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 시대 천재 소년 우가
레이먼드 브릭스 글 그림, 미루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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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고, 이렇게 웃은 것은 <곰사냥을 떠나자>이후에 처음이다. 

10살 아들과 6살 딸이 웃어 죽는다. 

"엄마, 돌로 옷을 만들었데. 이불도 돌이야. 깔려 죽겠다." 

하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진지하기만 하다.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엄마의 눈빛과 행동은 우가와 아빠의 온 몸을 얼어붙게 한다. 

우가는 다양한 생각들을 해 낸다. 옷이나 이불을 조금 부드러운 것으로 하면 어떨까. 음식은 불에 익혀먹으면 어떨까. 하지만 이런 우가의 생각들은 엄마와 아빠에 의해 무참히 좌절당한다. 아빠와 우연히 짐승의 털로 옷을 만들려고 하지만 잇는 것이 안되어 포기하게 되고, 우가도 그런 아빠와 엄마와 비슷하게 그냥 그냥에 나이 들어 어른이 되어 버린다. 여전히 돌 옷을 입고 말이다. 

어른들이 가르치는 고정관념, 관습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재미나고 멋진 동화책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게 석기시대 입장으로 서술했는지 모르겠다. 

마치 베르나르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에 나오는 우주인이 지구인을 관찰할 때 몇 시간씩 텔레비전만 보며 꼼짝않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던 것처럼 시선을 달리해서 보면 정말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옷이나 이불, 집, 음식들이 너무나 다양하지만 그런 것들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정말로 많은 시행착오와 창의적인 생각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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