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인스타릴스에서 귀여운 꼬마 동영상을 봤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다가와서 말걸고 개를 쓰다듬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자기 개는 진도개가 아니고 시고르자브종이라고 하는 거다. 시고르자브종,이라는 견종도 있구나,라고 그렇게 보아넘기고는 아침밥 먹고 설거지를 하는 중에 번뜩 알아차렸다. 

시. 골. 잡. 종. 

눈으로만 볼 때는 몰랐는데, 여즉 넷상에서 여러 번 만났던 그 이상한 견종, 나는 모르는데 꽤나 익숙하게들 알고 있는 그 견종이 시!골!잡!종!이었다는 걸 알아차린 거다. 

깜짝 놀라서, 알고 있었어?라고 중1 딸래미한테 물어봤다. 

아니. 

나중에 대딩 딸래미한테 물어봤다. 

응. 

알고 있었구나. 그래. 


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언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중에, 끼리끼리 또 만들어 내는 중에, 내가 모르는 게 당연히 있을 수도 있는데. 이걸 모른다고, 또 역시 아는 사람들끼리 나를 비웃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서 억울했다. 

믹스견, 잡종, 이 뭐 어때서! 내가 아는 말로 안 부르고, 이상하게 부르냐는 억울한 마음이다. 

시간은 흐르고, 언어는 달라지고, 그 달라지는 언어를 모두 다 따라잡기에는 내가 너무 힘든데, 내가 쓰던 말은 옛날 사람의 옛날 말이 되고, 새로운 말들이 자꾸 자꾸 나온다. 결국 같은 걸 가르키는 그저 '말'일 뿐인데도, 달라져서 어리둥절하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에 금가락지를 꼈느니, 옥가락지를 꼈느니 하고 있는 거 같달까. 

그저 옛날 말인 건 참을 수도 있는데, 무식한 말이거나, 개념없는 말이 되는 건 억울하다. 

재밌어서 바꿨어요, ㅋㅋ 정도면 덜 억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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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6-20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첨에는 시로르자브종 이라는 말을 들어보고 새로운 견종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어요.참 누가 맨 먼저 말했는지 참 위트가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