘어 정형화에까지 이르겠다 싶을 정도로 예리하다. 
매그레의 혼돈과 답답함을 읽는 내내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막판 그의 결론은 역으로 어찌나 명쾌하던지... 

물질적인 단서들을 모아놓았을 때 사실들이 단순해지기는커녕 오히려 흐릿해진다면, 그것은 그 단서들이 조작되었다는 뜻이지. - 225 

신분과 관련된 강력한 아이러니로 역시 강력한 반전을 꾀한, 문학성마저 엿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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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폴리앵에 지다 매그레 시리즈 3
조르주 심농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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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인가 하지만 실은 인물의 성격이 찾아낸 사건.
젊어서 치기어린 시절의 범죄가 그들 7인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갔는지,
현재를 통해 과거를 되짚어 가는데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현재다.
과거는 현재를 지배하고 현재의 직조를 통해 미래를 또한 만들어내는.

이런 구성을 그동안 영화에서 많이 보았다.
때로는 뻔했으며 때로는 흥미로웠다.
이 구성법의 진화는 메멘토와 유주얼 서스펙트로 진화했다.
그 완벽한 시초인가 싶을 정도로 빈틈없고 박진감이 넘친다.

내용도 역시 수없이 변주되어 온 것이고
어쩌지 못하고 언제나 젊음이란 치기로 점철된,
무척 죄많은 시절일 수 있음을 경계한다고나 할까.
또한 그 시절이란 결코 지울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임을 경고하는.  

이 작가가 이 나라에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이미 알아버린 이야기...

결말은 아주 자유롭다.
헐리우드가 벗어나지 못하는, 인지상정의 심연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오히려 아주 인간답다.
악인도 악인 나름이랄까..
영화 <13자메티>가 구현한,
살인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현대적 극의 법칙을 간단히 뛰어넘는 매그레의 용기와 결단... 이란
CSI도 크마도 벗어나지 못한 수사물의 룰을 극복하는 남다른 휴머니티가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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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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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한 공간이 무대여서일까.
공간의 묘사가 탁월하다.
해안, 부두, 싸구려술집, 고급호텔, 기차역, 프랑스 곳곳의 거리들.
바다 내음과 생선비린내, 코를 찌르는 심야술집의 악취, 오래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부둣가의 독특하고 사소한 소리들,
고급호텔 대리석 바닥의 질감까지 느끼게 하는 구둣소리 등등..
왜 작가들이 한사코 칭찬을 했는지 이해된다.
공간의 묘사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확실히 보여준다.
 
인물의 성격 역시, 그가 자라온 내력을 어느 것도 간과하지 않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
영화로는 표현하지 못할 소설적 디테일이 이렇게 강한 대중소설은 그야말로 오랜만이다. 

이사하면서 책을 500권도 넘게 버린 것 같다.
버리면서 다시는 책을 수집하지 않겠다 했는데 심농의 소설들은 가지고 싶다.
한동안 이 욕구와 전쟁을 치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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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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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읽고 있는 중이다.
가족이 둘러 앉아 저녁을 먹으며
하루는 기부금 입학제에 대한 자유주의과 공리주의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또 어느 하루는 다섯사람을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을 죽여도 되는가에 대해...
자신의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확인해 가며
우리 부부와 대학생,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저녁식탁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상당히 흥미진진한 나날이다.
작년에 우리 가족은 R.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만들어진 신>으로 그런 시간을 가졌다.

이 <정의란 무엇인가>가 요즘 베스트셀러라는 기사를 읽었다.
뭔가 아주 훈훈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 우리 사회가 점점 시민사회로 가고 있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책을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믿음직한가 말이지...
냄비처럼 트렌드에 들끓지 않고, 깊은 사유와 통찰이 깃든, '입장'을 지닌 시민들이 되어가는 거란 말이지.  
좀더 괜찮은 사회가 되어가는 거야, 이건. 뭐 그런 생각. 
옛날, 바캉스 중인 프랑스의 해변에
당시 막 출간된 따끈따끈한 <말과 사물>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말과 사물>의 난해함에 결국 끝까지 읽어내지 못한 내 경험에 비추어
프랑스사람들에게 내 나름의 경이를 품을 수밖에 없었는데
올 여름에는 우리나라 해변에 그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좀 민망하지만 즐거운 상상을 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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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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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대상을 50여년간 따라가며 그의 생애를 탐구하는
성인발달의 독보적인 전향적 연구서이다.
그동안 발달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려면 인간의 발달심리에 대한 학문적 베이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내가 애독하는 발달심리학 책은 아래 중앙적성출판부에서 나온 것이다.  

