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모가 사라졌다 - 2003년 제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20
공지희 지음, 오상 그림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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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서술자 '나'와 친구 영모의 우정과  아픈 상처가 나타난다.  

영모는 아버지의 통제적이고 강압적인 양육과 지도로 늘 힘들어한다.  

그래서 한번도 크게 웃지 않고 친구도 잘 사귀지 못할 만큼 내성적이다.  

영모는 그럭저럭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만 아버지의 체벌과 험담, 무한한 기대가 늘 부담스럽다. 

그러다가 고양이가 일러준 라온제나라는 새로운 세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 곳에서 시간을  거꾸로 살게 된다.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와  비슷한 줄거리가 나온다. <벤자민000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봄에는 영모가 할아버지가 되어 손녀를 보살피고 산다.  

여름에는 영모가 더 열심히 살고 싶어서 젊어지고, 소녀도 아가씨가 된다. 

가을에는 영모가 다시 친구와 놀고 싶어져서 소년으로 돌아가고 아가씨는 할머니가 된다.  

그 새로운 세상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의 눈물 섞인 호소를 듣고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한다. 

라온제나는 화해의 공간이다. 시간이 빨리 흐르고 마음이 즐거워지는 공간이다. 

마치 비밀의 화원을 가듯, 신비한 미로를 찾아가듯 고양이를 따라가서 만나게 되는 공간이다. 라온제나에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공간을 접한다. 

동화에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두 공간이 공존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어른들을 따끔하게 질타하고, 상처 받은 어린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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