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로빈 슬리밍 레시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닥터로빈 슬리밍 레시피 - 먹어도 살찌지 않는 요리 54
닥터로빈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건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어리거나 젊고 건강했을 때는 그 얘기가 와닿지 않지만 나이가 들고, 가까운 누군가가 건강을 잃어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면 새삼스레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내게도 그런 일이 있다. 시어머님이 중풍으로 장애를 갖게 된지 벌써 7년이다. 어머님은 스스로 '대한민국 최고의 두뇌'라고 생각할만큼 명석하신 분으로 중풍이 오기 전까지 잘나가는 교수셨다. 결혼 전에 친정 아버지께선 배우자를 고를때 반드시 집안에 당뇨를 앓는 환자가 있는지 알아봐야 된다고 하셨었다. 당뇨는 유전될 수 있다시며... 그냥 흘러들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어머님이 쓰러지신 거다. 그때 친정 아버지께서 "어, 어쩌지"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어머님은 후유증으로 왼쪽 편마비가 와서 생활하시는데 대단히 불편해 하신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중풍이 온거다. 처음 몇 년간은 가족들이 어머님의 몸무게에 대단히 신경을 썼었다. 야채위주의 식단을 짰고, 어머님이 그 이상을 원하셔도 단호하게 대응했었다. 어머님이 선호하시는 먹거리는 튀김, 전, 고기, 떡볶이, 과자, 초콜릿, 면류, 햄버거 등으로 보통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식성을 가지셨다. 그런데 나물이나 야채 위주의 반찬만 먹으라니 '죽을 맛'이라고 늘상 투정하셨다.

 

 "나는 늘 배가 고파. 아무도 내게 더 먹으라고 권하질 않으니 사는 맛이 있어야지"

 

7년이 지난 지금은 긴장이 느슨해진 탓인지 쓰러지기 전의 몸무게로 다시 돌아가 있다. 그에 반해 내 친정 부모님은 참 건강하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채소와 해산물 위주의 식단에 일년에 두어번 정기검진을 하시고, 여느 젊은이 못지 않게 일을 하고 계신다. 생각하시는 거나 몸의 움직임이 너무도 활기가 넘쳐서 부모님을 만나면 오히려 내가 더 늙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에 만난 <닥터로빈 슬리밍 레시피>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닥터로빈은 레스토랑의 이름이다. "모든 질병은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로빈 박사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책제목의 '슬리밍'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듯 다이어트와 관련된 내용과 샐러드, 수프, 피자, 파스타, 디저트, 주스 등 칼로리가 쏙 빠진 음식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설탕 대신 제로 칼로리 천연 감미료로 맛을 내고, 버터 대신 지방 흡수율이 낮은 오일을 사용해 조리하며, 지방 함량을 낮춘 식물성 저지방 생크림, 콜레스테롤이 없는 마요네즈를 사용해 칼로리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란다. 한마디로 재료와 조리 방법에 변화를 주어 고칼로리 음식도 가볍게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맛있는 레스토랑의 음식들도 책에서대로 레시피를 따라하면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간결한 편집과, 자꾸만 눈길이 가게 만드는 사진들을 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간다.

 

 

 

다이어트라고 해서 무조건 굶고, 먹고 싶은 것도 못먹는 것이 아니라 칼로리를 줄이고, 기름에 볶기 보다는 데치거나 다른 채소와 곁들여 먹고, 저지방 재료를 선택하고, 혈당지수가 낮은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방법으로 만든 피자와 닭가슴살 샐러드를 어머님이 드신다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고구마 라테와 과일 주스는 당장이라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이 고마운 점은 다름 아니라 내 아이들의 먹거리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깨워 준 점이다. 당뇨가 유전이라는 설이 있지만 사실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주말마다 아이에게 당신이 좋아하시는 음식들 -  과자와 초콜릿, 생크림 케잌 등 - 을 단단히 준비하고 계시다가 끼니 전에 내놓으셔서 아이가 밥을 먹지 않게 하신다. 당신이 좋아하는 거지만 눈치를 보면서 먹었던 것들을 아이에게 준다는 핑계로 당신도 실컷 드신다. 언제부터인지 과자맛을 알게 된 아이가 밥을 먹지 않겠다고 해서 밥상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계속 이런식이 된다면 아이의 식성이 어찌될지 몹시 걱정이 된다.

