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이케가미 료이치 만화를 거의 무삭제로, 아무런 연령제한 없이 볼 수 있는 세상이 됐구나...

 

시이나 다카시의 수석 어시 출신이라는 설명답게, 그의 제자다운 오버스러운 연출이 드러나긴 하지만 선이 얇은데다 워낙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가 오덕후의 혼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아서 그리 시원시원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주인공 생긴 거와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서비스씬 덕에 [투파사열전 데이48]이라는 괴작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만들다.

 

왕따인 주인공이 비전무술의 계승자가 된다는 내용인데... 문제는 그 비전이란 게 섹스체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술이라는 거. 더군다나 그 기술을 익히려면 그 비전을 전수하고있는 여자들과 반드시 떡을 쳐서 익혀야 한다는.... 그렇게해서 그비전이 48가지던가 그러니까 48명의 미소녀들을 차례로 사냥하면서 악당들도 물리치고(정상위 좌위 등등 다채로운 체위무술로 조져버림) 떡도 치고 하면 되겠슴다. 쌩판타지포르노 스토리인데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너무 진지하게 전개되서 엄청 웃겼음. 그래도 처음엔 그럭저럭 병약미소년 같았던 주인공이 마지막엔 더록처럼 되버림. 결국 48명 다 해치워버리던가....

 

어우 최고. 뭐 하나 쏠때마다 일일이 자신이 손에 든 총기의 명칭과 성능과 그외 등등에 대해 자랑스럽게 나불대는 캐릭터들이 작품의 진지함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뭐 그렇게 미쳐있다는데 어쩌랴.

 

일단은 에피소드 1부 종결인 3권. 모든 긴장요소들이 허무하게 박살나버리는 전개 덕에 진짜 재미없게 봤음.

 

이건 거의 재앙에 가깝다.

 

무난한 일상물. 이젠 이런 류가 내 머릿 속에 계속 남아있기엔, 보다 강한 무언가가 필요했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못했다.

 

 

 

 

 

매력적일 뻔 했던, 이제는 정형화된 쿨한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 적당한 색기, 적당한 이해. 나쁘진 않지만 엄청나게 좋지도 않은 어떤 지점.

 

듀나평에 따르면 좋은 감독은 아닐지 몰라도 좋은 이야기꾼의 것이라고 얘기했건만, 난 글쎄올시다쪽. 좋은 이야기가 좋은 감독을 만났으면 훨씬 더 좋았을 거란 점에서, 보다 잘 만들 수 있었던 무언가의 안타까움. 심심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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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케가미 료이치라면 크리잉 프리맨의 작가인가요? 소개 감사합니다 :)

hallonin 2007-03-2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잉프리맨의 그 작가 맞습니다. 다만 이 노부나가는 좀 딱딱한 느낌.

iamX 2007-03-26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뢰를 피하자, 지뢰를 피하자… 덕분에 많이 피하는군요. 그런데 왜 투파사열전 데이48이 땡기는 건지…

hallonin 2007-03-2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파사 그거 중고책방 가면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위력은 대전차지뢰급.

배가본드 2007-04-02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스타'..갑자기 공감가네요 더 좋은 감독이라 ㅎ
저도 그냥 보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었군요 ㅋㅋㅋ

hallonin 2007-04-04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재 자체가 보편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식상했으니까요. 관건은 다루는 쪽이었지만 이준익 감독은 좀 평이했죠.
 

 



내용이야 몇몇 국가적 클레임도 있었던 고로, 확실히 정훈교육용 무비로 더할 나위 없다는 것에 동의하는 바다. 뭐 영화가 원천적으로 가질 정치적 문제점이야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의 골수우익적 정신세계와 더불어 애초에 내 관심두는 바가 아니었던 바라 내가 영화에서 관심있었던 것은 그린스크린과 블루스크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비전적 위치였는데 막상 영화를 접하고보니 영화가 보여주는 프리덤에 대한 너무도 절절한 착각극이 영화의 기술적 면모들을 진득하게 감상하는데 방해를 할 정도로 심했다. 원작은 그래도 꽤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영화에선 그런 부분들이 숭고함에 대한 감정적 승화를 노리기 위해 모조리 날아가버리거나 바뀌어버려서, 영화를 좀 더 코미디에 가까운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상자 속에서 에픽영화를 찍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300]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300]이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에픽물의 육중함과 박력을 CG의 상상력(가벼움이란 리스크가 고질적인 따르는)과 결합시켜서 상호간의 상쇄효과를 통한 나름의 머리쓴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각적 임팩트란 것이 생각외로 굉장하질 않은데다(그러니까 꽤 익숙한 동어반복인데다) 실험의 결과로 에픽물답지 않은 CG적 답답함이 제법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관해선 테르모필레 협곡이라는 폐쇄적 공간과 영화가 닮아있다는 점과 이 영화를 가리켜 만화와 영화의 중간 어디쯤이라던 프랭크 밀러의 코멘트가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겠다.



