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은 마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몹시 배고픈, 봄날의 곰 같았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축 늘어져 정처 없이 헤매다 곤충을 발견한 것이다. 곤충들은 봄이 되자 눅눅해진 겨울 흙을 밀어젖히고 겨우 나왔는데 곧 곰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우적우적, 그리고 곰은 곤충을 다 먹어 치우곤 아마 다시 축 늘어질 것이다.-28쪽
결국 이런 거야. 어디선가 매듭을 지어야만 해. 미루면 안 돼.두려워하기만 해선 안 되는 거야마치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듯한 말투였다.-109쪽
열다섯 살 생일을 축하해. 널 위해서 만들었어. 이건 내 비옷과 색깔이 다르지? 앞으로 가을비가 내리면 입어 줘.추신- 이걸로 넌 초록아줌마로 변신할 수 있을거야. 어떤 소원도 이룰 수 있어.-138쪽
그만해. 내가 어떤 기분인지 알아? 내 책상을 뒤로 돌려놓지 마! 젖은 휴지를 던지지 마!독재자라고 부르지 마! 교과서를 사물함에 던지지 마! 화장실에 가두지 말라구!실내화로 내 머리를 차지 마!-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