 

<닥터로빈 슬리밍 레시피>에서 제시한 요리법을 따라해 어머님과 아이들을 모두 즐겁게 만든다면 어떨까. 그게 가능하길 꿈꾸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 샤베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발바닥에는 흙을 묻히고, 두 손으로는 나뭇잎을 움켜쥐며, 때로는 강물 속에 온몸을 담그면서, 낮에는 햇빛을, 밤에는 달빛을 받으며 살아야 할 사람들이, 시멘트 아파트 상자 속에 틀어박혀 살면서, 사람들은 점차 늑대의 형상을 띠게 되었다.

그래서 뽀죽히 나온 입과 찢어진 눈, 북슬북슬하고 꺼칠꺼칠한 털로 뒤덮이면서도 사람들은 오로지 각자의 시멘트 상자 안에 틀어박혀서 에어콘과 선풍기만을 틀어대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자연의 만물은 서로 돌고 도는 순환이 필요했었고, 그것을 거부했던 늑대로 변한 사람들로 인하여, 도시의 열기는 점점 더 달아오를대로 달아올라, 급기야는 하늘에 달려있던 달빛 조차 녹아내리게 하였다. 



그나마 옛날옛적 자연과 살을 마주대고, 서로가 순환하고 호흡하던 시절을 조금이나마 기억하고 있었을법한 ‘반장할머니’ 늑대에 의하여, 녹아내리던 달물은 달샤베트로 남겨지게 된다. 



그리하여 모든 것의 고립과 단절, 어둠의 극한을 상징하는 ‘단전’ 사태가 찾아왔을 때, 늑대(사람)들은 희미한 달빛에 이끌려 반장할머니집을 찾게 되고, 거기에서 자연의 정기와 온정을 상징하는 달샤베트 한 조각씩을 얻어먹게 된다. 



그리고 자연의 정기를 한 조각씩 맛보게 된 늑대들은,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자연과 일체가 되어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랑거리는 미풍을 느끼면서 기분 좋게 잠을 청하게 된다. 

 



또한 (달이 녹아내려) 살아갈 집을 잃어버린 달의 옥토끼들은,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하여 살 곳을 잃어버리고 멸종위기에 처한 자연의 생명들을 상징하고 있으며, 반장할머니가 이들을 위하여 달샤베트를 만들고 남은 달물을 화분에 붓는 ‘친절’을 베풀었을 때, 자연은 달맞이꽃을 피워주고 다시 그 달맞이꽃은 달을 소생시켜줌으로써, 인간에 대한 자연의 새로운 탄생과 축복을 형상화 해내고 있다. 



이와 같이 이 그림책에는 자연과의 혼연일체, 이웃과의 나눔의 미덕, 사라져가는 생명에 대한 자비와 친절, 소생과 부활 및 윤회 등 동서양의 모든 철학적, 종교적 모티브들이 이야기 속에 모두 녹아들어가 있다. 


 


또한 은은한 달빛, 달콤하고 시원한 달샤베트, 달맞이꽃의 화사함과 점점 커져서 마침내 소생하는 달빛과 같은 감각적 형상들이 이야기의 꼭지들마다에서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안겨들어오고 있다.

한편 시꺼먼 배경과 조금씩 기울어지고 기워진 건물들의 모습은, 아기자기하고 밝고 예쁜 것을 더 선호하는 유아들에게는 조금 거리감 있게 받아들여지겠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과 배경에는 적절하게 조화되고 있으며, 도시생활의 푹푹 삶아지는 듯한 ‘무더위’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오히려 더 크게 공감을 주는 것 같다.

