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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애플 드라마가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기도 하고, 유튜브에 작가가 강연하는 짤들도 많았어서 읽고 싶었다. 노조사무실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묘사가 우리나라가 아닌 거 같아서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토지'가 읽고 싶었다. SNS시대의 대하소설이라고 썼던 태고의 시간들(https://blog.aladin.co.kr/hahayo/11344352) 생각도 났다. 이야기가 태고의 시간들보다는 땅으로 당겨졌고, 좀 더 이야기의 출처는 한 사람이라는 줄기를 잃지 않지만, 역시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초반 영어를 쓰는 사람이 쓴 한국의 묘사는 단조롭고 이상했다. 석탄을 가져다 주는 아저씨를 '준 아저씨'라고 부르는 건 정말 이게 한국이라고?싶었다. 그렇게 뭔가 흠결을 찾겠다고 보는 게 아니니까, 계속 읽었지만, 역시 조금씩 묘사가 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속을 묘사하는 게 너무 많아도 그렇지만, 너무 없어도 이야기에 몰입은 안 되니까.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겠지,라는 심사로 이야기를 따라갔다. 80년 가까이 되는 이야기를 두 권에 풀어낸다는 건, 토지를 읽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공백들이 있을 것인가.
충격적으로 떠나버리는 큰 아들의 결벽적인 태도나, 전시에 보여주는 고한수의 전능함은 기독교 때문일까, 의문이 들었다.
내가 호감을 가졌던 책 속의 묘사는 처음 김치장사를 하는 선자에 대한 것이었는데, 전시에 보여주는 고한수의 전능함은 선자의 강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공동체에서 배척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직업적 선택이 얼마나 적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
미국인들이 이야기의 어떤 면에 열광하는 건지 역시 알기 어려웠다. 자신들이 보기에 똑같은 존재들이 이렇게까지 감정의 골이 깊다는 것 때문일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