그건 그렇고 원작에선 영 탐탁찮게 봤던 린 발리의 색감이 실사로 옮겨지니 굉장히 신경쓴 배색이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원작에서보다 레오니다스 마누라의 역할이 상당히 커져서 다뤄지고 있는데 워낙 짧았던 원작을 늘리기도 해야했거니와 그 역할의 젠더적 평등함이 어찌 생각하면 영화가 얘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그나마 부합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결국 확실하게 건진 건 이 캐나다 아가씨.

 


Kelly Craig


Hometown  Montreal, Quebec

Height  179 (5'10½")

Bust  86 (34")

Waist  64 (245")

Hips  89 (35")

Hair  Red

Eyes  Green

Agency  Folio
(Montreal), IMG (London), New Madison (France), View (Barcelona), Brave
(Milan), Folio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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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신탁녀 ^^

저도 이영화 봤어요 :)

hallonin 2007-03-2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중촬영한 것에 CG작업을 한 결과더군요. 멋졌죠.
 

지하철 판매 루트를 이용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지하철 가판대에선 절대 팔지 않는 팝툰. 과연 인터넷서점과 도매상만을 이용해야 하는가.... 싶었지만, 팝툰이 꽤 높은 확률로 깔려있는 곳을 찾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편의점.

 

과연, 지하철 가판대를 뚫고 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사실 씨네21과 조선일보 깔아두는 지하철가판대는 많으나 한겨레신문 갖다놓는데는 없기에 평소 한겨레의 판매루트 장악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던 바, 한겨레신문보다 인지도가 없는데다 그 다섯배로 비싼 책이 쉽게 지하철 가판대를 차지하리라는 낙관은 안 했습니다만.... 이런 애로사항의 해결책으로 판매생존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의점 가판대로 옮겨왔다니 이거 좀 허를 찔렸습니다. 뭐 내가 운이 좋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암튼 제 생활반경 안에 있는 편의점에는 팝툰이 있더군요....

정체불명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하나같이 빨간색 표지들로 일관하는 유머-퍼즐 잡지와 주5일제의 낭만 경마지들 속에서 편의점중독자들 손에 닳고닳은 씨네21과 같이 들어가 있는 래핑 팝툰! 텔레콤 카드로 할인 받아서 살 수도 있다!

 

얼른 화끈한 장편 하나 잡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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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3-2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래핑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자그마한 소망이 있슴다.

hallonin 2007-03-24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래핑문제는 좀 민감... 할려나? 모회사에선 헌거에다 래핑 씌워서 되팔아서 일각에서 꽤 원성 듣고 있는 듯.
 

내가 처음 앤디 워홀의 '작품'을 접했던 것은 8살 때, 다니던 오락실에서였다. 세가에서 자사의 걸작 프랜차이즈가 될 운명으로 내놓았던 게임 [시노비]. 그 스테이지1의 벽에 앤디 워홀의 저 유명한 마릴린 먼로가 붙어있었다. 게임의 영역에까지 스며든 그의 공장작업의 말단의 말단을 통해 접하게 된 나는, 나름대로는 그의 소원성취가 이룩된 한 길을 통해 그를 보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후로 알게 모르게 앤디 워홀은 간접적으로 내 시야에서 어른거렸다. 그의 작품들은 인공적으로 빚어진 현대의 생령 같았으니까. 또한 나이가 먹어가면서 차츰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듣게 될 시절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 너머로 영 거슬렸던 팝아트란 말도 점점 익숙해져가는 세월이 있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앤디 워홀을 싫어할 순 있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면서 앤디 워홀을 무시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가 구상한 틀은 뒤샹의 작업들처럼 그것들을 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도망갈 수 없게끔 만드는 자가당착적인 함정들을 곳곳에 품고 제 몸뚱아릴 드러냈다. 선택을 강요한다기보다는 어떻게하든 강제적으로 자신의 쇼의 일원이 되게끔 만들어버리는 그 음흉한 공식들은 억울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불공정한 게임을 제시한다.

