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도룡기2019를 보고 있다. 아주 열심으로 보고 있는데, 매번 중간에 그린피스의 북극곰 광고가 들어간다.
그 광고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송유관에 새어나온 기름을 뒤집어쓴 바닷새가 있고, '거대 석유회사들은 당신이 북극곰에게 무관심하기를 기대한다'는 잔잔한 나래이션이 깔린다.
왜 기분이 이렇게 나쁜지 설명하고 싶다.
산업쓰레기가 훨씬 많으니 그걸 통제하는 편이 자연을 보호하는 처사라는 말에 언제나 고개를 끄덕였었지만, 스터프를 읽으면서(https://blog.aladin.co.kr/hahayo/7043654 ) 결국은 '나' 때문이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 자신을 그대로 두고 돈을 던져서 죄책감을 덜어내는 일들에 회의적이 된다. '거대 석유회사들은'으로 시작하는 그 나래이션은 '나'의 책임없음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월 만원,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지만, 삶 전체에서 내내 싼 전기, 싼 물건, 새 집, 새 옷, 예쁘고 멋진 자기 자신을 원하면서 월 만원으로 죄책감을 덜어내는 태도는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아니야, 월 만원을 그린피스를 위해 쓸 수 있는 사람은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아, 라고 말한다면 내 자신이 그런 식으로 균형잡으려고 한다는 걸 자각하는 때가 꽤 많아서 나는 정말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