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같은 내인생 일공일삼 55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말괄량이 삐삐처럼 수다스럽고 상상력이 풍부한 레오의 학교 연극 발표와 가족간의 이야기가 나온다.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도 상상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옛 고등학교 친구가 남편의 상사 부인이 되어 굴욕적인 대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걸 참아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갈등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어찌나 웃겼는지 모른다. 참지 못하고 울분을 폭발하는 장면이 먼저 나왔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남편에게 불이익이 될 것같아 실제로는 너무나 태연히 심부름을 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전지현의 시나리오 장면 상상이 정말 재미있었다. 소나기의 장면을 패러디하거나 전지현이 여전사가 싸우는 장면, 사무라이가 나오는 장면 등등 상상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서도 레오의 몽상이 중간중간 나온다. 엉뚱한 상상, 행복한 상상 등등이 물고기 모양으로 그려져서 삽입된다. 

레오가 무언가를 발명해서 상을 타는 장면, 연극 연기를 너무 잘해서 스카웃트 되는 장면 등등 학생들이 하는 귀엽고 깜찍한 상상이 많이 나와서 읽으면서 미소 짓게 한다.

처음 줄거리에서는 온 가족들이 신경질적이고 화를 잘 내고 무언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변덕쟁이 누나, 삶에 찌든 엄마, 아빠, 왕재수 여자아이, 투덜이 고모, 완벽한 고모, 참견을 좋아하는 고모,말없는 삼촌, 늘 출장만 가는 삼촌 등등으로 전형성을 부여한 인물 설정이 많다.

하지만 레오가 아빠의 어린 시절 자서전을 읽으며 로자리아 고모에대해 알게 되고 할머니에게 고모에 대해 듣게 되면서 가족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친구 루비의 동생이야기를 듣게 되고 진심으로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모두 한 두 가지씩 아픔이 있다. 그 아픔과 상처를 감추려고 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래서 그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다. 아버지나 가족들도 그렇고 루비도 그랬다.

그런데 엉뚱한 레오가 질문을 하게 되자 가족들은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하지만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 상처를 드러내면서 스스로 치유가 된다. 그리고 여유를 갖게 된다.

레오의 가족들의 일상적인 행동들이 정말 재밌게 표현되었다. 셋째 럭비경기에 참관하는 장면, 막내 눈치오의 합창 무대 장면도 재밌다.

다행히 들것에 실려 무대를 떠나야 할 만큼 크게 다친 아이는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가운데 한 명이 눈치오였다. 눈치오는 의식을 잃었고 이마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파랑 할머니가 눈치오를 들여다보려다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할머니는 얼른 다시 중심을 잡고, 눈치오의 발을 쓰다듬어 주려고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레오는 할머니가 들것에 올라카려는 줄 알고 잠시 가슴이 철렁했다.


희곡적인 요소를 소설에 표현해서 인물을 이해하고 내용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에 수록된 연극<룸포포의 베란다>도 재미있었다. 당나귀와 꼬부랑 할머니의 역할이 대단하다.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이다.

청소년들에게 가족을 이해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따뜻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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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0-2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샤론 크리치 좋아요.^^
루비 홀러, 바다바다바다, 진짜진짜 좋은 학교~ 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