어른들, 우리 자신을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서 달샤베트와 이 책을 찾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통방통 나눗셈, 귀신 백과사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통방통 나눗셈 신통방통 수학 2
서지원 지음, 심창국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2학년때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는 회초리를 들고 오셔서 오늘 구구단을 다 외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외우지 못한 학생은 외울때까지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 평소 외우는 것이라면 자신있었던 나였지만 회초리를 드신 선생님의 엄한 표정에 쿵덕쿵덕 심장은 요동쳤고 머리속은 하애졌다. 정말로 선생님은 온종일 구구단을 외우게 했고, 다 외운 아이들은 선생님 앞에서 읊어야 했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도 집에 가지 못했으며 3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공포스런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신통방통 나눗셈>은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나눗셈이란 무엇인지, 나눗셈은 왜 배워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기획된 동화다. 어쩌면 어려워할 수도 있는 나눗셈을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기 쉽게 이야기를 통해 재미나게 알려주고 있다.       

 

자칭 샤방공주인 나래는 늘상 새로운 귀걸이 목걸이 머리핀 팔찌 등으로 공주처럼 꾸미고 학교에 간다. 반 아이들은 몹시도 부러워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나래의 것이 아니다. 엄마의 선물가게에서 슬쩍 집어와서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친구들에게 자랑하고는 엄마가 눈치채기 전에 다시 갖다 두곤 한다. 그러다 엄마에게 들키게 되고 엄마는 가게 일을 도와주면 물건을 하나 주겠다고 한다. 엄마의 일을 도우려 하지만 물건을 각각의 봉지에 나눠 포장을 하는데는 나눗셈을 알아야 한다. 나눗셈을 못하는 나래는 엄마로부터 꾸중을 듣고 공원에 갔다가 나눗셈버스를 보게 된다. 나눗셈버스인줄 알았던 버스는 사실 나눔버스로 노숙자나 혼자 사는 노인분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나눠주는 일을 하며 거기서 일을 하시는 알통 아주머니를 만난다.   

나래는 일을 도와주면 밥을 주겠다는 아주머니의 제안에 따라 거들지만 반찬을 접시에 똑같이 나눠 담아야 하는 것에도 쩔쩔맨다. 바쁘게 일한 덕에 밥은 맛이 있고, 아주머니를 통해 나눗셈이란 똑같이 나누는 것이란 걸 배우게 된다. 아주머니는 학원이나 문제집이 아닌 나눔 버스에서 무료 급식을 열심히 하면 나눗셈은 저절로 잘하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다음날 나눔버스를 다시 찾아간 나래는 착하고 예쁘고 똑똑하다며 아줌마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아이가 같은 반 친구 거지 공민주라는 걸 알게 된다. 평소에 지저분하고 행색이 초래하다고 민주를 깔봤는데 같이 일을 하면서 나눗셈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나래는 남을 위해 자신의 것도 나누는 진정한 나눗셈을 깨닫는 천사같은 아이가 된다는 내용이다.  

그냥 나눗셈에 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눗셈을 통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나눔'의 의미도 전달하는 점이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이다. 뭔가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노동을 해야 하며, 어려운 친구가 있어도 함부로 업신여겨서는 안된다는 것도 은근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나래가 꾸몄던 모든 상품들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통해 외모지상주의인 요즘의 세태를 탓하는 것도 같다. 끝에 나눔천사로 거듭나는 나래의 모습이 진정 아름다워 보이며, 나도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을 해본다. 만약 내가 어렸을 적에 이 책을 만났다면 나눗셈은 참 쉽고 그 나눗셈을 잘해야 세상이 공평해지며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부록으로 딸린 '신통 방통 곱셈, 나눗셈' 벽보를 보며 남편과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눴는데 남편은 구구단은 2단부터 9단까지 차례로 외우게 할 것이 아니라 2단 4단 8단을 함께 외우게 하고, 3단 6단 9단을, 5단과 7단을 묶어서 외우게 하면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쉽게 외울 수 있다고 했다. 나눗셈은 곱셈과 떼레야 뗄 수 없는 '절친' 사이임에 틀림없다. 예제도 보니 나눗셈과 곱셈을 같이 적어 놓아 응용할 수도 있고 여러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신통 방통하게 참 잘 만들어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치번쩍 품성동화>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가치 번쩍 품성 동화 번쩍 시리즈 1
글공작소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한 권의 책을 읽고 여러가지 가치와 품성을 깨닫게 된다면 그 책은 참으로 훌륭한 책일 것이다.『가치번쩍 품성동화』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품성을 갖추는 데 필요한 주제들에 맞추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묶어 놓은 책으로 그 주제들은 이타심과 배려, 자존감과 인내, 긍정과 용기, 정직과 약속, 겸손과 공경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각 주제의 끝에 롤모델이 되는 인물을 동화로 수록하여 효과를 극대화시킬 목적으로 기획된 책이다. 

