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스캔들 창비청소년문학 1
이현 지음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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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탈춤이나 인형극에서 보면 등장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운 가면, 탈을 쓰고 거침없는 말들을 한다. 욕하고 비아냥거린다. 그것이 서민들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문학사적의의를 배우기도 했다.

요즘의 학생들이 그렇다. 세기말적인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 앞에서는 순한 양처럼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일들을 하고 있다.

교사 입장에서 보면 이런 글은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창비에서 청소년문학이라고 내세웠지만 그냥 인터넷 소설류에 속할 정로밖에는 안 된다. 감동도 느낌도 주지 못한다. 답답한 청소년들의 속풀이용 글이라면 추천가능하다. 인터넷을 좋아하고 비밀 의사소통을 좋아하는 청소년이라면 권할 만하다.

가슴이 답답하다. 가독성은 있어서 2,3시간이면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모가 교생으로 온다. 그런데 그 이모가 미혼모이다. 그것이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나고 학부모나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다. 그래서 그 교생이 수업참관이나 교생의 일을 못하게 되고 일인 시위까지 하게 된다.

또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는 장면이 인터넷에 뜨고 교사가 학교를 떠나게 된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각각 비밀의 아이디를 가지고 자신이 해야할 말인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않고 마구 짓거리다가 동굴을 파고 숨어버린다.

이런 줄거리는 현실적 타당성이 없다. 학교에서 교생의 입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그런 감동적인 일들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일년내내 있는 담임도 관심없는데 한달 오는 교생에게 그렇게 지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 달동안 정말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을 수 있을까?

주인공 이보라 위주의 일인칭주인공 시점의 글이라 다분이 일방적이다. 자신의 생각, 당당함을 찾아간다고 하지만 종합적이지 못하다. 누군가의 조언이 충분히 필요하다. 곁에 성인인 이모가 있지만 철부지 이모의 행동들도 정서적 성숙에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이모가 미혼모라서가 아니라 모든 행동에서 성숙하지 못한 구석이 많다. 나이가 30이지만 사회경험도 없고 생각도 깊지 못하다. 또한 사건 전개에 있어서 교사의 파면은 정말로 기가 막힌다. 그토록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욕하는 학생 구타 한 번으로 그런 곤경에 까지 처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체벌이 좋지 않다는 생각은 하지만 반 전체의 분위기가 즉각적인 수정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언제까지 달랠 수 있단 말인가. 그릇이 안 되는데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었는데 마음이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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