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처럼 살아요 - 효재 에세이
이효재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효재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녀의 이름으로 말이다. 디자이너도 회사사장도 아닌 아줌마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가정 살림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 누가 자신처럼 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매일매일 해야하는 빨래나 설거지, 음식장만 등등으로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효재는 마치 모델처럼 사진이 100장에 가깝게 나오고 자신의 아기자기한 솜씨를 선보인다. 작은 인형 옷을 손뜨개로 뜨고, 보자기로 곽휴지를 싸서 선물을 한다. 그리고 푸성귀를 심고 가꾸고 요리로 만든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선물 부분이다. 

봄에는 직접 수놓은 행주를, 여름에는 부채를 또 다른 날에는 나물, 호박, 무말랭이,고춧잎, 무청 시래기를 선물하고 그것도 없으면 휴지를 아주 예쁜 보자기로 포장하여 정말 특별하게 선물한다. 흔히 하는 꽃이나 케이크가 아니라 그녀만의 색깔이 담긴 것이라서 정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삶이 시처럼 아름답게 포장되어 마음에 든다. 

사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그리고 별나고 무뚝뚝한 남편에 대해 생기지 않은 아이에 대해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슬펐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가장 큰 복이라고 이야기 한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세월을 극복하고 성숙하여 나온 결론이리라. 

그녀의 살림이 수행의 과정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당시는 잠도 안 오던 아픈 일들도 세월이 극복하게 했다. 잊어서가 아니라 시간에 묻혀서가 아니라 세월이 나를 성숙하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