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시작에 많은 일들을 하려고 욕심 부렸지만 역시 과욕이었다.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조금은 아쉽다. 과거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고, 많은 계획보다는 하나의 실천이 더 소중하므로 스스로 위안해본다.
+ 2008년 재테크 계획 마무리.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2007년 가계부를 결산해보고, 2008년 계획을 세웠다. 2007년에 과소비를 반성하고, 올해는 저축 계획부터 수립, 새로 들어야 할 펀드들도 몇 개 골랐다. 신용카드 대신에 체크카드를 이용해볼 생각이다. 내일 점심 시간에 당장 증권사에 다녀와야지. 가계부를 좀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정리하자.
+ 부모님은 여행가시고, 남자친구와도 못 만나고, 일부러 다른 약속은 잡지 않고 방콕 모드로 4일 내내 지내려하다가 아무래도 넘 심심할 것 같아 대학로로 홀로 나들이. 장진의 <서툰 사람들>을 혼자 보았다. 연말이라 그런지 혼자 온 사람은 눈 씻고 보아도 없었다. 의식하지 않으려해도 여전히 사람들을 의식하나보다. 연극 후기는 다음 기회에.
+ 대청소를 단행했다. 이 집에 이사온지 2년. 전세값 더 올려주고 더 있기로 했다. 그래서 기분 전환도 할겸 가구 위치도 바꿔보고 대청소 실시. 오래된 영어 월간지와 CD들을 버리고, 바닥에 쌓아 올린 책들을 책꽂이에 정리했다. 책장에 책분류도 하려했지만 그건 포기. 책장들을 더 마련해야한다. 어제 청소하고 그만 넉다운되어 오늘은 그냥 쉬었다. 조금씩 치워야지.
+ 좁은 집이지만 화분이 여럿 있는데, 물도 제대로 안주고 관리를 못해서 애들이 다들 비실비실댄다. 마음먹고 화분도 닦아주고, 마른 잎들 정리도 해주고, 물도 듬뿍 주고, 화분 위치도 바꿔보았다.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집>을 읽었다. 술술술 잘 읽혔다. 금방 읽어내려갔다. 먼저 읽은 동생은 악평을 해댄다. 동생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마음이 좀 그렇다. 이것도 리뷰는 다음 기회에.
+ 며칠 집에 방콕하면서 밥을 계속 해먹었다. 눈뜨면 오늘은 뭐 해먹나 그 걱정이 젤 컸다. 마트에 가도 살 게 없다. 만들 줄 아는게 없다는 소리다. 그래도 오늘은 새해라고 떡국을 끓였다. 어제 고기도 볶고, 달걀 지단도 흰자, 노른자 따로 만들어 두었다. 동생 공부하러가는데 직접 끓여주려고 했는데 어제 대청소가 무리였던지 깨어나지 못해서 동생 혼자 끓여 먹고 나갔다. 나도 늦게 일어나 맛나게 떡국 한 그릇 먹고. 나이 한 살 더 먹었구나. 저녁에는 냉이달래된장국에, 고추장 감자조림, 달래오이무침도 만들었다. 역시 요리는 힘들고 어렵다. 새해에는 밥도 잘해먹고, 반찬도 맛있게 만들어 먹어야지 다짐하건만 며칠이나 갈지. 우리나라 주부님들은 역시 대단하다.
+ 이것저것 다른 일들 하는 통에 정작 2007년 반성과 올해 계획은 마무리 짓지 못했다. 맨날 그렇지뭐. 주변일들 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은 뒷전으로 미루는 이 악습관. 고치기 넘 힘들다. 그래도 하나 마음 먹은거 "미루지 말고 바로 하자" 눈에 보이는 바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미루지 말고 바로 하면 절반은 성공이다. 그리고 TV 적게 보기, 특히 드라마는 나의 적. TV 보는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해보자. 여러 분야에 걸쳐 계획들을 주섬주섬 적어봤지만 이 2가지만 우선 실천 목표다.
하루하루가 더디고, 지루할 때가 많았는데, 지난 시간은 항상 빠르고 아쉽게 느껴진다. 2008년 새로운 마음으로 화이팅이다.
+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