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었던 연극열전 2탄 드디어 개봉박두. 12월 7일 장진의 <서툰 사람들>를 시작으로 2009년 1월 4일까지 관객의 사로잡을 연극 10여편이 1년여에 걸쳐 선보인다.

연극에 갓 눈을 뜨기 시작했을때 2004 연극열전의 작품들을 만나면서 좋은 연출과 배우들을 알게 되었고, 그 인연은 지금까지 나를 대학로로 이끄는 힘이 되어주었다. <한씨 연대기>에서 배우 강신일을 처음 알게 되었고, <에쿠우스>에서 조재현의 알몸 연기에 깜짝 놀랐으며, <관객 모독>의 형식 파괴가 신선했고, <청춘예찬>을 통해 연출가 박근형과 극단 골목길을 좋아하게 되었다.

연극열전2 또한 두근두근 기대 가득이다. 배우 조재현이 프로그래머로 변신하여 기획했으며, 탄탄한 연출진과 한채영, 고수, 조재현, 황정민, 이순재, 나문희, 추상미, 유지태 등의 화려한 배우진이 준비중이다. 소문난 잔치에 역시 먹을 것도 많더라고, 배우의 화려함에 연극 자체가 묻히지 않고 그 속에 그들의 화려함이 제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뜨겁게 달궈질 연극열전2 속으로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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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1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극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작년엔 그래도 종종 보곤 했는데, 올해는 거의 못봤네요 ㅎㅎ 하니님의 연극 내공을 스윽 훔쳐와야겠어요 ^^ 골목길의 작품은 작년에 '선착장에서'를 봤었는데, 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했었답니다 관객 모독은 어려서 봤을 때는 도무지 난해해서 이해할 수 없었는데, 작년에는 좀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고요, 장진 연극 소식은 방금 기사에서 읽었는데 하니님 블로그에서 보니 또 새롭네요 ㅎㅎ 사진 보면서 어머 이여자 한채영 닮았네, 하고 있었더라는 ㅋㅋ

Hani 2007-12-10 22:28   좋아요 0 | URL
<선착장에서> 저도 인상깊게 본 작품이었어요. 이번 연극열전2에서 <돌아온 엄사장>이 <선착장에서> 속편이래요. 그래서 기대하고 있어요. 저도 <관객모독>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봐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서툰 사람들>에 더블 캐스팅된 한채영이 다리를 다쳐서 당분간 못나온다고 기사났던데..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네요. 전 한채영 캐스팅보다는 장영남 캐스팅을 볼까 합니다. 저도 연극 내공을 별로 없는데.. 좋은 공연 보고 서로 많은 얘기 나누어요^^

웽스북스 2007-12-13 23:57   좋아요 0 | URL
장영남이 아는 여자에 나왔던 여자죠? 저는 장진 연극에서는 못보고 작년에 나생문 보러 가서 인상적으로 봤어요. 아는 여자 볼 땐 몰랐었고, 나중에 거룩한 계보 보면서 반가워했었지요 ^^ 훅 불면 날아갈 것 가던데 ㅋㅋ

Hani 2007-12-14 00:05   좋아요 0 | URL
아는 여자에 무슨 역할로 나왔었죠? 그 영화 좋아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ㅠㅠ 저는 관객모독에서 처음 봤었던 거 같아요. 그 때는 누군지도 몰랐지만요. 박수칠때 떠나라도 나왔던 거 같아요. 그 목소리 참 묘하죠. 영화보다는 연극 무대에 더 어울리는 배우같아요^^

웽스북스 2007-12-14 01:13   좋아요 0 | URL
교통사고 당하는 여자요 ^^ 은근히 눈길이 가는 배우에요 정말
 



지난 여름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와 함께 선보였던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그 자식 사랑했네>가 다시 앵콜로 올려진다. 일주일 동안 짧게 공연되어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초연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의 앵콜 공연 소식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아크로바틱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호평을 받은 간다의 전작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인상깊게 보고, 그 믿음으로 지난 여름 무작정 공연장을 찾았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연출한 민준호 연출이 직접 배우로 나선다고 해서 기대했던 연극이기도 했다. (연출 참 잘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배우로서의 그가 궁금해졌다고 해야하나)

