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반양장) -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96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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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자와 남자가 사랑해서 결혼했다. "그 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갖는다. 로맨스 드라마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데 아침 드라마에서는 아주 자세히 나온다. 

이 작품은 커다란 사건 그 후의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화재 사건에서 언니는 동생을 구하고 죽고, 동생은 살았다. 동생은 살아남았는데 어떻게 지낼까? 

사건의 그 이후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그 사건이 있고, 다양한 사람들은 그 후에 어떻게 지냈는지는 서술한다.


김영하의 소설에서도 이런 것은 본 적이 있다. 부모가 있다. 부모는 자녀를 잃어버리고 미친 듯이 아이를 찾아다니다가 10년이 지나서 그 아이를 극적으로 찾는다. 그런데 그 아이를 찾고 나서 어떻게 되었을까를 서술한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자녀였지만 찾고 나서의 생활도 그리 녹녹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은 정말 첫 장면이 강렬하여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것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마치 <복면가왕>에서 가면 속의 가수를 추측하며 노래를 듣듯이 그 사건 이후에 인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작품을 읽게 된다. 아이 입장, 부모입장, 여론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꼼꼼하게 관찰하고 서술한다.


살아남은 그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살게 될까? 부모는? 그 아이를 살린 영웅이 된 아저씨는? 그 궁금증을 정말 색다른 관점에서 서술한다. 하지만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고 슬프고, 침울하고, 구질구질하고 어눌하다. 살아남은 자도 행복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온전히 우리의 원이(주인공)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내 우울하고 내내 안타깝다. 그래서 원이(주인공)는 늘 차라리 언니가 살아 남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원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언니의 대체자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존재자체로 순수하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영향관계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굉장히 집중력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죄책감의 문제는 미안함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처럼 번진다는 데에 있다. 자괴감, 자책감, 우울감, 나를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금세 타인에 대한 분노로 옮겨 가게 했다.

너랑 있으면 그래도 아빠를 손톱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어져. 진심이야.

11층에서 떨어졌는데 살아남은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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