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지 않겠다 창비청소년문학 15
공선옥 지음 / 창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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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걷히니 모든 것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 나는 뛸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부끄러운가. 그러나 부끄러움의 정체를 나는 굳이 알아보고 싶지는 않았다.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뛰는 것뿐.아침 햇살이 마악 퍼지기 시작하는 세상 속으로 나는 달려 나갔다.그러면서 가만히 읊조렸다. 강가에 앉은 남자의 말을.
나.는.죽.지.않.겠.다.-34쪽

내가 내 외로움 때문에 울 때는 아직 그가 덜 컸다는 증거고 나와 상관없는 남의 외로움 때문에 울 수 있다면 이미 그가 다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다.-64쪽

그럼 스무살도 되기 전에 나를 낳은 엄마도 저질이었던가. 그치만 엄마는 나를 키우기 위해 아빠의 도움도 받지 않고 그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가. 내 앞에서 술을 먹고 울거나 할머니와 가끔 다투는 것만 빼고 엄마는 나와 할머니와 이루고 있는 가정의 가장 노릇을 충실히 해 왔고 내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엄마가 되기 우해 나름으로 애썼다는 걸 내가 안다. 나는 민박집 벽에 붙은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용기를 내어 거울에 입김을 불었따. 뿌예진 자리에 손가락으로 글을 썼다.
윤경자 엄마 사랑해-148쪽

바닷물은 따뜻했다. 건용이 울음소리도 따뜻했다.나는 힘차게 바닷물 속으로 자맥질해 들어갔다.가끔은 술을 먹고 울기도 하지만,또 툭툭 일이나 씩씩하게 살아온 엄마처럼 두려움 없이.-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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