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도시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7편의 단편이 있는데 마치 하나의 이야기인 듯하다.  

소설집이라는 제목도 없다. 다만 <천사들의 도시>라는 제목만 있을 뿐이다. 

아주 옛날에 동명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맥라이언이 나오는 영화였다.<시티오브엔젤>그래서 이 책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한 10년도 넘은 영화인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는 실제로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하지는 않았다. 다만 죽은이의 영혼을 하늘나라로 안내하는 천사 니콜라스가 인간 맥라인언과 사랑을 하면서 천사이기를 거부하고 인간이기를 원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천사의 날개를 거부하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 아주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는 장면잉 있었던 것 같다.비현실적이지만 사랑의 위대함을 나타낸 작품이었다. 

 영화<수호천사>, <타락천사>, <베를린 천사의 시>,<천사와 악마> 그리고 책 <천사들의 제국>, <천사들의 행진>, <천사들의 합창>, <천사들의 전설>, <천사들의 노래>등등이 모두 천사라는 이미지를 통해 작품을 구현한다. 천사는 때로는 정말 아름답고 순수한 존재를 나타내기도 하고 반어적으로 가장 나쁜 악랄한 존재를 나타내기도 한다. 타락한 천사와 천사인줄 알았던 신자가 알고 보니 악마 였다는 설정이 비슷하다. <천사들의 합창>,<천사들의 행진>에서는 순수한 아이들을 천사에 비유했다. 

이 소설에서도 비현실적인 도시의 여러가지 인간 모습이 나온다. 그들은 어떤 천사의 모습일까? 타락천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도시의 경계 바깥에서 거인들이 숨을 불어넣으면 음습한 바람이 불고 천상의 구름에는 신들이 주사위 놀이를 하며 태어날 생명과 죽어가는 운명들을 점치는 도시

 
   

<천사들의 도시>에서 19살 너가 말한 천사들의 도시는 그곳이 아니었다. 로스엔젤레스. 도시 이름에 엔젤이 들어간다. 

5살때 입양된 너는 19살에 한국에 와서 친부모를 찾다가 한국어 강사인 나에게 한국어 수업을 듣게 된다. 너는 나에게 모성애 같은 것은 느끼고 의지하려하지만 나는 그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다. 대마초 사건과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날 우리는 본명 비겁했다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를 가장한 침묵이 아니라 만지면 느낄 수 있는 체온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모른 체하고 있었다고. 우리는 비검함의 대가로 서로를 깊이 헤아리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타인의 지옥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얻었던 거라고

 
   

 

사랑에서 오는 불편함, 거리낌이 두려워 편리함을 택했다. 여러가지 불편함때문에 끝내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너는 정말 천사들의 도시인 로스엔젤레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을 이루고 산다.그리고 나에게 편지를 보낸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너에게 답장을 보내지 못한다. 

   
 

 친애하는 댄. 아마도 나는 이렇게 쓰고 싶었을 것이다. 너를 만나는 동안 나는 다섯 살의 너를 여러번 보았노라고. 종종 미국 시골의 전형적인 목재 테라스에 앉아 끝없이 이어진 옥수수밭을 건너다보며 천사들의 도시를 상상했노라고. 할 수만 있다면 너를 따라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노라고.그것만이 그것만은 언제나 진심이었노라고.(32쪽)

 
   
댄은 한국인이면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이다. 19살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는 고향도, 부모도 언어도 모른다. 그에게 있어서 나는 단순한 언어 선생이 아니라 한국의 표본이 되었어야 했는데 나는 나이차이, 문화차이, 여러가지 문제를 생각해 그를 쉽게 떠나보낸다.정착하지 못했던 댄은 미국속의 한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정착한다. 그에게는 그가 입양된 미네소타보다 그것이 더 편안했을 것이다. 그는 자살하지도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보다는 행복할 것이다. 미네소타의 노인들이 이야기한 자살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천사들의 도시에 살고 있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 비현실적인 도시에서 아직도 사랑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2)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