발달의 이론 - 인간발달복지연구소씨리즈 3 

대학 다닐 때 이 책이 부교재였고, 그때는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아이를 낳을 때가 되어서 이 책의 필요성이 느껴졌고 내가 번 돈으로 사다가 다시 읽었다.
요즘 나오는 이 분야 책들이 많이 있음을 알지만
내게는 여전히 이 책이 가장 읽기 좋고 편하다.
이 책을 기본으로 아이가 자라나는 대로
유아발달, 아동발달, 청소년발달 관계서적들을 찾아다 읽어가며
아이를 키우고 동시에 나 자신을 격려해왔다.
각론은 물론 개론이 철저하게 기반한 가운데 읽었다. 

하지만 발달심리학 읽기는 거기까지다.
성인발달 관련한 서적은 질적 양적으로 정말 다양한데도
책 각개가 일부 학문적 치우침이 과해 이런 건 학자나 읽지 싶은 내용이고
그 외의 대부분은 그 객관성과 보편성을 동의하기가 힘든
성공학이나 종교, 때로는 사이비가 분명한 힐링에 치우쳐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것들보다는 좀더 감성적이고 통찰의 섬광이 빛나는 문학을 곁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학도 길어야 인간의 50세까지만을 할당하는 분야이다.
50세 이후의 삶에 대해 문학의 보편적인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대개의 저자가 자기 나이 50세 이전에, 그저 상상에 불과한 노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이래저래 내게로 다가오는 노년에 대한 공포감을 키워오던 차였다. 

<행복의 조건>은
인간에게 어떤 노년이 있는지, 어떤 노년이 가능한지,
노년이 과연 행복할 수 있는지, 그 행복이란 무엇인지,
에릭 에릭슨의 발달과업 8단계이론을 바탕으로
1910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광범위한 동일 대상들의 전향적연구를 통해
인간 행복의 조건을 탐구한다.  

예상 외로 공자의 어구가 등장하여 연구 결과 전체를 그야말로 관통해 버리는
통쾌함마저 들어 있어서 읽는 동안 유쾌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고, 다행히도 그를 증명하여
삶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얻게 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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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이 책이 부교재였고, 그때는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아이를 낳을 때가 되어서 이 책의 필요성이 느껴졌고 내가 번 돈으로 사다가 다시 읽었다.

요즘 나오는 이 분야 책들이 많이 있음을 알지만

내게는 여전히 이 책이 가장 읽기 좋고 편하다.

이 책을 기본으로 아이가 자라나는 대로

유아발달, 아동발달, 청소년발달 관계서적들을 찾아다 읽어가며

아이를 키우고 동시에 나 자신을 격려해왔다.

각론은 물론 개론이 철저하게 기반한 가운데 읽었다.

 

하지만 발달심리학 읽기는 거기까지다.

성인발달 관련한 서적은 질적 양적으로 정말 다양한데도

책 각개가 일부 학문적 치우침이 과해 이런 건 학자나 읽지 싶은 내용이고

그 외의 대부분은 그 객관성과 보편성을 동의하기가 힘든

성공학이나 종교, 때로는 사이비가 분명한 힐링에 치우쳐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것들보다는 좀더 감성적이고 통찰의 섬광이 빛나는 문학을 곁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학도 길어야 인간의 50세까지만을 할당하는 분야이다.

50세 이후의 삶에 대해 문학의 보편적인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대개의 저자가 자기 나이 50세 이전에, 그저 상상에 불과한 노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이래저래 내게로 다가오는 노년에 대한 공포감을 키워오던 차였다.

 

지금 읽고 있는 <행복의 조건>은

인간에게 어떤 노년이 있는지, 어떤 노년이 가능한지,

노년이 과연 행복할 수 있는지, 그 행복이란 무엇인지,

에릭 에릭슨의 발달과업 8단계이론을 바탕으로

1910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광범위한 동일 대상들의 전향적연구를 통해

인간 행복의 조건을 탐구한다. 

 

예상 외로 공자의 어구가 등장하여 연구 결과 전체를 그야말로 관통해 버리는

통쾌함마저 들어 있어서 읽는 동안 유쾌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고, 다행히도 그를 증명하여

삶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얻게 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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