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부엉이 난 책읽기가 좋아
아놀드 로벨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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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선미 작가의 작가 논평을 보고 책을 주문했다.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눈을 동그랗게 뜬 올빼미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다."라고 적극 추천했다. 그리고 아동문학을 시작하는 문예창작과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권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떤 책일까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책을 받고 약간 실망했다. 크기나 두께가 기대 이하였기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아하'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7살 아들도 10분정도에 다 읽고 줄거리를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 줄간격이 크고 그림도 있어서 쉽게 읽힌다.

<1.손님>이라는 작품은 겨울바람에게 자신의 집을 양보한다. "늙고 가엾은 경루이 문을 두드렸구나. 겨울이 난로 옆에 앉고 싶은 모양이야." "겨울 씨, 들어와요. 잠깐 들어와서 몸을 좀 녹여요." 주인공의 착한 마음이 잘 나타난다. 그런데 이렇게 남의 집을 엉망으로 할거면 다시는 오지 마요. 

<2.이상한 혹들>은 정말 어린이다운 발상이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는데 자꾸 발 언저리에 혹이 두개 나타나 이상해하고 이상해하다가 결국은 거실에서 잠을 잔다는 내용이다. 내 발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의심하고 두려하는 모습이 개구장이 아이를 연상케한다. 

<3. 눈물 차>는 정말 눈물이 나는 동화이다. 부엉이는 슬픈 일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 눈물을 받아 다시 곱씹으며 눈물 차를 마신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수필도 있지만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들이 정말 많다.  

다리 부러진 의자들,  

부를 수 없는 노래들, 난로 뒤에 떨어져 그뒤로 다시는 못 본 숟가락들,  

읽을 수 없는 책들,  

멈춘 시계들,  

모두들 잠을 자는 바람에 아무도 보지 않는 아침들,  

접시 위에 있는 으깬 감자, 쓰기에 너무 짧은 연필들 

그리고 그 눈물을 난로위에 얹어 놓고 끓기를 기다렸다가 마신다. 심오한 인생의 철학이 담긴 듯하다. 눈물을 흘리고 다시 끓이고 마시고 슬픔을 승화하는 과정이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읊조리는 과정이다. 

<4.위층과 아래층>은 갈등구조를 나타낸다. "내가 위층에 있으면 난 아래층에 없어. 내가 아래층에 있으면 난 위층에 없어, 정말 난 지쳤어!" 

그래서 계단 중간에 앉아 한숨쉰다. 

<5. 부엉이와 달>은 달과의 귀여운 대화이다.달이 날 따라와 걱정한다. 집까지 따라오면 집에 들어가지 못할까봐 바닷가에서 이별하는 장면,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달을 보면서 안도하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아놀드 로벨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책을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정말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 딱 맞는 작품인 것 같다. 길지도 짧지도 않고,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작품이다. 그만한 호기심과 재미를 추구한다.  초등학교 입학선물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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