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연극을 보게 된 건 작년 봄이었다. 책이건 연극이건 제목만으로도 끌리는 것이 있는 법이다. 연극의 제목에 들어있는 '책'이라는 한 글자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연극의 무대는, 바로 헌책방. 대학시절 학생 운동을 하며 시대의 고민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삶의 터전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날 그들이 함께 공유했던 시간들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자 누군가에는 과거이고, 현재로 공존하고 있다.
대학 시절, 술자리에서 한참 윗선배들에게서 듣던 이야기를, 연극은 그대로 내 앞에 재연한듯 했다. 하지만 연극은 단순히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후배들에게도 충분한 공감을 주었으며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연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 곳에서 대학로 <이음아트>라는 작은 공간을 알게 되었다. 연극의 무대는, <이음아트>의 한 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았고, 연극을 끝난 후에 우리는 무대 위의 책꽂이에서 사고 싶은 책들을 살 수 있었다. 연극이 현실로.. 현실이 연극이 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객석의 관객이 아니라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이음아트>의 공간 속에서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극장이 아닌 이 공간에서 다시 한 번 이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이번 달로 다른 일로 인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예전에 중요했던 것이 지금은 왜 중요하지 않을까?"
"헌책방에는 헌책만 있는게 아니야. 책과 현재의 삶을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야"
대학로 이음아트 : 2007. 11.24 (토) 늦은 6시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