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조각달
로즈메리 웰스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바람과 함꼐 사라지다>의 배경과 유사하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한 여성의 성장과 성숙, 가능성을 중심 내용으로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는 사랑,시기, 질투의 화신이었다.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고 긴장되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인디아는 나이는 어리지만 굉장히 성숙하고 마음이 따뜻하다. 인디아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에서도 감동을 받았다. 그녀에게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모든 상황에서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는 신분이 낮지만 아버지 행동으로 은혜를 받게 되고 어려움 없이 자라게 된다.  

남북전쟁의 시작분위기에서도 가족의 보살핌을 받게 되고 전쟁상황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 미래의 대한 꿈을 잊지 않는다. 인간성을 상실해하는 잔혹한 전쟁 속에서도 인간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읽는 내내 모든 문제를 인간적으로 해결하는 인디아의 마음이 따뜻해서 감동을 받았다. 적군을 보살피고 보호하고 치료하는 모습이 마치 천사와 같았다. 15,16살의 나이에 깨닫게 되는 사람의 감정도 정말 섬세하고 애틋하게 표현되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식물들이 내뿜는 따뜻한 숨결 때문에, 풍성한 공기가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에모리와 나 사이를 말없이 오갔다. 그것은 내 몸의 모든 혈관을 전기처럼 관통했다. 이게 뭔지 나는 그 이름을 배우지 못했다. 사람 사이에 이런 일이 날 수 있다고 내게 말해 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물과 금을 구별하는 것만큼이나 간단했다.

 

아픈 아버지를 찾으러간 전장에서 처참한 시신을 보게 되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불빛도 보게 된다. 참혹한 장면이었지만 그 장면을 잊지 않고 전쟁의 참극을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전쟁이란 한번 시작하면 어리석은 에너지가 생겨, 인디아, 스스로 쿵쿵 뛰는 심정을 갖게 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투를 하다 보면, 어떤 이유든 모조리 묵살해 버리는 분노 때문에 전쟁에는 생명력 같은 게 생겨. 내가 보기에 이 전쟁은 지옥에서 펄펄 끓는 용암처럼 치솟고 있어. 

인디아는 전쟁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고 달라지는 세계속에서 자유롭고 씩씩하게 살 것을 다짐한다. 

전 엄마가 말하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아요. 엄마는 열여섯살 때부터 고래수염으로 만든 코르셋을 입었어요. 여자들은 다 그래요. 전 그러지 않을 거예요. 

여자도 공부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연구하는 삶을 살고자한다.전쟁이 지나고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에모리와 인디아의 모습이 희망적이라서 좋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주저앉아 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새롭게 나아가는 모습이 가슴을 꿈틀꿈틀하게 한다. 

전반부를 읽을 떄는 배경이나 인물들의 내용이 파악되지 않아서 오래 걸리고 천천히 읽었는데 중간을 지나고 나서는 재미나게 읽었다. 전쟁의 상황이 굉장히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남군과 북군을 오고가는 상황, 전쟁 상황에 따라 위태로워지는 베리빌의 모습, 사람들의 생사확인, 질병,전장 상황이 유기적으로 서술되었다. 한 사람을 전혀 다르게 설명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같은 사람이 애국자가 되기도 하고 매국노가 되기도 하는 상황이 마음 아팠다. 사람을 죽이고 사람이 죽는 상황도 비극적으로 그려져서 전쟁의 참혹함이 절절히 느껴졌다. 우리나라 6.25전쟁을 다룬 작품과 함께 읽고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다. 

최인훈의 <광장>, 하근찬의 <수난이대>, 이범선의 <오발탄>,오상원의 <유예>등도 주제 연관성을 갖는다. 또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토토의 눈물>이나 한비야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아이들의 전쟁일기 <빼앗긴 내일>같은 책도 함께 읽으면 더 폭넓은 감상이 될 것 같다. 

상처없이 크는 나무가 없다고 한다. 상처없는 성장은 없는 모양이다. 혼자만 아프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차분히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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