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밤
이소민 지음 / 엘릭시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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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다가 죽게 되리라

사랑의 배반으로 죽은 처녀귀신들이 밤마다 무덤에서 나와 춤을 춘다는 독일의 전설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발레로 만들었단다. 그것이 지젤이라는 발레의 내용이다. 

예술고등학교 발레를 하는 학생들의 아주 자세한 일상과 고통, 어려움, 성장 과정들이 잘 나타난다. 한 번도 발레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발레를 찾아 보게 되었다. 

목차에서부터 아주 복잡한 영어 단어가 있어서 한참을 찾아 보았다. 

서술자 은호는 동생의 부상과 관련하여 학교의 학생들과 인터뷰를 한다. 거기에서 학교의 민낯을 보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24명의 알파벳 숫자와 같은 숫자의 윌리 역을 맡은 학생들과의 면담을 통해 더욱 큰 혼란을 겪는다. 계속되는 죽음과 사건과 사건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유령을 보는 학생, 발레반 안에서의 차별, 빈부격차, 혐오, 숭배, 징크스, 성추행 하는 교사, 교사와 학생의 연애, 돈이 활용되는 범위, 어른들의 권력이 미치는 파급효과, 어른들의 행동으로 어린 청소년들이 배우는 것들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발레를 소설로 만들고, 이를 통해 작품의 비극성, 숭고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꿈과 희망의 나라에 꿈과 희망의 개수보다 끔찍한 괴물이 더 많이 산다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할까? - P281

좋아하는 책이나 좋아하는 문장 있어?
있죠. 여러 개. 그래도 아직 최고의 말, 최고의 책은 정해놓지 않고 있어요. 다음번에 만날 책이 최고의 책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으니까요. - P299

힘이 있으면 다 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어른들은 그런 식으로 처리하길래, 우리도 그러면 되는 줄 알았죠.
아니야, 그렇지 않아. 그건 잘못된 가르침이야. - P314

진실은 밝힐 수 있잖아.
진실...... 진실은 허무한 거예요.
오히려 진실이 지율이에게 피해를 입히겠죠. - P351

다른 일이면 그렇겠지만 발레잖아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 근데 전 이해가 돼요. 발레를 할 때 감각은 정말 중요하니까요. - P357

이상향이라. 네가 생각하는 이상향은 뭐야?
선의를 믿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요?
악의에 기대도 최악은 면할 수 있는 사회가 더 좋은거 아닌가요?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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