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밤을 날아서 카르페디엠 23
벤 마이켈슨 지음, 문세원 옮김 / 양철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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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과테말라에서 있었던 내전, 양민학살이야기를 한 남매의 이야기로 형상화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광주항쟁이야기도 생각나고, 노근리 사건도 생각나고,베트남 이야기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였다. 

제목만 보아서는 저녁무렵의 이야기인가 꿈과 희망이 넘쳐날 것같은 이야기일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 소설에서 붉은 색은 전쟁,살생,죽음을 나타내는 색이었다. 

게릴라 군과 군인들 사이의 전쟁에서 군인들은 부자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했다. 땅의 소유권을 뺴앗고 모든 사람을 죽인다. 주인공 12살 산티아고는 5살짜리 막내 동생 안젤리나와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여러가지 위험한 고비를 지나 겨우겨우 삼촌이 만들어 놓은 작은 카유코(배)를 타고 유키탄 해협을 건너 미국으로 가는 내용이다. 23일간이나 험한 파도와 파고와 싸우며 배고픔과 지루함과 두려움과 싸우면서 미국에 도착한다. 

"넌 정말 용감한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너희를 위해 기도하마. 부디 무사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가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곳에 무사히 도착해서 도스 비아스에 일어난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리기를 진심으로 바라마." 

과테말라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어서 희망을 찾아 5살 여동생과 험한 항해를 시작한다. 어린 동생을 어르고 달래고 보살피는 모습은 영화 <천국의 아이들>이나 <마음이>를 떠오르게 했다. 또 바다와 싸우고 고기를 잡고 항해하는 모습은 <노인과 바다>를 떠오르게도 했다. 

어렵게 어렵게 정말 미국이란 곳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게 되고 도스 비아스에서 있었던 학살 사건을 이야기하고 소설은 행복하게 끝난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의문이 생긴다. 정말 미국이 희망일까? 1980년대, 1990년대에는 희망이었을까?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세계여러나라의 사람들이 미국을 찾았는데 그들이 정말 행복해졌을까? 미국은 정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을까? 궁금하다. 마지막 역자의 말에서처럼 전쟁을 조작하고 조장하는 것이 미국이 아니었을까? 무기를 팔고 힘을 강조하는 나라가 미국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이 인형처러 다쳤지만 바다는 우리를 부서뜨릴 수 없어. 우리는 이 작은 카유코처럼 강하더든." 

아무리 거대한 힘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좌절과 시련을 주어도 우리는 아주 작은 힘으로 영차영차 이겨낸다. 작은 승리의 감동을 늘 경험한다. 평범한 인물들의 살아남기의 놀이는 늘 눈물겹다. 

재상영이 결정되었다는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이라는 학생들과 함께 보고, 이런 전쟁관련 작품들을 함께 읽으면 좋은 독서토론거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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