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똥깅이라고 부르는 민물게는 절대 잡지 않았다. 그게 바로 내 별명이었으니까. 깅이는 사투리로 바닷게인데, 아이들이 내 이름을 줄이고 비틀어서 깅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고약스럽게도 깅이가 때때로 똥깅이로 둔갑하여 나를 약 오르게 하곤 했다. 똥깅이는 그 냇가에 뿔뿔 기어다니는 민물게로 축축한 픍 구멍에 살아 색깔이 칙칙하고 다리에 털이 숭숭숭 돋아 모양이 흉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먹을 게 못된다고 그렇게 불렀던 모양이다. 혹자는 곡식이 모자라면 그런 거라도 먹으면 좀 나을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흉하게 생긴 민물게 말고도, 동네 바로 아래 바닷가에 가면 지천으로널린 것이 바닷게이고 고둥이었다.-65쪽
어쨌거나 돼지는 측간을 깨끗이 청소해주고, 좋은 거름을 줄뿐만 아니라 고기 맛도 유별나게 좋아서 아주 소중한 가축이었다. 고기 맛이 좋은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인분으로 키웠기 때문이다. 비계가 적어 졸깃졸깃하고 맛이 짙었는데, 그 특이한 감칠맛을 먹어본 사람은 아직도 혀끝에 기억하고 있을 ㄱ서이다.물론 배고픈 시절의 입맛이라 더욱 그랬으리라. -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