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서 선물도 하고, 나중에 아이에게 읽게 하려고 다시 산 책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라는 청소년 소설이 있다 .(https://blog.aladin.co.kr/hahayo/2220098)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죽은 친구의 일기를 읽는 소녀의 이야기다. 읽으면서 많이 운 나는, 죽음을 생각하며 잔소리하는 엄마를 용서하는 소년의 삶의 태도가 대단하다고 남편과 이야기했다. 당장 내일 내가 죽어도, 당장 내일 내 눈 앞에 당신이 죽어도, 지금 나의 이 말이, 행동이 후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래서, 티비에서 이 광고를 봤을 때 너무 놀랐다.
4년이나, 저러면서 살 수 있어? 게다가 그 상황들은 남자에게 부당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쉬겠다는데 나가자고 바지를 잡아당기는 아내, 나가려고 준비를 마치고 이제 나가자는데 여전히 옷을 고르다가 '안 가'라고 말하는 아내, 변기뚜껑을 내리지 않았다고 드라이기로 이상한 데를 말린다고 화를 내는 아내, 게임을 하고 있는데 이제 자라고 코드를 뽑아버리는 아내. 광고를 보는 아들이 결혼을 안 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겠는걸 싶었다.
결혼은 문명의 충돌이 맞지만 -아, 나는 문명의 충돌,을 못 읽는구나.-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은 서로 다른 문명이 부딪쳐 만드는 것이 맞지만, 일방적일 수는 없다. 좋은 말들을, 서로에 대한 감사를 조금씩 조금씩 훈련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