차례를 살펴보니 어렸을 적 읽어봄직한 이야기 29편과 인물 동화 5편이 수록되어 있어서 이야기 메들리같다. 첫 편인 <행복한 왕자>를 읽어가는데 갑자기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왠 행복한 왕자편에 성냥팔이 소녀가 들어있지?’ 내용이 원래 이런가? 하는 의문을 품고 다음 작품을 읽었다. <외눈박이 거인의 정원>이다. 외눈박이? 얼마전에 <거인의 정원>을 읽었는데 거기선 거인이 외눈박이였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역시 이상하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런 의문들은 책이 의도한 가치나 품성은 고사하고 책 내용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되었다.

문학작품을 온전히 읽지 않고 남이 줄여서 짧게 만든 것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 예를 들어 몇 달 뒤 또는 며칠 뒤에 수능시험이나 논술 시험 등이 놓여져 있을 때를 대비해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예 안 읽는 것보다는 축약해 놓은 줄거리 요약이라도 읽어두는 게 나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럴 때일수록 요약과 줄거리는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작의 많은 살과 풍미를 깎아 먹을 수 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원작의 처음의 윤곽에서 밖으로 비어져 나가거나 원작의 골격을 변형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소공녀> 편에서는 기숙학원의 민턴선생이 세라를 직접 못살게 구는 심술궂은 욕심쟁이 선생이 아니라 세라에게 잠잘 곳과 일할 곳을 소개해주는 ’친절’한 인물로 왜곡되어 있다. 그리고 만약 수능시험이나 논술시험에서 ’소공녀에서 등장하는 기숙학원 선생님의 교사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현대적인 바람직한 교사상에 비추어 논하라’라는 논술문제가 출제된다면, 소공녀 원작을 읽지 않고 이 책만 읽은 학생들은 도대체 어떤 답안을 내놓게 될 것인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가 있다.

또한 이러한 왜곡과 변형은 <소공녀>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톰소여의 모험> 등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창작과 해석을 덧붙였으면 그에 대한 사전설명이 책에 반드시 나와 있어야 된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고전을 묶어놓았다고는 했으나 새롭게 손을 봤다는 대목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왠지 특정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몇 편에 걸쳐서 소개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며, 그 특정 종교에 비교되는 불교나 이슬람교 등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편도 소개된 것이 없다. 물론 산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산신령은 종교적 이미지가 아닌 그저 옛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하나의 삽화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엮은이 글공작소가 어떤 ’분위기’하에서 엮어지고 양념이 쳐진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도 되었다.

끝으로 소공녀에서 민턴 선생을 악인이 아닌 것처럼 뒤튼 것이 이 책을 권장도서 목록에 포함시킬지 아닐지를 결정할 각급 학교 선생님들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으려고 그런 것이라면 진짜 이건 최악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즈야 2010-08-0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전 대충 이러저러하다고 썼는데 - 사실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있어서 말이죠 - 용궁공주님께서는 한작품 한작품 꼼꼼하게 짚어주셨네요....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EBS에서 자전거로 일본을 여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의 궤적을 다룬 적이 있었다. 그것을 보며 '세상에 자전거로 여행을 하다니 대단하군'하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역시 자전거 여행을 다루고 있다.

