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굴 가이드
김미월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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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문학광장 사이트를 좋아한다. 다양한 콘텐츠와 다양한 이벤트, 자료, 플래쉬 문학집배원 등등 내용이 알차고 볼거리가 많아서 자주 들른다. 그 사이트에서 하는 이벤트가 있다. 11월부터 12월까지 <2000년대 우리문학 속 불안한 청춘들>이라는 동영상을 보고 그 동영상에 대한 감상을 댓글로 올리는 이벤트이다. 그 동영상에서 김미월이라는 작가와 이 책을 처음 보았다. 

처음 김미월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얼굴을 보고 순간 얼어버렸다. 

어! 어디서 보았던 사람인데...1996년인가 97년 2월 대학 신입생오리엔테이션에서 보았던 후배였다. 정말 실명으로 작품을 쓰는구나! 그떄의 모습이 그대로구나1 생각했다. 10년전에도 정말 눈에 띄는 귀엽고 깜찍한 외모였는데 지금도 여전했다.어디 설악산인가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갔는데 오고 가는 버스안에서 그리고 오리엔테이션 장소에서도 독특한 행동을 많이 했다. 끝도 없이 상황에 맞는 가요를 불러댔고, 과자나 어떤 물건의 재료를 모두 읽고 분석하며 신기해했다. 정말 밝고 명랑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는 바쁜 일정에 쫒겨 잘 몰랐는데 우리 학교는 다니다 말고 다시 편입을 했는지, 다시 시험을 보았는지, 고려대를 나오고, 서울예술대학을 간 모양이다.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정말 소설가가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녀가 촉망받는 2000년대 대표 젊은 작가가 되고 소설집이 나오고 동화를 번역하는 일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책을 사서 읽고 감탄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청춘들이 모두 자신들만의 낙원에서 살고 있다.  

옥상의 정원, 컴퓨터 게임 속,  pc방, 불안한 가정, 동굴같은 고시원, 과거의 불행한 사건 안, 골방 등등에서 살고 있다.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차단하고 극소수의 사람과만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그 관계도 그다지 윤택하지 않다. 대부분 일그러져 있다. 

엄마가 없고 새엄마가 들어왔는데 아빠가 그 새엄마의 딸을 밤마다 성추행을 하고 

엄마, 아빠가 둘다 없거나, 엄마가 옆집아저씨와 재혼을 헀는데 그 사람은 어린 시절 나를 성추행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나도 버스에서 다른 사람들을 성추행한다. 충격적이지 않은가? 

주인공들은 가족이 없거나 직업이 없거나 집이 없거나 친구가 없다. 무언가 불충분한 조건속에서 힘들어하고 나름대로의 비상구를 찾지만 불안불안하다. 

경제위기, 10년이 넘은 불황 속에서 힘들어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소설속에 여실히 나타난다. 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되지 못하고 최소의 기본권이 보호되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청춘들은 모두 속으로 병들어간다. 마치 유통기한을 고쳐쓴 깡통 통조림처럼 청춘이라는 숫자인 나이는 허망하다. 그들에게 정말로 활기차고 생동하는 청춘을 주기 위해 사회가 힘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에게 직업을 주고 가능성을 주어야 한다.

20대의 88만원 세대에 이어 '10대는 44만원 세대'라는 뉴스는 본 적이 있다. 최저임금도 맞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무슨 희망을 찾겠는가.한달동안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도 44만원정도밖에 받지 못하고 성추행을 당하고도 말도 못하는 학생들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고시원에서 밤을 새우며 공부를 해도,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할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실직한 가정이라는 어디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 않은가? 

그녀의 주인공들이 찾은 비상구보다 좀더 궁극적이고 이상적인 해결방법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녀의 소설은 현실을 직시하는 날카로운 작품이다. 그녀가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pc방에서 신시아라는 게임을 하고 힘든 상황을 견뎌내고 작품을 쎴을 것을 생각하니 기특하기만 하다. 김미월 작가님, 다음 작품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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