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만난 탄압이나 검열의 순간이다. 적고 보니 일관성은 없지만, 국가는 살아낸 다음에 있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국가없는 삶이란 지나치게 위태롭다. 다양한 인간의 삶은 국가보다 앞서지만, 국가는 그 다양한 인간의 삶을 포용하면서도 스스로 강경하게 존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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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
조선 천주교 잔혹사,가 배경처럼 묘사된다.
나에게 주어진 적 없는 권력을 상상하고, 내가 왕이었어도 그렇게까지 탄압했을까, 생각한 적이 많다.
중학교 때, 갔던 해미읍성이나, 천주교 순교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렇게까지 잔인한 방식의 탄압에 대해서 생각하는 거다. 왜 죽이기까지 했을까?
이 책을 읽을 때 놀랐던 것은, 그저 천주교를 믿기만 해서 죽음을 당한 것은 아니었던 거다. 울분에 사로잡혀, 서양을 천국으로 상상한 신자들은 사람을 보내, 서양의 군대가 조선을 복속시키기를 청했다고, 혹은 청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저 인간의 방식 중에 하나일 뿐인데도, 신에 대한 믿음과 신의 왕국인 서양의 평등한 세상을 상상하고-인디오는 인간인가?라는 논쟁을 하는 존재들인 줄은 모르고- 군대를 보내 탄압받는 천주교도를 해방시켜달라고 청했다고. 와, 내가 왕이라도 큰 벌을 줬겠는걸,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2. 문체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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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문체를 통제했다.
연암의 책들이 금지되었고, 소설체 문장을 쓰는 문사들은 발탁되지 못했다.
두 권의 책은 문체반정에 대해 다룬다. 역사적 맥락에 대한 분석서와 소설.
교과서와 사회과학책, 인문과학책을 읽다가 소설을 읽으면 신이 나는 순간들이 있다. 소설이라고 해도, 무언가 말하고 싶은 바가 이야기의 형태로 나에게 온다.
기득권자에게 위험해 보이는 이야기도 살아가는 중에 벌어지는 모순들도 소설은 가리지 않고, 사람들은 체제나 제도 때문이 아니라, 비어있는 공간에서의 삶 때문에 소설들에 끌린다. 사람은 이름이 없어도 살고, 나라가 없어도 살고, 법이 없어도 살고, 삶은 복잡하다.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법도 제도도 국가도 삶의 변화무쌍함을 따라잡을 수 없고 통제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