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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인형의 집 ㅣ 푸른숲 작은 나무 14
김향이 지음, 한호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인형의 집으로 놀러가보자. 상처받은 인형, 버려진 인형,주인없는 인형들의 아픈 사연을 들어보자.
예전에 <토이스토리>라는 만화영화를 본 적이 있다.
망가지고 싫증나서 주인에게 버림 받은 장난감들이 모여서 옛 주인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다룬 작품이다.
그 작품을 보면서 인간들이 정말 장난감들에게 너무 심하구나 반성했었다.
그리고 모든 물건을 소중히 다루어야겠다고도 생각했다.
또 그런 작품을 만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감동을 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입장을 바꾸어서 상상해서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 작품도 놀랍다.
처음 작품을 읽으면서는 이것이 한국작품이 맞나 몇 번이가 확인했다.
작가도 한국 사람이고 작품 분류도 810 한국작품으로 되어 있는데
나오는 인물들이 존, 릴리, 셜리 템플, 골동품 가게, 인형수선병원 등등 이국적이었다.
그림이나 책 편집 기법도 기존의 작품들과는 많이 달랐다.
재생용지를 쓴 것 같은 누런 종이에 연필이나 펜으로 그린 듯한 세밀화들도 한국동화에서는 보기 드문 것들이었다.
그런데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뒤에 나온 책 속의 책 부록을 읽어 보고 나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작가의 또 다른 취미가 인형 모으고 만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모은 인형들에게 사연을 뽑아 내여 동화를 만든 것이다.
많은 인형이 등장하고 그 인형들의 많은 상처와 고통의 삶이 나타난다.
미국으로 팔려간 예쁜 각시 인형 이쁜이, 한국 입양아의 친구였던 존, 그리고 노예소녀의 동반자였던 릴리, 마지막으로 주인공 셜리 템플이야기가 나온다.
인형들이 밤 12시가 되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벌거숭이는 처음에 인형의 집에서 왕따를 당한다. 왜냐면 온몸이 상처투성이이고 옷도 입지 않았기 떄문이다. 벌거숭이도 너무 창피해서 벙어리처럼 행동한다. 그런데 다른 인형들의 아픈 상처를 듣고 이해하고 또 인형 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겉으로 드러난 상처도 치료하고 예쁜 옷도 입게 되고 비로소 친구들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주인에게 사랑 받았으나 고양이에게 앙심을 사서 찢겨지게 되고 온갖 고생을 하고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고백을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릴리이야기이다.
릴리는 자신의 주인 주릴리가 험난한 길을 지나 자유의 땅으로 가도록 옆에서 도와주고서 자신이 모든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지금이라도 누군가 힘든 일을 겪게 된다면 주저 없이 따라나설 거야.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난 괜찮아.여기까지 오는 동안 숱한 일을 겪었지만 잘 견뎌 냈거든.주릴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운 덕분이야.
김향이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 이 작품도 우리 주변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보듬어주고 힘을 준다. 고통을 이겨내면서 또 다른 고통에 대해 면역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책도 내 삶에 있어서 고통을 견디는 좋은 예방접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