보습학원 영어강사 정태와 국어강사 미영의 솔직한 연애 이야기에, 너무 사실적이라서 맞다맞어 이건 정말 내 얘기잖아 백배 공감하기도 했고, 분통이 터져 답답하기도 했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민망하고 피하고 싶기도 했다. 연극은 그들의 만남과 사랑, 이별의 모습들을 꾸밈없이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그 솔직함이 진부한듯 진부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 연극은 무엇보다도 무대의 전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수많은 에피소드 속의 다양한 장소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효율적으로 변화시키는 그 힘이 놀랍다.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으로의 연극무대가 좋았다. 이것은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극중의 연인인 정태(민준호)와 미영(김지현)이 실제 연인이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보았던 것이 연극의 몰입을 방해해서 집중하는데 조금 힘이 들었다. 그들의 연기가 연기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동안은 연기가 아니라 사실로 믿고 싶은데 자꾸 연기일 뿐이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몰랐다면 더 좋았을껄 살짝 아쉬움이 든다. 이번 공연에서는 미영역에 김지현씨와 박보경씨가 더블 캐스팅 되었던데 한 번 더 보러 갈까나 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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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0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한예종 출신 연극배우들이랑 감독들이죠? 저도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보면서 참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연출이 잘생겼던 것까지는 기억이 안났는데, ㅋㅋ 잘생겼었단 말이죠- 흐흐흐흐흐

Hani 2007-12-06 00:21   좋아요 0 | URL
모두 한예종 출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민준호씨와 김지현씨는 한예종 출신 맞아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에서 환경전환수들의 몸짓과 소리가 신선하고 인상 깊었어요. 민준호 연출은.. 실제로 보니까 좀 느끼하던데요ㅋㅋ

푸하 2007-12-06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보니 문외한인 저도 연극이 보고 싶어져요. 연극이란 장르는 '살아남'의 이미지가 강해요. 찾아서 봐야 할 듯해요.
말씀하신 '살짝 아쉬움'을 피하려면 정보를 최소한으로 알고 봐야 할 거 같아요.

Hani 2007-12-06 16:04   좋아요 0 | URL
연극은 보면 볼수록 중독성이 있는것 같아요. 현장의 생동감이 좋아요. 때론 작은 실수조차도요. 제 아쉬움을 생각없이 적은건데, 나중에 보시는 분들에게 괜한 선입견을 드린건 아닌지.. 간다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집니다.
 


오랜만에 혼자 대학로를 찾았다. 극단 골목길의 <백무동에서> 마지막 공연을 보았다. 골목길의 작품을 볼때마다 우울함과 씁쓸함을 동반한 뭔가가 무거운 돌덩이마냥 가슴 한 구석을 무겁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극장을 찾는 것을 보면 마약같은 그 무엇이 있다.

박근형의 전작들을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본 대여섯 작품들 중에서 가장 광기스러웠고 괴기스러웠다. 남녀노소 누구든 임신을 하고 하루만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이상한 마을에는 불법 낙태 시술로 돈을 버는 무면허 산부인과가 있고, 하루만에 태어난 아이들이 마을 뒷산에 버려지는데 그곳에서는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20대의 젊은이들의 입은 욕으로 도배를 하고, 마약을 하고, 사람 한 명쯤 죽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는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 뭐 이딴 연극이 있나. 풍자 치고는 너무 과장되지 않았나. 마음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런데 이상한 건 계속 보면 볼수록 그 이상한 사람들과 그들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 깜박 속을 뻔 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그들 한 명 한 명은 나일수도 내 주변의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섬뜩함을 느꼈다. 20대들이 내뱉는 거침없는 욕들이 조금 과장되긴 했어도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기에 그들을 그저 또라이로 한심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무면허 간호사가 낙태 시술을 하고, 환자의 죽음 앞에서 수술 기구를 이용해 오징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구워먹는 간호사의 모습에서 공포영화에서의 잔혹함보다 몇 배의 잔혹함과 맞닥뜨려야 했다. 이 연극에서 정상인은 병원에 새로 들어온 무면허 보조 간호사 뿐이다. 하지만 겁을 잔뜩 먹고 환자의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리는 그녀도 곧 아무렇지도 않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씁쓸함만이 남았다. 이 연극이 주는 가장 큰 공포는 바로 일상에서 오는 잔혹감이 아닐까.

좋아하는 배우 엄효섭씨는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볼때마다 더 물이 오르는 김영필씨와 언제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고수희씨, 귀여운 소녀에서 진정한 싸가지로 변신한 주인영씨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PS. 연극을 보고 오는 길에 이음아트에 들렀다. 전부터 사고 싶었는데 잠시 잊고 있었던 편혜영의 <사육장쪽으로>가 눈에 들어왔다. 이 연극과 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연극과 책의 인연은 또 이렇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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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연극을 보게 된 건 작년 봄이었다. 책이건 연극이건 제목만으로도 끌리는 것이 있는 법이다. 연극의 제목에 들어있는 '책'이라는 한 글자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연극의 무대는, 바로 헌책방. 대학시절 학생 운동을 하며 시대의 고민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삶의 터전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날 그들이 함께 공유했던 시간들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자 누군가에는 과거이고, 현재로 공존하고 있다.