 

난 앤디 워홀이 싫다.

뭐 달리 싫어해야겠다, 고 다짐한 것도 아니고. 사실 난 앤디 워홀의 작품들 중 좋아했던 게 하나도 없었다. 감명 받았던 것도 없었다.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그 작품들의 주변적이면서도 의도된 화제성을 제외하면 대상 자체로서의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따분하게까지 느껴졌다. 뭐 몇몇 주변인은 놀랄 소리일려나?

 

그래서 앤디 워홀에 관한 책들 중에선 이 책이 가장 맘에 든다. 이 책에는 돈얘기가 넘쳐난다. 앤디 워홀(과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어떻게 사서 어떻게 팔아야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모조리 집중하는 이 책은 그래도 가끔씩 짧은 감탄사처럼 "오, 그 색감! 그 부드러움!" 운운하면서 앤디 워홀의 예술적 탁월함을 생색내듯 찬양한다. 아, 이거 이 책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돈과 돈이 오가며 80년대 미술 경매 시장에 대한 생생한 얘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꽤 흥미롭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모든 것이 앤디 워홀의 '예술혼'에 가장 부합되고 있진 않나 싶은 것이다.

 

<이건희 회장과 앤디 워홀이 만난다면>

그리고 이번에 삼성미술관에서 열리는 앤디 워홀 전시회에 대한 가장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표현은 바로 저 제목에서부터 나온다. 내용은 그리 볼 게 없으니 제목만 음미해도 충분하다. 저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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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7-03-2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워홀을 얼마면 살 수 있다는거죠?

sudan 2007-03-2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고 물어야 할 것 같은. ^^;;

hallonin 2007-03-2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 7메가 크기의 마메 에뮬레이터와 461킬로바이트의 시노비 롬파일만 있다면 수단님도 집에서 쾌적하게 앤디 워홀을 즐길 수 있습니다. 헐헐...
 

2호가 이제 나올 때가 다 됐는데, 이제야 1호를 봤습니다-_-

만화들의 퀄리티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석정현, 나병재, 조석의 만화들이 특히 기억에 남더군요. 풀컬러와 만지는 쾌감을 주는 종이질은 만화들이 보여주는 일정 수준들을 감안할 때 25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게 해줍니다. 그러나 이 잡지가 어떤 유통망과 소비대상을 갖고 있는지를 감안한다면 조금 얘기가 달라집니다. 

1호의 팝툰이 보여주는 만화들의 성격은 [계간 만화]와 일간지 제공 무료만화들의 사이 그 어디쯤인 것으로 보입니다. 작품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이것이 구매력과 직결되는 가독성을 지속시켜줄 것이냐, 하면 좀 생각을 해봐야 하거든요. 특히 팝툰이 씨네21 유통망을 활용하게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만(아직 전철에 깔리지 않았지만 만화풀의 확대를 위해서라면 선택은 제한되 있겠죠) 만약 그 유통망을 활용하게 된다면 그 주대상은 지하철 이용자들과 같은 이들일 터, 무가지 만화들과의 변별점을 확고하게 마련해두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할 것입니다. 그 해결책으로써 출퇴근 시간대에 직장인의 해골복잡한 머릿속을 위하여 2500원을 낼 가치가 있는 만화, 저도 일전에 지적했던 소위 프로페셔널한 만화 작품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문제는 팝툰 편집부에서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블로그에 관련된 '솔직한' 공고-http://blog.naver.com/poptoon21/40035235503-가 올라와 있습니다). 모든 문제가 그렇듯, 관건은 '돈'과 인간이지만요.

다른 길이라면 [계간 만화]나 [야후매니아] 같은 매니아계층을 확보하는 길이 있습니다만.... 설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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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3-1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20-30대 여성층을 공략할 수 있는 작품군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아니면 확실하게 마인드C 같은 작가군을 더 포진시켜서 남자들의 고개숙인 아침을 일으켜 세우던지요…) 기선의 4페이지 짜리 같은 기획물은 당연히 장기 연재해야겠고, 그 외에 드라마 혹은 한창 흥행중인와 전략적으로 협찬해서 만화로 다시보기 같은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럴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돈'과 '인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말이죠. 만화잡지 인력이 사실상, 편집장 포함 세 명 뿐이던데 -..-; 아마 작가 원고 받아내고 기사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세 잇빠이'일 것이 눈에 훤히 보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정말.

hallonin 2007-03-1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명이라. 빡쎄고 불안하구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