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전에 적어 두자.
출근길에 뒷자리에 초3 막내 딸이 친구한테 들었다며 이야기해줬다.
"00이가 풍선분다고 목련꽃잎을 줍더라."
"에? 어떻게?"
"목련꽃잎을 잘 불면 풍선처럼 된대. 나도 해 봤는데 찢어졌어"
"아, 꽃 전체를 쓰는 게 아니라 꽃잎 한 장이 얇게 벌어지는 거구나. 함 해봐야겠네."
"엄마는 토끼 가죽 벗길 때 바람을 풍풍 불어넣으면 거죽이 풍선처럼 부풀면서 분리된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여기서 아빠가 끼어 든다.
"나는, 여우. 여우 정수리에 열십자 표시를 하고, 앞에 먹이를 두면, 거죽은 남고 몸만 튀어나간대. 여우 가죽 벗길 때 그런다고."
"에? 그럼 쫄쫄 굶겨야겠는데, 그럼 여우 털이 윤기를 잃고, 푸석푸석해지는 거 아냐?"
여기서 초6 아들이
"으, 그건 좀 지나치게 잔인한데."
"그렇지. 그렇긴 하네. 그런데, 어떤 나라에서는 잔인하다고 새우도 게도 산 채로 삶지 말라고 법으로 정한다더라."
학교 앞에 다 도착해서 내리기 직전에 딸이 한 마디 보태고 내린다.
"사람들이 중간이 없어."
"뭐?"
"중간이 없다고. 적당히 해야지."
그러니까, 목련꽃 풍선이 여우가죽 벗기는 데로 튀었다가, 새우를 산 채로 못 구워먹게 하는 데도 있다는 데서 중간이 없다,까지 간 거. 재미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