대학 시절, 술자리에서 한참 윗선배들에게서 듣던 이야기를, 연극은 그대로 내 앞에 재연한듯 했다. 하지만 연극은 단순히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후배들에게도 충분한 공감을 주었으며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연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 곳에서 대학로 <이음아트>라는 작은 공간을 알게 되었다. 연극의 무대는, <이음아트>의 한 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았고, 연극을 끝난 후에 우리는 무대 위의 책꽂이에서 사고 싶은 책들을 살 수 있었다. 연극이 현실로.. 현실이 연극이 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객석의 관객이 아니라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이음아트>의 공간 속에서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극장이 아닌 이 공간에서 다시 한 번 이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이번 달로 다른 일로 인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예전에 중요했던 것이 지금은 왜 중요하지 않을까?"

"헌책방에는 헌책만 있는게 아니야. 책과 현재의 삶을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야"

대학로 이음아트 : 2007. 11.24 (토) 늦은 6시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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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칠수), 안성기(만수) 주연의 영화로 더 알려진 <칠수와 만수>. 영화를 본 기억은 없지만 공연 소식을 들었을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연극이 있는 법. 그런 연극은 그냥 봐줘야된다. 책이든, 영화든, 사람이든 꽂히는 Feel은 완전 소중한 감정이기에.

연극의 초연 배우는 20여년 전의 문성근(칠수)과 강신일(만수). 지금 중년의 그들을 상상하면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들에게도 피끓는 청춘이었던 때가, 대학로에서 굶주리며 연극 무대에 섰던 때가 있었을테니까. 그들의 20여년 전 무대는 어땠을까? 그들만의 칠수와 만수. 그 시대의 칠수와 만수가 궁금해진다. 

2007년에 다시 올려진 <칠수와 만수>는 2007년 트랜드에 맞게 재구성되었다. 전체적인 줄거리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우들의  에피소드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각색되었다. 중간중간 유머가 지나쳐 개그가 되어버리기도 했지만 무거운 주제의 연극에 한 방씩 터트려주는 웃음은 바로 약방의 감초. 고층빌딩 페인트공인 칠수(전병욱)와 만수(김문성)는, 여동생의 화상 수술을 해주기 위해, 시골에 형님의 합의금 마련을 위해 생활 전선에서 하루벌이를 하는 우울한 인생들이다. 힘겹지만 그래도 한 줄기 희망을 가지고, 답답하지만 건물 옥상에서 시원하게 오줌 한 줄기 갈기는 것으로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저 옥상에서 소리 한 번 질렀을 뿐인데 세상은 그들이 생각하기 편한 방식대로 두 사람을 몰아세운다. 자살기도에 협박범으로까지.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맞닥뜨린 현실 앞에 그만 굴복하고 만다. 보고나서 이 먹먹한 느낌. 이 불편한 느낌 때문에 다시 이곳을 또 찾게 되겠지. 보고나서 느끼는 이 불편한 느낌은 사실주의적 연극이 주는 최대 단점이자 장점이다.

너무 무겁지 않을까.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신인배우의 연기가 어설프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하고 갔었는데, 배우들의 열연 속에 나머지 둘은 어느 정도 묻어간 듯한 느낌이다. 5점 만점에 별점 4점 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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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극이나 뮤지컬을 본지도 굉장히 오래된 것 같네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달에 한편정도는 본것 같은데..
그동안 그래도 연극에 대해서 조금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은 처음 접해보는 군요. 머릿속으로 무대를 혼자 상상중입니다.^^ 대본이라도 찾아서 읽어봐야 겠네요.ㅎㅎ

Hani 2007-07-25 22:39   좋아요 0 | URL
저도 몇 달동안 못보다가 오랜만에 본 작품입니다. 연극 좋아하시면.. 좋은 작품도 추천 부탁드려요^^

비로그인 2007-07-26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연극이 무진장 보고 싶어지는군요.^^ 저는 아마추어 연극도 종종 보러다니거든요.ㅎㅎ 좋은 연극 찾아내면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Hani 2007-07-26 23:45   좋아요 0 | URL
저도 8월에 볼만한 연극 찾아봐야겠어요. 저도 괜찮은 연극 보게 되면 알려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