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개그 유행어중에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가 있다. 웃찾사에서 나온것 같은데... 

우리 사회에 이런 전혀 아닌 모습들이 많다. 

이 소설에서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돼는 사건을 놓고 인간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서술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파렴치한 사건을 두고 온갖 엘리트들이 머리를 짜내어 전혀 다른 사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허물을 감싸기 위해 다른 사람의 치부를 드러내는 더욱 잔인한 행동들 서슴치 않는다. 

안개속의 부정부패한 우리 사회를  훤히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이건 아니잖아 8가지>  

1. 교장, 행정실장,상담교사의 학교 안에서의 상습적인 청각장애우 성폭행 

2. 2건의 학생 사망사고의 단순 사고처리 

3. 불법적인 사립학교 운영 

4. 황변호사의 신들린 변호와 전관예우라는 관행 

5. 솜방망이 판결 

6. 보험 사기단 같은 윤자애의 전치 4주 판단, 학생 30명 고소 

7. 성폭력 가해자 박보현의 복직 

8. 무진 민주화 운동 28주년 기념식과 시위대 탄압 

이런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건앞에서 주인공 강인호와 서유진, 최목사가 펼치는 활동은 정말 감동적이다. 

사건을 확인하고 경찰에 사건 접수하고 교육청에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신청하고, 시청에 신고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 무진시는 귀머거리들만 사는 도시인가? 그래서 시사 프로 방송에 나가고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사건이 수사가 되고 판결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돈이 오고가고 압력이 가해지고 서로의 흡집을 내며 고통스럽게 이어진다. 판결은 솜방망이로 끝나고 가해자가 아무런 변화도 없지만 사건을 비밀로 유지된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향으로 해결이 된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 의해 아이들이 구출되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얻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진실은 지키기 힘들다는 것을 배우게 되고 자신들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꺠닫는다. 적어도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을 갖지 않는다.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 

홀로 서고 더불어 살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우리는 신체의 장애가 없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지도 모른다. 고통으로 울부짖는데 안 들리는 척 눈감아 버린 것은 없는가 반성하게 되었다. 

날 것 그대로의 진실에 대해 불편해 하지말고 거짓말릴레이를 하지 말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확인하고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 책이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우유부단하지만 믿음직스러운 교사 강인호는 송일국이나 김명민정도가 좋을 것 같고, 여자 전사 서유진은 털털한 신은경 정도가 좋은 듯하다. 학생 유리,연두,민수는 진짜 청각장애우를 캐스팅해도 괜찮겠다. 수화를 잘해야 하니까. 이 영화가 정말 영화로 만들어지면 일등으로 달려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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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0-25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만들어도 좋다에 동의해요.
책을 보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것도 힘들겠지만...

오월의바람 2009-10-25 19:5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영화로 나오면 더 파장이 클 것 같아요. 남자들은 모두 정말 짐승인가봐요.발정난 나라라는 말에 섬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