고교시절에 동네 친구들과 자전거를 배우려고 한동안 마을 분교에서 잡아주고, 페달을 밟고 하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상처가 난 것을 계기로 자전거 타기를 접었었다. 그런 내게 자전거 여행기는 단순한 여행기를 떠나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여행기가 관광책자와 다른 점은 바로 사람의 체취가 묻어 난다는 거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여러 정보와 준비할 사항을 알려주는가 하면 떠날 수 없는 자에겐 대리체험의 기쁨을 주고, '언젠간 나도 한번....' 이라는 꿈을 꾸게 한다.

이 책은 크게 3가지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떠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둘째, 여행과정, 셋째, 자전거 여행 Tip을 다룬 부록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마치 떡국의 고명처럼 책의 맛을 살려주는 코너가 있으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다. 만화로 구성된 이 코너중 에필로그는 본격적인 여행기에 들어가기 전에 두 남녀 주인공들을 만화속의 캐릭터처럼 표현해서 글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만화 속 캐릭터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에필로그는 그 모든 과정이 주인공의 이름을 생각나게 하는 꿈(夢) 속 이야기 였다고 표현하여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의 저자이자 만화가인 ‘몽씨’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목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떠나기 전에 준비할 것들’ 편에선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된 배경과 정보 수집, 자전거 구입과 수리, 준비물 등이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적잖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본문을 살펴보면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마다 시작하기 전에 지도로 이동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에서 땅끝까지, 제주도 일주, 남해안, 동해안, 한계령까지 넘어 서울로 돌아오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전국을 돈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한달 가까운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해서 떠나도 될 것 같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날 그날의 에피소드가 만화로 그려져 있다. 자전거로 여행한 26일간의 일정이 하루 하루 이야기의 형식을 빌어 날짜와 날씨, 이동거리와 이동경로, 세세한 경비지출내역까지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루의 이야기가 끝나는 장에선 한 면을 가득 채운 사진과 시가 적혀 있는데 그 시가 또한 너무 멋지다. ‘몽씨’는 직업이 만화가지만 시인으로 등단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 싶다.

깃발이 흔들리는 길
보고서야 바람이 이는 것을
알았네.

흔들려 아프기 전에
알았으면 좋겠네.
사람의 마음은.

이 책이 즐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편집디자인이다.
눈이 참 즐겁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역시 사진 위에 그려진 '몽씨'와 '꼬맹'님의 만화 얼굴이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잘 드러낸 듯 하며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이미지가 그대로 이어지는 듯 하다.

본문에 있는 사진들이 주는 즐거움 역시 크다. 설명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읽었다. 어떤 사진들은 여러장을 이어서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다음에 넓은 풍경을 담을 때는 나도 이 방법을 써먹고 싶다.

강구안의 어시장을 담은 사진이다. 갖가지 해산물들을 보노라니 금방이라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다.

마지막 부록으로 자전거 여행 팁을 담았다. 어떤 자전거가 여행에 적합한지에서 부터 여행 경비와 여행을 기록하는 노하우를 담은 것으로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남녀의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재미있게 다가왔고, 여행하면서 일까지 하는 몽씨의 체력이 부러웠다.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지도 못한 꼬맹씨의 도전이 '젊으니까' 저럴수도 있지...싶기도 했고, 저렴한 돈으로 여행을 떠날때는 찜질방에서 자도 되겠구나 하는 정보도 얻었다.

몽씨가 일때문에 피시방을 찾는 대목에선 노트북을 가져가면 될 것을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날씨가 좋지 않은데 어려웠겠지 싶기도 했다. 만화가라서 전체적인 글이 그림처럼 그려지는 것 같아 가볍게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여행지에 대한 긴 설명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남편, 내 아이까지도 수시로 책을 넘겨보았다. 특히 내 아이는 노랑색을 좋아해서, 남편은 만화가 눈에 띄어서 부모님은 사진을 보느라고... 그 중에 나만 전부를 훑어보았지만...

자전거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