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애 사계절 1318 문고 46
김종광 지음 / 사계절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청라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옴니버스 구성이다. 다른 듯하지만 모두 연결되는 이야기들이다.

농민이와 미순이의 사랑은 김유정의 <동백꽃>과 유사한 계급 문제가 들어간다. 마름의 딸과 빈농 아들의 사랑이다. 

순영과 천재의 사랑은  주요한의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중심 소재였던 삶은 계란이 나온다.그리고 김소월 시집도 나오고, <학원>이라는 잡지도 나온다. 천재는 순영이의 아빠 밑에서 일하던 인부였는데, 순영이에게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순영이가 선물한 잡지<학원>을 보고 오히려 서울 바람이 들어 순영을 잊고 떠나버린다. 

고운이와 용감이의 사랑은 안쓰럽다.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공장에서 밤샘 작업을 하고 추석때 기차타고 귀향하는 길이 나온다.용감이의 고운이의 대한 따뜻한 눈길이 느껴진다. 

미해를 가운데 두고 곰탱이와 기열이의 삼각관계도 애틋하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말도 못하면서 편지만 써대는 곰탱이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늘 함꼐하는 기열이가 더 맘에 든다. 그래서 이름도 곰탱이인가보다. 

제석이와 정애의 사랑도 피식 웃음이 난다. 수해를 입고 초등학교 강당에 있으면서도 딸딸이를 생각하는 남자 녀석이 안쓰럽다. 

상큼이와 배천이의 사랑은 사회문제를 담고 있다. 상큼이는 부모 없이 언니의 도움으로 상업계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신문배달을 한다. 같이 배달을 하는 배천이가 상큼이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지만 거절한다. 

그런 네가 왜 나처럼 아무것도 아닌 애한테 이러는지 모르겠어.게다가 나 고아인 것 너도 알잖아?  언니가 열두 시간씩 공장 다니면서 번 돈으로 학교 다니는 신세 편한 년이라고... 

싫어하는 게 아냐.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거야. 난 누구한테도 신세지고 싶지 않고, 누구에게 마음 주기도 싫어. 난 외롭게 살아갈 거야. 그게 내 숙명이라고 생각해. 

판돈이와 규숙의 사랑은 마지막이 정말 웃기다. 몇년동안 좋아하던 규숙누나를 만나는데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옆의 다른 남자에 기대어 졸았다고 완전 삐침이다. 데모이고 운동권학생이고, 문예왈동이고 다 소용없다. 그냥 판돈이에게 기대지 않고 다른 남자에게 기댄 것으로 정이 멀리 도망간다.

무현이와 초해의 사랑은 영화같다. 무현이가 초해를 사랑하다고 고백하지만 초해의 남자친구가 무서운 조폭의 넘버 몇 쯤 되는 사람이라서 초해가 감히 무현이의 고백을 받아주지 못한다. 그리고는 끝에서 물씬하게 맞아서 초해가 위로한다. 청소년의 사랑으로 보기에는 조금 무겁고 약간은 어색하다. 

백수와 낙미의 사랑도 영화에서 본 듯한 분위기이다. 권상우와 김하늘이 나왔던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비슷하다. 친구처럼 선생님처럼 지내다가 어렴풋하게 끝난다.  

읽는내내 혼자 많이 웃었다. 성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아직 몰라서 결정된 것이 없어서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모두모두 밝고 순수하다. 그래서 아름답다. 

표지 그림이 너무 도발적이다. 여학생은 당당하고 남학생은 이제 이 여학생이랑 사귀는 일이 무척 힘들어보인다. 밖에서 구경하는 아이들의 표정도 웃기다. 종이 질이나 그림들이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하다.

 심각하지 않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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