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을 읽는 아침
이원재 지음 / 정미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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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쯤에 인천광역시 주안도서관에서 작가  김민섭의 북콘서트에 참석했다.작가의 말과 음악이 곁들어진 멋진 행사였다. 김민섭 작가가 자신의 작품 뿐만 아니라 출판사를 운영한다는 소개를 했고 거기에서 아주 멋진 선생님을 소개했다. 이번에 그 선생님의 책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때 듣고 바로 주문을 해 놓고는 제대로 읽지는 못했다. 일년이 지나서야 비로서 제대로 읽게 되었다.


<체육복을 읽는 아침>은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국어 선생님의 좌충우돌 고생고생 교편일기라고 보면 될까?

체육복을 '입는'이 아니고 '읽는' 이라서 조금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학생들의 행동이나 복장 하나에서도 그 학생의 많은 것을 내포한다는 것이다. 잘 살피고 잘 지도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은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형편이 안 좋은 학생들이 어렵게 어렵게 학교를 다니고 취업을 하는 과정을 돕기도 하고, 비행하고 반항하는 학생들을 돕기로 한다. 소규모 학교에서 엄청난 분량의 업무를 소화하기도 하는 등 보는 내내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우리 사이는 바즈니스'라는 챕터에서 바보 같은 대부업자라는 비유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먼저 오간 관계가 아니라 주고 받을 것을 전제로 한 한시적인 관계로 이어지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안타깝다

교사는 학생들이 바라지도 않는 사랑을 억지로 주고는 준다고 약속한 적도 없는 기쁨을 바란다. 이자까지 쌓아서 받으려하는 경향이 있다. 쥐꼬리만한 수업을 조금 하고는 엄청한 것이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을 아닐까 심하게 반성했다. 대부업자에 악덕 고리대금업자가 아닐 수 없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존재들이 되어야 학교가 행복해 질 것 같다.

가수 토이의 노래 가사처럼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학생도 교사도 망망대해에서 혼자 있지 않도록 서로 부축하는 멋진 동지입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멋진 글입니다. 

새로 교단에 들어오신 선생님들이나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 그리고 역지사지로 교사의 삶을 보고 보고 싶은 학생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잘 '살아' 있기를 기원합니다.  


돌려 받을 생각 없이 주는 것에는 기쁨이 함께 하지만 무언가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관계는 늘 어긋나게 된다. 빌려 달라고 한 적 없는 돈을 억지로 빌려 주고 나중에 감사라는 이자를 받으려 한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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