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트다운 -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어떻게 일본을 침몰시켰는가
오시카 야스아키 지음, 한승동 옮김 / 양철북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동명의 책을 읽고 서평을 썼었다(https://blog.aladin.co.kr/hahayo/10890367 ). 거기 달린 댓글을 보고, 이 책을 검색해서 읽어볼 마음이 되었다. 후쿠시마 사고의 정황이 궁금했다. 기술적인 문제들, 해결하지 못한 상황들이 궁금해서 읽었다. 나의 궁금증이 향하는 방향과 기자의 궁금증이 향하는 방향이 다르고, 나는 참 일없이 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기술적인 어떤 문제가 기술적인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책을 보면서 내내 거슬렸다. 조직 밖에서 조직을 비판하면서 가지는 우월하다고 느끼는 태도에 기득권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옳다는 태도가 느껴졌다. 나는 기술적인 부분들, 그래도 현장은 이라면서 책을 봤고, 현장은 그 상황에서 최선이었다고 느꼈다. 이미 벌어진 일들, 설계결함을 인지하고도 개선하지 않은 것, 민간기업이라는 이유로 강력하게 규제하지 않은 것은 차곡차곡 끔찍한 사고의 원인이 된다. 내 관심사를 알아차리기 위해, 쓸데없는 정보 가운데 정렬을 시도해야 했다.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해서 썼겠지만, 정말 필요했을지 나에게 의심스러운 말들이 한 가득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다음의 과정은 어쩌면 나의 관심 밖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후속조치과정에서 보상문제, 사고 수습과정, 정부와 기업, 국가의 문제까지 드러나고, 정쟁 가운데 실각하는 정부에 대한 묘사가 한가득이다. 

기득권이라고 부를 만한 어떤 출신이, 일본에도 한국에도 물론 있겠지만, 그게 그대로 부도덕과 등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했는가,와 어떻게 했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저자가 열거한 그 많은 연결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 이 책은 왜 썼을까,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이 생긴다. 다음의 더 나은 상황에 도움이 될까? 

저자는 원자력이 그 자체로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칼처럼 생각하는 나와의 거리는 애초에 멀고, 일본과 우리나라도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권력을 바꿔본 적 없는 나라라서 그런가, 과하다 싶은 그 특유의 약함을 견디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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