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엘리자베스 키스 외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페미니즘 책을 열심히 읽을 때 마음 깊이 반발심이 들 때가 있었다. 대개는 백인 여성 저자들에 의해 쓰여진 묘사 가운데, 먼저 깨달은 사람인 체 이야기하는 그 많은 것들에, 많이 공감하던 시기들 다음 어느 순간 깊이 '우리 엄마는 그렇게 한심하지 않다고!'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의 삶이나 문화가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그 전후 맥락없이 관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었다. 

책소개만 읽었지만('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정체성 정치를 넘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9019514&start=slayer)) 지레짐작으로 나도 아마 그런 상태일 거야, 이런 상상도 한다. 남편이 사서 책꽂이에 꽂은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25966) 같은 책등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내 안에는 알게 모르게 쌓여 있는 동양의 가치관, 태도 들이 충돌하고 있는 거라고도 생각한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이다. 

영국인 여성화가가 구한말, 조선의 풍경을 그린 그림들과 그 그림을 그리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채색수채화 옆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다. 게으른 노인과 활달하고 자신감 넘치는 강인한 여성들이 나란하다. 외국인의 눈으로 봤을 때 자신은 알지 못한 것들을 보는 순간들이 책 속에 있다. 가부장제에 억압당한 여성,이라는 짧은 서사에는 없는 다른 것들. 강인하고 활력넘치는 여성들,이 있다. 나는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문화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아내가 싫다는 후배에게 조언을 보내는 이황의 편지(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7837311)처럼 삼가는 가운데 노력하는 문화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그런 문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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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2-13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넵,저도 이 책을 읽었는데 서양인의 왜곡된 시각이 좀 적은 책인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