렝켄의 비밀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베른하르트 오버디에크 그림 / 보물창고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에서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림도 많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잊지 않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렝켄의 비밀>이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었다. 그래서 단편 중에서 이 작품만 빼고 읽었다. 

미하엘 엔데의 동화작품집이라서 짧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나는 것이 주인공들의 별명과 이름들이다. 온갖 동물들이 나오는데 하나하나의 인물들에게 별명을 지어 부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작가가 얼마나 인물에 대해 애착을 갖는지 알 수 있었다. 

끈기최고 트랑퀼라 거북이, 프란치스카 프라게차익헨 요정, 세 명의 마법사(보르스텐빈더, 지벤 질린더, 바스두니히트마인스트), 고집불통 노르베르트라는 코뿔소, 뻣뻣한 털 베르톨르라는 산돼지,코쟁이 아이다, 무시무시 리차드, 황새 진흙송곳 오이제비우스, 하이에나 능글능글 그렛첸,다람쥐 폴짝폴짝 헤르쿨레스, 영양 겁쟁이 돌로레스,족집게 칼켄 등등 인물들의 특징이 이름속에 다 들어 있다. 

특히 끈기 최고 거북이는 가장 마음에 든다. 얼마나 끈기가 있던지 끝내 자신이 계획한 일을 해내고야 만다. "거봐, 그동안 내가 제 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수없이 말했잖아." 

12편의 단편동화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 <벌거벗은 코뿔소>가 가장 흥미로웠다. 

고집불통 노르베르크의 성격이 워낙 불같아서 조그마한 일에도 트집을 잡고 막무가내로 덤벼들기 때문이었다. 고집불통 노르베르트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난폭해져 갔다. 

그래서 다양한 동물들이 고집불통 코뿔소를 물리치기 위해 회의를 열지만 아무런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모두 도망을 간다. 하지만 족집게 칼켄의 엉뚱한 조언으로 코뿔소는 스스로 동상이 되고 굶주림에 고통받게 된다. 그리고는 갑각을 벗게 되고 형편없는 모습이 되어 도망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어쩌면 자기가 자신의 적이 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만 지금까지 그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고집불통 노르베르트는 한 순간도 잠자는 시간조차도 놓치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을 감시하기로 결심했다. 한 번 결심한 대로 그대로 따르기로 한 것이다." 

코뿔소는 스스로의 감시에 못이겨 야위어간다. 이 아집 투성이의 코뿔소를 보면서 권력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누구도 보아주지 않는데 혼자만의 명예욕, 아집에 사로잡혀 모든 이을 망쳐버리는 어리석은 모습이 정말로 불쌍하다. 다른 동물들과 물웅덩이를 공유했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았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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